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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0. 2018

‘발전가능성 있는 변화를 만나다’

체류지원프로그램 참여자, 스노우맨 날다 심수정 님

심수정 님은 지난 4월 체류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센터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한 달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기간 동안 체류존(체류지원프로그램 참여자들의 공용 오피스 공간)과 J-space를 오가며 있었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싶어 서울로 향했다. 


일상으로 돌아간 심수정 님을 다시 만났다.




제주도에서의 한 달이 끝나고 다시 서울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시 만난 서울은 어떤가요? 
유채꽃 넘실거리는 계절에 바다 내음 나는 제주를 경험하고 돌아온 서울은 다소 척박해 보였지만 그래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니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그렇게 부대끼며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4월은 2017년 체류 지원 첫 시작이어서 참여자 분들에 대한 기대가 많았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티스트 웨이는 “마음이 지친 분들을 위해서”라는 시작이 너무 맘에 들었는데요. 이 프로그램에 어떤 기대를 가지고 참여하셨는지 궁금해요. 
제주하면, ‘여행’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벌써부터 일상을 탈출하는 ‘자유로움’을 상상하게 되죠.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체험 공간의 콘셉트는 제주와 너무 잘 어울린다고 느껴서 더 잘 풀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참여했구요, 첨엔 살짝 낯선 곳에 대한 불편함이 조금 걱정이지만 그래도 작년에 이어 다시 찾은 제주는 친근한 느낌이었고 게스트 하우스나, 체류존(J-space)에서 만나는 분들이 모두 친절하시고 함께 지원한 분들도 너무 좋으셔서 금세 익숙해진 것 같아요. 이번 체류 지원에 참여한 주된 계기는 거점 기반을 중심으로 한 체험 공간의 테스트 베드를 위하여 어떤 공간을 찾기 위함이었구요. ‘더 이상 탁상공론하면서 시간 낭비 하지만 말고 발로 뛰어보자’ 라는 취지로 용기 내었구요. 다양한 분야의 분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도 얻고 관련 기업·기관과 상의하여 보다 심도있게 그림을 그리며 파트너를 만나거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곳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던 것 같아요. 한 달이란 시간을 투자해서 새로운 공간에 대한 로드맵을 그려보자 했던 것이 주된 기대였는데요, 제법 진지했고 나름 흥미진진 했던 것 같아요. 

체류 지원은 단순히 한 달간의 숙소와 사무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한 달 동안 제주에서 참여자 분들의 비즈니스(혹은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아이템을 얻거나 협력기관을 만나거나 하는 등 교류를 통해 발전적인 비즈니스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체류 지원의 의미가 있는 건데요. 한 달 동안 지내시면서 심수정 님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교류가 센터 내외적으로 있었나요? 
체류 기간 내에 비즈니스에 직결될 수 있는 교류도 있었지만, 체류 지원이 종료한 후에도 새로운 관점으로 저의 비즈니스를 바라보게 된 것이 아마도 혜택이 아니었나 싶어요. 스노우맨 날다는 영화·드라마의 콘셉트를 다루는 프로덕션디자인 회사이면서, 현재 ‘소통을 돕는 플랫폼(마음이 따뜻해지는 아티스트 웨이)’을 준비해오고 있는데요. 올 1월에 이를 소개하는 25분 분량의 ‘쇼케이스 허그’를 선보였어요. 


이번 체류 지원을 통해 체험 공간을 작게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네트워킹을 통해 앨리스 원더랩의 앱(영상을 아이레벨로 담아내는)을 활용하여 액티비티로 연계하고 소통의 저작 도구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얻었고, 표선에 작고 아담한 집을 보게 되면서는 으리으리하게 새로운 공간을 지을 것이 아니라, 기존 일상의 공간에서 작게 시작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네요. 


또한 기존 ‘내러티브 비주얼라이징(참여형 강의)‘은 영화를 분석해 가는 프로세스를 차용하여 자기 표현과 소통을 돕는 프로그램인데. 체험 공간 일부와 연계하여 <2박3일 캠프>에 대한 약간 다른 개념의 플랜으로 발전시키게 되면서 널티(NULL-TEA)(역시나 체류지원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셨던 기업)의 보드게임을 콜라보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J-academy를 통해서 만났던 말짜게스트하우스 대표님과 널티(NULL-TEA) 신애 님과 서울에서 1~3회의 애프터 미팅을 가지면서 서로 콜라보 할 수 있는 부분도 타진해 보았네요. 제주올레와도 두 차례의 미팅을 통해 지역 축제나 10주년 행사 등에 대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의 프로젝트와 연계해서 진행하고자 하는 지점도 발견하였습니다. 




체류 지원과 함께 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네트워킹이나 교류를 통해서 협업이 이루어지는 형태를 최종 결과물로 보고 있는데요, 그 협업의 중심에 J-space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센터에서 한 달간 다양한 활동을 하셨던 심수정 님에게 J-space는 어떤 곳(역할을 하는 곳) 이었나요? 수정 님의 작업 혹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셨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이런 외부 공간에서 근무하는 디지털 노마드 혹은 리모터 워커로서의 경험은 어떠셨는지요? 
J-space는 아지트 같은 인테리어, 탁트인 천장, 부드러운 음악과 친절한 커피까지. 시각적으로나 느낌적으로 아주 쾌적하고, 네트워킹을 하기에 너무 훌륭한 공간이죠. 서울 와서도 가끔씩 생각나기도 했답니다. 제주에서 한 달 지내고 보니 리모트 워커로서의 경험은 한결 가벼워진 것 같다고 할까요? 대체적으로 그런 환경에서 작업할 때 사고의 전환이 좀 더 유연해지는 것 같고, 새로운 비즈니스 네트워킹이 수월한 것 같아요. 조금만 용기 내면 입주해 있는 기업들과 교류도 가능하고, 사업에 유용한 프로그램(스토리펀딩, J-Academy 등)의 지원도 많고, 제주에 방문할 적에는 자연스레 J-space에서 만나자고 하게 되는 것으로 이미 무언가 시작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봐요. 비즈니스를 풀어내기에 편리하며 편안한 공간이란 생각이구요. 이름 그대로 허브공간이란 개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체류 후 (제주도를 떠난 후) 서울에서 다시 생활하신지 두 달이 조금 넘으신 건가요? 어떠세요? 어떻게 보면 제주에서의 한 달이 서울 생활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에 왔다 가시기 전과 후의 의미 있는 변화랄까? 그런 것들이 있을까요? 한 달 동안 다른 곳에서 생활하면서 일하기는 또 어떠셨는지. 
제주에 내려가기 전에는 체험 공간 쇼케이스를 준비하며 퍼포머로 취준생과 노숙인을 설정했고, 이들의 좌절감, 무기력감 등의 문제를 다른 사람들의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으로 회복해 가는 내용을 담고자 했는데요. 이번 체류 지원 과정을 통하여 (결국 자살 예방을 목적으로 시작했던) 체험 공간의 내용을 좌절감, 무기력감, 장애와 같은 결핍에 관한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스스로의 행복했던 기억이 기점이 되어 자존감을 회복하고 가진 것에 대한 감사의 감정으로 표현되며,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 답을 발견하는 방향으로 체험존의 콘셉트를 리세팅 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한 장애인 여행사와 나눈 대화에서 일반인의 장애 경험을 통하여 감사와 일상의 회복이 이뤄지는 휴양관광패키지 상품으로의 가능성도 타진해 보게 되고. 차후에는 피트(FITT)의 ICT 운동 검사 프로그램 같은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체험 공간 이용자들의 사후 건강관리를 연동하는 방안들도 제안해 볼 예정입니다. 또한 파킨스 환자들에게 음악 치료로 회복을 돕는 기업을 만나면서는 문화 예술이 가진 차별성으로 결핍의 장애를 뛰어넘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으로서의 가능성을 계속하여 타진해 볼 계획입니다. 이러한 생각의 발전은 체류지원 사업과 J-Academy에서 배운 비즈니스 모델 수업이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성장해가는 발전 가능성 있는 변화가 아닐까 싶네요. 

짧은 한 달이지만 나름의 성과, 변화가 있었던 제주에 다시 올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떤 목적(과제)을 가지고 오고 싶으신가요? 
7월달에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티스트 웨이>에 관련된 내용으로 두 번째 <쇼케이스 허그>를 준비하기 위하여 스토리 펀딩을 진행하게 될 계획인데요. 9월쯤 다시 한번 체류 지원 사업에 지원할 생각도 해보았고요. 그즈음 적당한 공간을 찾게 된다면 작게 체험공간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고, 공연을 위한 공간과 일치가 될지는 아직 분명하진 않지만, ‘취준생’이나 ‘방향성을 찾는 사람’을 타깃으로 그리고 있는 공연과 체험공간에 대한 그림을 가지고 기회가 허락한다면 다시 한번 제주를 찾아 시도해보고 싶은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해주신다면. 
저는 어렸을 때 ‘구니스’라는 영화를 보고 모험을 꿈꿨던 적이 있는데요. 요즘 나의 프로젝트 모습을 보면 그 꿈을 이뤄가는 과정 가운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잘 해내기 위해서 보다 더 행복하고 편안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체험 공간을 디자인하면서 제가 힘들면 어찌 멋진게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죠. 


제주에서 생각의 피봇팅을 경험해서 좋았고, 삶의 터전을 옮겨 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삶을 재정비하는 충전의 시간을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센터에서 항상 친절하게 알게 모르게 마음 써주신 분들, 함께 시간과 생각을 나눴던 분들께 감사하다는 얘기 전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 ^^ 

어릴 적 모험을 꿈꾸었던 사람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함께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오히려 우리가 감사를 드려야 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J-space에 대해 물었을 때, ‘허브 공간’이라고 단언하듯 대답해주시는 센스까지. 체류지원 기간 동안 참여했던 ‘카카오 클래스 스토리펀딩 워크숍’을 통해 프로젝트 오픈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심수정 님! 펀딩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여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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