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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0. 2018

코워킹에서 코리빙으로

글 최종진 하이브아레나 공동대표

‘하이브아레나(HIVE ARENA)’라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시작한 지도 올해로 3년이 되었다. 2014년 10월 말 오픈한 이래 약 300명에 달하는 디지털 노마드(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들이 전 세계 각지에서 다녀갔다. 그 결과 우리는 포브스(forbes)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11개의 코워킹 스페이스’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는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코리빙 스페이스로의 전환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코리빙스페이스 정비 중인 정원 모습

코워킹에서 코리빙으로 
주변에 많은 분들이 궁금해한다. 글로벌 환경의 코워킹 스페이스로서 사람들에게 충분히 인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코리빙 스페이스로 전환한다는 것인가? 그것도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강남 지역이 아닌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IT분야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창업을 했고, 관련 분야 종사자들을 조금 더 수월하게 만나고, 더 나아가 함께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즉, 창업을 시작한 우리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들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관계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 중심의 코워킹 스페이스가 되었다. 

코리빙 스페이스도 비슷하다. 함께 일하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생겼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각자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꿈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자신의 삶이 행복한지 등 개인의 삶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더해서 많은 디지털 노마드들이 우리 코워킹 공간을 방문할 때마다 함께 거주할 공간에 대하여 문의해 온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코리빙 스페이스로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코리빙을 바라보다 
근래 전 세계적으로 코리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코리빙에 대해 ‘코워킹이 진화한 모델’, ‘고공행진하는 부동산 시세와 관련하여 밀레니엄 세대들이 집을 구하기 어려워 자연스레 모여살기 시작한 새로운 사례’, ‘낙후된 지역의 일부를 개선하는데 도시 재생의 개념을 함께 도입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 등의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한다. 

코워킹에서 코리빙으로 진화하는 모델을 우리 <하이브아레나>가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해외에서도 커뮤니티 중심의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코리빙 스페이스로 진화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코워킹 스페이스들을 살펴보면 코리빙을 조금씩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들이 자연스럽게 해당 도시에 정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부동산 이슈와 관련해서는 해당 모델들이 보다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대도시 주변이 그렇다. 높은 집값 때문에 집을 구매할 수 없는 청년 세대들이 집을 공유하는 형태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Welive, Common, 영국 런던의 The Collective 등의 비즈니스들이 등장했다. 서울도 마찬가지이다. 


낙후된 지역의 일부를 코리빙이 개선한다는 부분에서 보다 복합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좋은 사례로는 일본의 카미야마 모델, 그리고 유럽에서 등장한 Village 3.0 프로젝트 등이 있는데 이는 단순히 코워킹, 코리빙으로 인해서 바뀌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코리빙은 그저 촉매제 역할일 뿐 해당 프로젝트의 구성원들에 따라서 바뀌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성원들의 영향력으로 인한 변화는 우리 <하이브아레나>가 최종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하이브아레나의 코리빙은? 
디지털 노마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with like-minded people’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코워킹과 코리빙 모두에서 활발하게 쓰인다. 한 명의 개인에게 주어진 인생은 한계가 있고 이왕이면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일하고 함께 살고 싶어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한 공간에서 살든, 특정 지역에 커뮤니티를 이루든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은 것이다. 

우리가 준비하는 코리빙 스페이스는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는 버스로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에 우리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용하고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살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정착을 하고, 자연스레 가족이 생겨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된 이들이다. 먼 훗날에는 우리와 비슷한 관심사와 고민들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 수 있는 마을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디지털 노마드 친구들이 우리 공간에 머물며 우리가 있는 동네에 어떤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가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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