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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0. 2018

진짜 제주를 드립니다, 빈집에서 다자요

(주)다자요는 최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Wadiz에서 사전예약프로그램을 통해 4,300명의 개인 투자자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오픈한지 1주일만에 와디즈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모금액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이제 시작인 #제주 빈집 프로젝트이다. 제주도의 구옥을 헐어버리지 않고 리모델링을 통해 제주의 자연과 함께 옛 집에서 숙박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도순동 프로젝트’라고 이름 지어졌다. 제주도 서귀포의 마을 도순동의 구옥 2채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자신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어요. 크라우드 펀딩이 다양한 개인 투자자에게 나의 프로젝트를 알려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와디즈 사이트를 이용해서 좋은 투자자들을 만난 셈이죠. 다자요의 빈집 프로젝트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주)다자요는 2기 입주기업 출신이다. 현재는 Post-BI 보육을 받고 있는 센터의 모범적인 보육기업이다. 남성준 대표는 제주출신으로 서울, 소위 말하는 육지에서 일할만큼 하다가 다시 제주로 돌아온 ‘리턴족’이다.




“제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간 후 은행에 취직해서 열심히 일했죠, 일하다가 어느 순간 제가 좋아하는 일이 아닌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직장을 그만두고 요식업을 시작했어요. 원체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하고 농담하고 즐겁게 지내는 일이 좋은데, 요식업을 하다보니 다양한 손님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일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에 비전이 있는 일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이왕이면 고향에 가서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 해서 제주로 다시 내려오게 되었죠. 제주는 관광의 도시이기 때문에 관광 관련 비즈니스 모델은 얼마든지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이죠.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숙박공유중개서비스로 (주)다자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숙박 정보를 제공해주는 온라인 서비스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시도를 하고 있었고, 제주도의 숙박시설만 한정하게 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제주도 내에서도 시골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들의 빈집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집들은 사람이 살지 않을 뿐이지 전부 주인이 있는 집이었어요. 가족은 시내로, 서울로, 육지로, 학교 혹은 직장 때문에 이사를 갔지만 고향의 집을 팔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는 제주 도민들 특유의 문화 때문이었죠. 이거다 하고 무릎을 탁 쳤죠!!” 

이후 남 대표는 제주의 구옥을 리모델링해서 숙소로 제공하는 일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처가 절실했다. 와디즈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하게 된 것은 천운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은 성공적인 사전예약자를 선물해주었고, 남 대표는 빈집 프로젝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예상보다 더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제주 빈집 프로젝트는 와디즈의 펀딩이 성공하기 이전, 올해 초 제주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주최한 ‘2017 JDC 청년창업아이템 공모전’에서 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우수상을 거머쥐는 쾌거도 이루었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늘 자랑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은 너무 도시화가 되어있어요. 제주 곳곳에 개발이 안 된 곳이 없거든요, 그런 점이 리턴족으로서 많이 안타까웠었는데, 공간 재생, 빈집 프로젝트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오히려 제가 고향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내심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애착은 누구나 있다. 그러나 고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다. 관리하기 힘들어 방치되어 있는 구옥 리모델링을 통해 집 주변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고객들에게 숙소로 제공하여 조용하고 아늑한 제주의 진짜 하룻밤을 선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다자요의 공간 재생을 통한 빈집 프로젝트가 더 높이 날아오르기를 기대해본다.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여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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