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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Oct 21. 2021

전 세계 누구나 이용 가능한 프라이빗 이동 서비스

최민석 무브 대표

우리 집에서 공항까지, 공항에서 다른 나라로, 해외에 도착해서 목적지까지 한 번에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베트남을 시작으로 국내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MaaS의 비전을 앞당기는 무브의 최민석 대표를 만났다.





모빌리티 분야에서 창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삼성전자에서 17년 넘게 근무했어요. 엔지니어로 있다가 사내 MBA 지원 프로그램에 다녀온 후 글로벌 기업 투자·인수합병 업무를 맡았습니다. 그때가 스마트폰 성장 초기였는데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서비스가 더욱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당시 모바일 사업의 핵심은 음악이었습니다. 그래서 삼성도 음악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하자는 결정이 내려졌고, 실리콘밸리의 기업을 인수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를 출시했죠.
그 후 스마트폰 다음으로 올 새로운 시장은 모빌리티일 거라고 판단했어요. 스마트폰은 기존의 전화기와 IT 기술의 결합이잖아요. 요즘은 자동차하고 IT 기술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이런 새로운 형태의 하드웨어가 생기면 그걸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 비즈니스가 생긴다는 걸 예측해 무브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무브는 기사와 함께하는 카셰어링 서비스이죠.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 여러 기업이 있지만 대부분은 택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이동 서비스가 택시인가 생각해보면 아니라고 답할 수 있어요. 시내에서 빨리 이동할 때 필요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거라 볼 수 있죠. 여럿이서 지방으로 출장을 가는 경우, 해외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와 미팅이 있는 경우 이동할 때마다 택시를 탄다면 요금이 어마어마할 거예요. 사실 오프라인에는 수많은 기업이 승합차 이동 서비스를 하고 있고 한 번 써본 사람은 편리함 때문에 계속 이용해요. 그런데 접근 방법을 몰라서 여행사에 차량과 기사 배치를 요청하면 비싼 가격에 놀라곤 하죠. 적절한 가격에 공급과 수요를 이어줄 글로벌 플랫폼이 없었어요.
무브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렌터카를 자국민이든 여행객이든 누구나 항공이나 호텔처럼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브 차량에 탑승하는 승객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에서 먼저 출시됐는데 해외 론칭을 우선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동의 본질은 연결이에요. 우선 해외에 인프라가 있고 그다음 국내에서 추진하면 연결이 수월할 거라 판단했어요. 해외 사업을 하면서 국내 시장에는 언젠간 들어갈 거였는데 코로나19가 생기면서 그 시기가 당겨졌습니다.
해외에서도 베트남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에요.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있고 경제 성장이 빨라요. 관광지로서도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지역이고요. 지리적으로는 동남아시아의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로 서비스를 확장하기에 좋은 지역이에요. 또 베트남 사람들은 언어 능력이 좋아요. 중국이랑 접경해 있고 글로벌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영어, 중국어에 능통합니다. 그런데도 인건비는 매우 낮죠. 그래서 베트남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국내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타다금지법의 틈새를 활용하셨다고요.
타다의 사례부터 이야기하자면, 원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예외 사항은 관광 활성화가 목적이었어요. 예를 들어서 어르신 4명이 강원도를 여행하고 싶은데 직접 운전하기 버겁고 맘 편히 술 한잔하기도 힘들잖아요. 그래서 예외를 둔 조항이 11인승에서 15인승 렌터카를 이용할 때는 기사를 알선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법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타다처럼 시내에서 운영할 경우 택시와 충돌이 생기는 바람이 법이 개정됐어요.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이용할 경우에만 기사를 포함할 수 있다는 단서가 추가됐습니다. 그런데 그 조항이 무브의 사업이잖아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 사업이 입법화가 되었어요.


서비스 운영에 있어서 해외와 국내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국내 론칭을 앞두고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국내는 인건비와 물가가 높아서 해외처럼 무브가 보편화되기 힘들어요. 그래서 우리의 국내 시장 전략은 골프장 이동과 업무용 출장입니다. 그다음에 제주도 내 이용, 공항 이동 이렇게 4가지를 메인으로 하고 있어요. 해외는 요금이 합리적이어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었다면 한국은 프리미엄 고객을 타깃으로 해야 하므로 브랜드가 중요해요. 서비스 퀄리티와 회사의 브랜드 전략을 잘 실행해서 타고 싶은 이동 서비스를 만들고자 합니다.


국내 지역 중에서도 제주로의 더 넓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요.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미 제주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더 추진할 계획을 설명 드리자면, 무브가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에 콘텐츠를 더하고자 합니다. 제주도는 최고의 관광지잖아요. 단순하게 이동만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콘텐츠를 가진 로컬 기업과 콜라보해서 새로운 형태의 이동 서비스, 즉 이동과 콘텐츠가 결합한 형태를 해보려고 해요.
예를 들어 패키지 여행을 가면 가이드와 같이 이동하면서 설명을 듣는데, 이제는 패키지보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소규모로 여행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가이드가 동행하는 게 조금 어색해요. 제주 여행을 떠올려 보면 공항에서 성산일출봉 갔다가 맛집 갔다가 전망 좋은 카페에 가려고 하면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굉장히 길어요. 이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죠. 그래서 무브는 차 안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이동 경로에 따라 위치 기반으로 지금 지나가고 있는 곳에 뭐가 있는지 실시간으로 제공하려고 해요. 새로 생긴 카페라든가 홍보를 원하는 기업의 콘텐츠를 관광객에게 바로 타깃팅해서 보여주는 겁니다.


이동 경로를 따라 관광 정보가 나오는 디스플레이


제주라는 환경은 무브가 비즈니스 하기에 어떤가요?
외국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어떻게 이동할 수 있을까요? 직접 렌터카를 운전할 수 있을까요? 대중교통은 뭐가 있을까요? 버스는 어려운데 그럼 택시는 어떨까요? 기사님하고 의사소통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저런 관점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무브가 가장 좋은 서비스일 거예요.
또 국내 여행객은 제주공항에 내리면 렌터카를 많이 찾으시죠. 젊은 분들이야 수월하게 버스 타고 렌터카 차고지로 가면 되겠지만 아이들과 부모님이 있고 짐이 많다면 번거롭고 복잡해요. 그리고 요즘은 관광보다 호캉스가 목적인 경우가 많아서 렌터카를 빌려도 오래 운전하지 않고 대부분 세워놓아요. 그럴 바에는 공항에서 바로 탑승하고 목적지까지 내려주고 다시 기름 채워서 반납할 수고로움 없는 무브를 이용하는 게 편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주로 가족 단위 손님이 많겠네요.
그렇죠. 주로 가족 여행, 출장, 골프, 그다음에 스쿠버다이빙 같은 액티비티로 짐이 많은 분들이 주 고객이에요.
제주 여행객은 육지에서도 공항까지 이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집에서 김포공항까지, 제주공항에서 숙소까지 도어 투 도어 이동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또 내륙에서는 골프장 승객이 가장 많아요. 나이대는 30대 후반에서 40, 50대고요.


이용객의 만족도가 궁금합니다.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도 있나요?
이용객의 40% 이상이 재방문해요. 개선사항이라면 앱에서 결제할 때 스마트 페이가 가능하게 해달라는 점이나 주소 입력을 편하게 해달라는 등 앱 사용성에 대한 부분이 있습니다.


작년에 디스커버제주와 ‘고치가게’라는 프로젝트를 함께했었죠. 지역 관광과 관련해 또 어떤 협업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디스커버제주와 협업했던 프로젝트는 제주의 액티비티가 대개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해당 장소까지 이동시켜주는 서비스였습니다. 이처럼 교통이 불편한 곳에 있는 상품과 콜라보할 수 있겠죠. 좋은 호텔인데 교통이 불편한 경우 공항에서 호텔까지 바로 이동하는 호텔 패키지를 만드는 것처럼요. 아직은 모두 계획 단계입니다.


코로나19 시대에 관광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어떤 산업이 성장하느냐 마느냐를 볼 때 제일 중요한 게 대체재가 있냐는 점입니다. 여행을 대체할 게 있을까요? 오히려 코로나19로 여행의 중요성을 더 깨달았을 겁니다. 다들 지금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 그럼 이건 시기의 문제지 언젠가는 한 번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물론 그 패턴은 바뀌겠죠. 이미 트렌트가 있었지만, 이제 모르는 사람들과의 단체 패키지는 줄고 사적인 소규모 여행으로 변화할 거예요. 해외에 가도 안전에 더욱 유의하겠죠. 저희 사업과 관련 지어 보자면 키워드는 ‘프라이빗’, ‘소규모’예요. 이동 서비스도 그렇게 바뀔 겁니다.


KTX 예매와 연계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향후 항공과의 연계도 계획하고 있다고요. 이러한 확장으로 고객의 모빌리티 경험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중요한 건 세 가지예요. 얼마나 편한가, 얼마나 안전한가, 얼마나 비용이 효율적인가. 해외를 갈 때 집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교통편 따로, 다른 나라로 가는 항공권 따로, 해외에 도착해서 목적지까지 또 따로 이용해야 돼요. 그걸 한꺼번에 연계하고 시내에서 환승 할인하는 것처럼 할인권도 제공한다면 더욱 획기적이겠죠. 무브가 해외 서비스를 하고 있으니까 이런 미래가 더욱 실현 가능해요.


KTX 예매와 도착 후 이동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무브


무브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처음에 이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을 말씀드렸는데요. 왜 글로벌 플랫폼은 택시밖에 없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사가 포함된 프라이빗 이동 서비스의 글로벌 플랫폼이 되는 게 비전이에요. 그랩과 우버와는 또 다른 형태로요. 그리고 앞으로 그런 플랫폼은 계속 생길 거예요. 누가 먼저 하느냐가 중요한 거죠.






기획 및 발행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제작 세일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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