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제성장의 원동력,에스토니아의 코딩 교육정책
에스토니아를 색깔로 표현한다면 무슨 색일까? 발트 해안의 코발트 블루? 중세 성벽의 딥 그레이? 그 외에도 에스토니아를 표현할 수 있는 컬러는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에스토니아의 정체
성과 맘먹는 광활한 인터넷 구축이 아닌가 생각한다. 세계 최대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의 고향이기도 한 에스토니아. 전 국토의 ICT화로 협소한 땅과 열악한 국민 수를 극복하여 IT 분야의 급성장을 일궈낸 배경에는 막강한 국가 정책이 있었다.
‘e-에스토니아’, ‘발트의 호랑이’… 에스토니아를 말하다
최근 에스토니아는 세계 첨단 디지털 인프라를 보유한 IT기술 주도국이 되었다. 인구 130만의 작은 나라가 경제적인 빈곤과 척박한 통신기술 인프라를 극복하고 10년 만(2012년)에 3배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90년도부터 지속적으로 10%대의 성장을 유지해 온 그들의 쾌거를 놓고 세계의 이목이 모아졌다. 에스토니아의 경제성장 핵심인 ‘IT기술’ 을 샘플링하려는 나라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 것이다. 에스토니아가 독립에서부터 실천해온 ‘혁신’에 가까운 정부 주도하의 IT정책은 공공서비스에서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03년 전자정부를 도입한 에스토니아는 전자카드로 세금신고나 환급 등의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할 만큼 IT강국이 되었다. 또한 일련의 심사
를 통과한 외국인들에게는 ‘전자시민권’을 발급해 에스토니아 국적의 회사 설립이나 행정 서비스를 편리하게 활용하도록 했다. 창업이나 세무절차를 20여 분 만에 끝낼 수 있고 2,800여 가지의 행정 서비스가
원스톱으로 가능해진 배경에는 인터넷 국제전화 ‘스카이프’와 해외 송금업체 ‘트랜스퍼와이즈’ 등의 많은 글로벌 기업의 탄생과 무관하지 않다. 독립 25년 만에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부상한 에스토니아가 연간
1만 개가 넘는 신설 기업을 배출하고 있는 이유가 설명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에스토니아 IT 정책의 또 다른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에스토니아의 경제 부강 알고리즘 ‘코딩 교육’
에스토니아는 1991년 구소련 연방으로부터 독립할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였다. 열악한 재정 탓에 국민들을 위한 서비스가 불가능해 민간과 공공부문 공히 디지털 솔루션과 e-서비스를 활용하기로 방향
을 잡았고 이는 교육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2015년, 에스토니아는 초등 과정부터 컴퓨터 언어를 활용해 SW를 만드는 본격적인 코딩 교육을 실시해왔다. 이는 컴퓨터 활용교육에서 전문화된 SW 개발 교육의 전환을 의미한다. 직접 코딩하는 것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여러 색이 칠해진 ‘Color Code’를 이용해 원리부터 깨우쳐 자연스럽게 입문하도록 돕는다. 고등 과정에서는 SW개발 과정을
다룬 ‘정보학’을 통해 대학 수준 이상의 전문 실력을 쌓아 대학의 경영이나 법률, 의료 등의 다양한 학문과 접목시켜 융합형 인재로 성장시킨다. 국가의 IT교육 코스를 밟은 학생들은 사회에 진출하면서 정부와
기업이 만든 ICT 관련 일자리에서 산업을 성장 시키고 다시 후세를 위한 교육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낸다.
130만 명의 작은 나라인 에스토니아가 전자시민권을 발급한 2015년 국내에서도 어린이 교육에 SW교육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2018년부터는 교과 과정에 정식 편입시킨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기술
적, 문화적 생활 습관을 이유로 사용자를 배제한 상징적인 전자정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으로 보여진다. “모든 아이들을 SW엔지니어로 기르자는 것이 아니라 SW와 친해지면서 소질을 일찍 계
발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라는 에스토니아의 프로게 티게르(Proge ttiger:프로그램 호랑이)사업 IT교육재단 관계자의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여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