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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ug 12. 2021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농식품 유통·소비의 새로운 방향


농산물의 지속적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농업 혁신을 장려하게 하는 힘은 새로운 유통·소비 루트 발굴에서 온다. 생산자가 만든 건강한 농산물을 더욱 가치 있게 전달하고, 구매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나의 소비 행위가 자연에 주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방향들을 알아본다.





도시의 광장으로 찾아온 직거래 시장

마르쉐@


‘마르쉐’는 프랑스어로 ‘장터’, ‘시장’을 의미한다. 여기에 영어로 장소 앞에 붙이는 전치사 ‘at’을 표현한 @을 붙이는데, 그 이유는 마르쉐@가 도시의 주요 동네에서 열리는 직거래 시장이기 때문이다. 마르쉐@는 2012년 서울 혜화동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서교동, 성수동, 명동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시의 여러 동네에서 시장을 열고 있다. 마르쉐@가 찾는 곳들을 보면 ‘장이 선다’는 것을 쉽게 상상해볼 수 없는 도시의 곳곳이다.
‘돈과 물건의 교환만 이루어지는 시장 대신 함께 대화하고 성장하며 시장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지향점을 가진 만큼 실제로 마르쉐@를 이끄는 것은 농작물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생산자와 소비자만은 아니다. 장이 열릴 수 있도록 이끄는 운영팀과 자원활동가들까지 더해져 다양한 사람이 유기적으로 만들어가는 직거래 시장이 완성된다.
또한 마르쉐@를 구성하는 생산자와 소비자는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장바구니 사용에 힘쓰고 있고 식기 대여 등 시장 내 친환경 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한다.
시장은 ‘농부시장’과 ‘채소시장’이라는 두 가지 콘셉트로 열리는데 혜화동은 마르쉐@ 시장 중 가장 오랜 시간 같은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채소시장은 날씨로 인한 야외 시장의 한계를 보완해 2019년 합정동에서 실내공간에 개최한 이후 성수동, 명동에서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일상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사진출처 : 마르쉐@ 홈페이지






숨 쉬는 제주 식탁을 만나다

제주 담을장


제주 로컬푸드 장터 제주 담을장은 한살림 제주생활협동조합이 생산-소비로 끝나는 유통·판매의 한계를 벗어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의 장터를 꿈꾸며 기획한 직거래 장터다. 지역 농부들이 직접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와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랜 고민 끝에 제주 담을장은 지역의 소농과 소가공 생산자,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모여 직접 생산한 품목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로 지난 2020년 5월 시작되었다. 잘 팔리는 작물 중심의 소품종 대량 생산, 농약으로 관리해 모양이 예쁘고 생산성이 뛰어난 관행 농법과는 거리가 먼 방식으로 키운 제품들이 모인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평소에 보기 어려웠던 작물과 건강한 먹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열리는 장에는 자연그대로농민장터, ALL바른농부장, 착한털장, 한살림 생산자, 청년농부, 개인 셀러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자연재배를 통해 키운 로컬푸드를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식문화로 즐기는 방법을 공유하고 확장시킨다.
또 제주 담을장은 그 모체인 한살림의 ‘자연과 생명을 살린다’는 모토를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장터 내에서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기 때문에 취식을 원할 경우 그릇을 대여해 주고 포장하고 싶다면 용기를 지참해야 한다.
생산하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그리고 지역사회와 그 환경이 서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 제주 담을장은 친환경을 모티브로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이를 이용한 가공품 판매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장터 외에도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해 공유 주방, 농민 장터, 도시 텃밭 등을 운영해갈 계획이다.


사진출처 : 한살림제주 블로그






전국 팔도의 농수산물 생산자가 찾아온다

바로마켓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농어민은 땀으로 키운 작물을 싼값에 넘기고, 소비자는 비싸게 사 먹는 문제가 계속돼왔다. 바로마켓은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농장에서 식탁까지’ 짧고 간명한 유통경로를 구축했다.
매주 화, 수요일 경기도 과천의 경마공원에서 열리는 바로마켓은 2400㎡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서 전국의 친환경 농축수산물 생산자들이 직접 생산·가공한 제품을 가져와 판매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직거래 장터다. 생산자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지원하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2009년부터 시작한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농협이 주도해 운영 중이다. 바로마켓에서는 약 140개 농가와 축산농가 등에서 생산한 450여 개 품목을 만나볼 수 있다. 유통 과정을 줄여 더 신선한 제품을 시중가격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13년째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경우 하루 평균 1만 4102명이 다녀갔고, 방문객들이 바로마켓에서 소비한 금액은 연간 약 137억 원에 달한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소비를, 생산자는 합당한 가격의 판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사례로 볼 수 있다.


사진출처 : 바로마켓 홈페이지






누구나 어디서나 셀러가 될 수 있는

리버마켓


사진출처 : 리버마켓 카페

경기도 양평의 작은 동네 문호리에는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을 곁에 두고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장이 열린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2014년 4월 ‘문호리 프리마켓’이라는 이름으로 문호리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됐다. 60여 셀러가 참여했던 마켓은 이제 170여 셀러가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리버마켓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마켓의 독창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거래 장터나 소규모 마켓이 전통적인 생산자들만 셀러로 참여할 수 있었다면, 리버마켓은 기본 조건만 갖추면 누구든 셀러로 참여할 수 있다. 우선 리버마켓 온라인 카페에 참여 신청을 해서 통과되면 리버마켓 속 작은 마켓인 ‘병아리 마켓’에 참여하는 게 그 시작이다.
참여자의 경계를 두지 않는 것처럼 마켓에서 다루는 품목도 폭넓다. 지역 농산물은 물론 도자기, 악세서리, 패브릭제품 등 다양한 수공예품들을 취급한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농산물도 공예품도 직접 기르고 만든 것만 판매하는 것이다. 그래서 리버마켓에 가면 오직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못난이 농산물 소비시장을 선도하는 스타트업

미스핏츠 마켓, 임퍼펙트 푸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해마다 상품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13억 톤으로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의 1/3을 차지한다. 이러한 비효율성을 인지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혁신 스타트업들이 있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는데 바로 2021년 유니콘으로 등극한 미스핏츠 마켓(Misfits Market)이다. 2018년 뉴저지에서 창업한 미스핏츠 마켓은 외형이 미적 기준에 맞지 않아(misfit) 상품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는 못난이 농산물을 유통·판매하고 있다.
미스핏츠 마켓은 일반 식료품점보다 약 25~40% 저렴한 가격에 유기농 농산물을 판매하는데, 소비자가 박스 크기와 배송일, 배종 주기를 선택하면 정기 구독 형태로 제철 과일, 채소 등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미국 내 37개 주를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마땅한 유통 업체가 없어 좋은 식자재를 구하기 어려운 곳에도 배송하고 있다. 사회 빈곤층이 밀집된 대도시 중심부나 고령화 지역, 시골 등 이른바 ‘식품 사막(Food Desert)’으로 불리는 소외 지역에도 질 좋은 과일과 채소를 배송하고 있다. 미국의 또 다른 못난이 농산물 판매 기업으로 임퍼펙트 푸드(Imperfect Foods)가 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임퍼펙트 푸드는 농작물 폐기율을 낮추기 위해 외관상의 이유로 대형 유통사에 판매되지 못한 농산물을 직접 농가에서 받아 30~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현재 미국 내 38개 주에서 유기농 또는 일반 채소, 과일, 유제품 등의 식재료를 배송하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은 버려질 농산물을 줄여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든다는 비전을 갖고 소규모 농장의 생산물을 지역 소비자에게 연결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참고

이코노미조선, 낭비 없앤 친환경 美 식료품 구독경제 스타트업 

임퍼펙트 푸드 웹사이트


사진출처 : 미스핏츠 마켓 홈페이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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