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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ug 03. 2022

제주 우주지상국에서 한국판 툴루즈를 그려가다

이성희 컨텍 대표

컨텍은 우주지상국을 만들어 아마존, 스페이스X, 에어버스 등 세계 유수의 기업에 위성데이터 수신·처리 및 위성 영상 활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도와 서울을 포함해 알래스카, 아일랜드, 스웨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총 6곳의 우주지상국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6월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위성의 지상국 임무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18년 컨텍에 시드 투자를 했고, 제주테크노파크를 연계하여 제주도에 지상국 부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후 컨텍은 제주도가 출자한 제주4차산업전략펀드 등이 참여한 16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아 2020년 3월 제주도 용암해수단지에 첫 지상국을 구축하고 해외 위성 대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글로벌 지상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12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 곧이어 올해 6월 61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완료하면서 누적 투자유치액이 746.3억 원에 이른 컨텍은 내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우주 기업이라는 목표와 함께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자로서의 비전을 갖고 있는 컨텍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나본다.

컨텍 이성희 대표


㈜컨텍     


설립: 2015년 1월 5일

임직원: 국내 70명, 룩셈부르크 유럽지사 3명

고객: 95%가 해외 기업(아마존, 스페이스X, 에어버스 등) 


비즈니스 모델

위성이나 발사체를 갖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상국을 통한 구독(Subscription) 서비스 제공     


서비스 영역 

1) 우주지상국을 활용한 위성 데이터 수신 서비스

2) 위성테이터의 왜곡을 보정하는 위성영상 전처리 서비스

3) 딥러닝 분석을 통한 위성영상 활용 서비스

    예) 도시의 변화, 해양 트래픽·오염, 식생 분포, 농작물 작황, 국가 재난·방위 탐지


대담 진행 : 이정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경영전략본부장


먼저 창업의 토대가 되어 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의 16년간의 근무에 대해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나로호 발사 임무를 위한 멤버로 선발되어 2002년 3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입사하셨어요입사해서 나로호 지상국 업무를 위해 제주추적소가 들어설 위치를 검토하려고 제주 여러 곳을 누비면서 처음 제주와 인연을 맺은 것 같습니다     


2007년에는 제주추적소로 파견돼 이후 7년간 나로호 발사체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하고 처리하는 지상시스템의 설계개발운용을 담당하셨어요중간에 2010년도에는 캐나다 칼턴대학교(Carleton University)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캐나다 우주청에서 초소형 위성(큐브셋개발에 참여하시기도 했습니다그 이후에는 프랑스 우주청의 소형 발사체 소유즈 발사 임무에도 참여하셨고요귀국 후에는 위성운용센터로 옮겨 위성 관제에 대한 경험도 쌓으셨어요     


국내외에서 위성 안테나 시스템지상국 운영위성 데이터 수신·처리·활용위성 개발발사 임무 지원그리고 위성 관제 분야까지 우주산업 밸류 체인의 전 분야를 경험하신 것 같습니다민간주도 우주 시대에 컨텍 창업이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어떻게 처음에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나요?     


2010년도에 캐나다에 다녀오면서 큰 영향을 받았어요. 기술적인 것보다 우주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방향성이 제가 알던 것과 무척 달랐죠. 당시에는 뉴 스페이스라는 개념도 없었는데, 그곳에서 앞으로 우주산업은 민간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연구원들이 자유롭게 창업하는 문화도 신기했고요. 제가 발사체 쪽도 하고 위성 쪽도 경험하고 큐브셋까지 다 해서, 우리나라에서 이 세 가지 분야를 경험한 사람은 저밖에 없으니 그러면 내가 나중에 사업을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3년간 휴직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중소벤처기업부에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 지원 사업이 있는데, 제가 지원해서 선정되어 2015년에 휴직하고 창업을 했습니다. 창업 후 3년 정도 됐을 때 직원이 벌써 20명이 넘었는데, 그때 3년이 제일 힘들었어요. 그때는 투자를 안 받았었거든요. 자본금을 마련하려고 집도 팔아 넣고 퇴직금도 다 넣고, 그래도 돈이 모자라서 몇천만 원씩 신용카드 빛을 몇 번이나 냈는지 몰라요. 그렇지만 창업해서 지금까지 직원 월급은 한 번도 밀린 적이 없습니다.      


그때까지는 주문 기반으로 고객이 지상국 구축, 지상국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요청하면 제공하는 형태였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기술과 경험이 있으니 지상국을 설치해서 전 세계 위성을 대상으로 가입자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받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돈을 벌어서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거예요. 그래서 투자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18년 하반기부터 6개월 동안 하루에 2시간씩 4개 투자회사를 만나서 IR을 하고 다녔습니다. 우리나라에 투자회사가 120개 정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만난 투자회사가 40개 정도 될 거예요. 그런데 그때 만난 투자자들에게는 투자를 하나도 못 받았어요. 우주산업으로 돈을 벌겠다고 했을 때 아무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마지막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나 투자를 받게 되었고 이어서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지상국 부지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주4차산업전략펀드 등이 참여한 16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0년 3월 제주에 아시아 최초로 첫 민간 우주지상국을 세우고 해외 위성 대상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많이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너무나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게 많이 보이잖아요. 그래서 계속 버텼던 거고 지금까지 한 번도 재미없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다음 투자 유치 때부터는 조금 수월해졌나요?     


첫 지상국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죠. 그때 8개 해외 위성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우주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상국을 더 빨리 많이 만들어서 전 세계 네트워크를 갖고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리즈B를 1년 좀 지나서 바로 열었습니다. 시리즈A를 통해서 투자받은 것으로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시리즈B는 상당히 수월하게 끝났어요. 시리즈A 때 참여한 투자자들이 후속 투자에 참여하고 다른 투자자들도 연결해 주었습니다. 최근 끝난 시리즈C 단계에서도 시리즈B 단계 투자자들이 거의 다시 들어왔고, 신규로 들어온 투자자들 외에도 투자하고 싶다는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컨텍의 비전을 이야기하는 이성희 대표


처음에 글로벌 시장에서 컨텍이라는 이름을 알리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고 들었습니다해외에 한 해 200일 이상 체류하면서 해외 우주 관련 박람회를 다 돌았다고 들었어요그래도 관심을 얻기 힘들었고요처음 창업을 했을 때 한국 스타트업으로서 이 분야를 개척해 나간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도 같은 선택을 했을까요?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시간의 문제일 뿐 안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세계 우주 시장 규모가 400조 원인데 그중에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0.4%밖에 안돼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할 수밖에 없는데 왜 안 어렵겠습니까. 당연히 어렵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컨텍을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유럽이나 미국 관계자들은 동양에서 온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거든요. 그래서 어떤 전략을 썼냐면, 해외에 나가서 마케팅할 때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제가 유럽이나 미국 등 우주 선진국과 어떤 일을 했는지를 먼저 정확하게 알렸습니다.     

 

처음 참가했던 박람회가 2018년 프랑스 마르세유 박람회였는데, 우리 회사 부스에는 아무도 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옆에 보니까 유럽우주기구 ESA(European Space Agency)에서 자신들이 육성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데리고 와서 하나씩 소개해주고 있더라고요. 우리나라로 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소개해 주는 거죠. 그게 너무 부러울 뿐이었어요. 또 박람회장 한쪽을 보니 스타트업존에서 각 대표들이 전 세계 우주 기업과 스페이스 에이전시 사람들을 앞에 두고 피칭을 하고 있는 거예요. 시간도 3~5분 정도로 길지 않았는데, 그것만으로도 자기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쉽게 알리더라고요. 그래서 관계자에게 나도 여기에서 발표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물어보니까 온라인으로 지원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원하려고 보니까 온라인 지원이 아예 되지 않더라고요.      


피칭 기회를 얻기 위해 제가 그다음에 쓴 전략은 박람회를 주관하는 업체를 찾아다녔습니다. 처음에는 샌프란시스코에 갔었고 거기서 안 된다고 해서 프랑스 파리에 갔고, 거기서도 안 된다고 독일 뮌헨으로 가보라고 해서 결국 1박 3일 동안 비행기를 세 번 타고 뮌헨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담당자가 저하고 미팅하는 걸 잊어버렸어요. 당시 11월이었는데 7시간을 문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그 담당자가 미안했는지 발표 시간을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3분 정도의 피칭 기회를 얻었습니다. 피칭 때 2분 40초 정도는 회사 얘기를 안 하고 제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만 얘기했어요. 제가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 쪽과 어떤 프로젝트들을 같이 했는지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컨텍 부스에 프로젝트 때 함께 쓴 논문들을 붙여놨더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고 나니까 에어버스나 탈레스 같은 기업에서 먼저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박람회 기획사 쪽에서 그다음 피칭 기회를 연결해 주고 하면서 컨텍을 조금씩 알리는 과정을 거쳐 오다가 2019년 초에 북마케도니아에서 하는 스페셜 콘퍼런스에 제가 스피커로 나가서 30분 이상을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긴 거예요. 그때 패널 토의에서 본격적으로 우리 회사 비즈니스 모델을 얘기했습니다. 이제는 저한테 패널 토의 제안이 매우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올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우주 전시회에 제가 토론 패널로 참여하거든요.      


그렇게 하는데 거의 한 5년이 걸렸어요. 그런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당연히 어려웠죠. 당연히 어려운데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고객의 니즈가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접근해서 시장을 만들어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시간보다 반 이상이 앞당겨졌고 해외 고객들도 컨텍이 5년 동안 만든 성과에 대해서 굉장히 놀라고 있어요.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컨텍이라는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지상국 서비스 제공자로서 컨텍의 경쟁사로는 노르웨이 KSAT, 스웨덴 SSC, 이탈리아 립스페이스미국 RBC시그널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컨택 서비스의 강점은 단순히 위성에서 데이터를 받아서 제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 데이터를 전처리해서 제공하고 딥러닝을 이용해서 고객이 원하는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경쟁사 대비 이러한 강점을 갖출 수 있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나요?     


영상 전처리를 하려고 하면 일단 자기 위성을 띄워서 위성에서 데이터를 받아서 전체를 한번 해봐야 해요. 그런데 컨텍은 위성을 띄우지 않았는데도 전처리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4년 전부터 계약을 맺고 위성영상 전처리를 전담하며 기술을 습득하고 발전시켜 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영상은 카메라 특성이나 지구의 환경, 대기 상태 등에 따라 노이즈가 생깁니다. 위치 정확도도 낮고요. 데이터를 보정하고, 영상 해상도와 기하 정확도를 높여 활용 가능한 표준 데이터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때 인공위성의 자세한 정보, 위치 정보, 카메라의 특성까지 다 알아야 합니다. 자체 위성이 없다면 이런 세부 정보를 알기가 어려워 전처리 작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겠지만, 저희는 이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협약업체로서 많은 데이터를 다루면서 기술을 습득했으니 남들보다 앞서 있던 거죠. 그리고 우리 딥러닝 파트에서는 군사적 상황, 농작물 작황, 식생 분포, 해양 트랙픽, 도시의 변화 등을 딥러닝 AI 알고리즘을 통해서 분석해 제공해 줍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영상 데이터 수신, 전처리, 활용 서비스별로 각각 다른 업체에 안 맡겨도 되고 컨텍에서 원스톱으로 한 번에 다 제공받을 수 있으니까 비용도 낮아지고 시간도 절약됩니다.      


국내·외에 있는 컨텍의 우주 지상국

(시계 방향으로) 1. 제주도 2. 스웨덴 3. 아일랜드 4. 남아프리카공화국 5. 알래스카


오는 9월에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가 제주에 개소합니다대전 본원에서 운용 중인 국가위성 2기를 이관받아 운영하고, 2023년까지 최소 5기의 국가위성을 운용할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요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와 컨텍은 앞으로 어떤 부분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지금 한국항공주우연구원에서 운영되는 지상국에 대한 운영이나 유지 보수에 관한 지원은 저희가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현재 제주에 5명이 상주해 있고 대전 센터에는 5명이 상주해 있습니다. 내년에는 아마 10명 정도 더 늘어갈 것 같습니다. 현재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에 있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대부분은 저희가 개발한 것이고요. 2030년까지 한국항공주우연구원에서 계속 위성을 띄우고 지상국도 구축할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도 저희는 입찰을 통해 참여할 예정입니다.     



컨텍은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현재 하고 있는 지상국을 통한 위성 데이터 제공 서비스그리고 자체 인공위성 발사와 발사장 건립도 생각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세 분야에서의 앞으로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대해 들려주세요.     


현재 33개 해외 위성으로부터 데이터를 받고 있는데 좀 더 글로벌 타깃으로 해서 갈 생각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제주와 서울, 해외에는 아일랜드, 알래스카, 스웨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총 6개의 지상국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말레이시아, 호주, 칠레, 부산에 6개를 더 추가할 계획입니다. 내년까지 포르투갈, 멕시코, 동남아시아에서 3개를 추가해서 총 15개의 우주지상국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 내년 12월 정도에 국내 최초로 1.5m급 고해상도 민간 인공위성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사할 계획입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 발사할 계획인데, 우리 자체 인공위성을 보유해야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위성이 없으면 영상 활용을 위해서 다른 나라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데이터를 사 와야 해요. 그러다 보니 고객이 원하는 지역, 시간 등이 정확하게 맞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죠. 인공위성 이름은 공모를 통해 지었어요. 우주산업을 국민들에게도 알리고자 지상국과 인공위성 이름 공모전을 열었죠. 많은 분이 참여해 주셨고, 새로운 인공위성과 지상국의 이름은 각각 ‘오름’과 ‘이음’으로 최종 선정했습니다. 특히 ‘오름’은 우주로 ‘오르다’라는 의미도 있지만, 제주의 오름을 상징하기도 하죠.     


그리고 민간 발사장을 만들 생각이에요. 최근에 발사체를 만드는 업체가 상당히 많아졌어요. 국내에도 여럿 있고요. 하지만 이에 비해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장소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로켓을 발사하려면 당장은 나로우주센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절차가 복잡하고 일정 잡기가 쉽지 않죠. 인공위성을 발사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민간에서 발사장을 만든다면 복잡한 절차 없이 원하는 일정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죠. 제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있으면서 발사 서비스를 직접 경험해 봤기 때문에 기술력도 갖추고 있고요. 제주도에 적당한 부지를 마련하고, 정부에서 발사장 운영 허가만 내준다면 시설 구축은 어렵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서 제주도에 인공위성 영상 빅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도 있습니다. 저희 위성에 대한 영상뿐만 아니라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공위성의 데이터를 전부 모아 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거죠. 그 옆에 안테나도 한 10개 정도 설치하고, 교육센터도 만들어 관광객이나 학생들에게 실제 전 세계 위성을 대상으로 우주지상국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든 과정을 보여주고 싶어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위성으로 찍은 영상이 나오면 전처리해서 위성 영상을 파노라마처럼 쭉 볼 수 있도록 하는 거죠. 특히 제주도에 있는 학생들은 일부러 초대해서 우주 교육도 제공하고 싶습니다.     


용암해수단지 내 제주 지상국
제주 우주지상국 내부


앞에서 고객의 니즈가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시장은 만들면서 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고 실제로 그렇게 실현이 되고 있는데 그런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어떻게 형성이 되었을까요  

   

저는 기업가정신에 대해서 배운 적이 없어 잘 모르겠는데, 회사가 성장해 가면서 느낀 게 하나 있어요. 지난 6월에 스페이스X와 미팅이 있어서 LA에 갔는데, 거기서 스페이스X 직원들의 말을 듣고는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었어요. 국내외 유명 기업가 및 창업가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 공헌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비즈니스를 하면서 크게 느낀 건, 나 하나 똑똑하고 능력 있다고 해서 사업이 잘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걸 제가 창업 후 8개월쯤 됐을 때 깨달았어요. 회사를 운영하려면 영업도 해야 하고, 경영도 해야 하고, 마케팅도 해야 하고, 기술 개발도 해야 하고, 자금도 있어야 하는데 그걸 혼자 다 할 수 없잖아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빌 게이츠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100억 원 이상의 돈을 벌었다면 그건 자기 능력만으로 번 돈이 아니다’라고요. 지금 제가 이 비즈니스를 하는 것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16년간 일했던 경력 덕분이잖아요. 그럼 연구원에서 일할 때 돈을 어디에서 받았냐면 정부로부터 받았고 결국 국민의 세금에서 나왔죠. 어떻게 보면 지금의 경험은 국민들이 만들어준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어느 순간부터는 저나 저희 회사를 잘 봐주셔서 도와주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좋은 분들을 만나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고, 스스로 학습해 나가는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2023년 발사 예정인 위성 ‘오름’ 모형


제주센터에서 미국의 콜로라도 볼더라는 로키산맥으로 둘러싸인 작은 대학타운 도시가 테크 분야 창업의 중심이 되어 세계적인 스타트업 도시로 발전한 내용을 다룬 스타트업 커뮤니티 웨이를 번역 출간했고대표님이 추천사를 써 주셨습니다특히 이 책이 프랑스 툴루즈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툴루즈는 정부지자체기업대학이 하나의 커뮤니티로 상호연결성을 가지고 세계적인 항공우주산업 도시를 만들어 냈다고요우리나라에서 툴루즈 같은 우주산업 도시는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요?   

  

투자를 해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도 말씀을 드렸었고, 지금은 우리 직원들에게도 강조하는 것이 있어요. 컨텍이 상장하면 제가 구주 일부를 엑시트해서 초기 우주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요. 도움을 받아서 성장했으면 그것을 다시 되돌려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유럽의 예를 보면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는 유럽우주기구인 ESA는 회원국이 22개국인데 인큐베이션센터가 60개가 있어요. 여기서 매년 배출되는 우주 스타트업들이 200개에 이릅니다. 그럼 5년만 해도 천 개가 되잖아요. 이 모델을 비롯해서 우리나라 우주산업을 위한 여러 정책들을 정부에 많이 건의했지만 아직 움직임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직접 우주산업 스타트업을 위한 인큐베이션센터를 만들어서 우주 기업을 육성할 생각이에요. 장소는 컨텍 본사가 있는 대전이 될 것이고요. 대전시와의 전략적 업무협약(MOU)으로 국방과학연구소 옆에 조성하는 국방첨단산업단지 내에 부지 3,000평 정도를 분양받을 예정이에요. 그곳에 본사 건물도 짓고 인공위성 만드는 랩실, 지상국, 그리고 인큐베이션센터를 만들려고 해요. 해외의 유망한 우주 스타트업들을 데려와 컨텍 및 우리나라 기업들과 협업하도록 하면서 우리나라 우주산업을 발전시켜 보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대중의 인식을 끌어 올려서 왜 우주산업을 육성해야 하는지를 거꾸로 정부에 요청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우선 교육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저희 돈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동아사이언스와 협력해서 『어린이 과학동화』에 우주 학습 만화 시리즈를 6개월간 연재하기도 했어요. 앞으로 제주에 우주 교육 센터도 만들 계획이고요.      


이렇게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제가 먼저 나서서 성과를 보여주면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우주산업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더 빠르게 생태계가 성장하겠죠.      



툴루즈의 경우 항공우주산업과 더불어 AI, 자율주행산업이 50년 이상 함께 발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컨텍의 성장을 위해서는 어떤 산업 분야와의 협력이 특히 필요할까요     


메타버스나 NFT(Non-fungible token) 관련 업체들과 함께할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위성 영상은 실제 세계를 담고 있잖아요. 메타버스는 실제 세계와 가상 세계를 합친 거고요. 그런 점에서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위성으로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와이너리를 촬영하는 거죠. 메타버스는 실체를 바탕으로 가상의 세계를 만드는 거잖아요. 그 위성 영상을 기반으로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서 예를 들면 BTS가 모델로 등장해 와인을 파는 거죠. 스포츠 분야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의 경기를 위성으로 영상을 찍어요. 그때 찍었던 경기장의 모습, 손흥민 선수의 사인, 날짜, 경기 정보 등을 NFT로 만들어 판매하는 겁니다.      


그리고 제주도를 예를 든다면 3D나 VR, 자율주행 기업들과 위성 영상을 가지고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결국에는 아이디어 싸움이거든요. 우주산업이라고 해서 기존 산업과 연관된 게 없을 것 같지만 조금만 관심 있게 살펴본다면 상당히 많습니다. 

컨텍의 위성, 지상국 이름 공모전 홍보 사진





기획 및 발행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제작 이루다플래닛(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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