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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0. 2018

스타트업으로 도시를 열다

글 이승택 도시재생지원센터장

도시는 수많은 구성물로 채워져 있다. 건축물과 도로 등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상하수도와 땅 속에 묻혀 있는 전기 선로 등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필요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다. 바로 사람이다. 우리의 도시는 사람이 편리하고 쾌적하게 생활하게 만드는 다양한 구성물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벌어진다. 사람을 위한 도시를 만든다는 미명 아래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오래된 도시 공간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오래된 도시는 이미 어느 정도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곳으로 그대로 둔다는 것은 한정된 자원을 가진 도시의 입장에서 불합리하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고 조금이라도 지속가능하게 만들자는 것이 도시 재생이다. 떠난 사람들을 돌아오게 하고, 새로운 사람들로 하여금 도시를 사회경제적으로 선순환 시키자는 것이다.


구) 기상청 건물 외관

거주 인구, 일하는 인구 늘려야 
도시에 사람을 유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거주하는 인구를 늘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하는 인구를 늘리는 것이다. 오래된 도시에 거주 인구를 늘리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대규모 주택단지를 만드는 것은 기존 도심의 구조를 왜곡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렇다면 소규모로 접근해야 한다. 작은 블록을 개발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능하면 작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건물별로 접근하는 것인데 공동체 주택이나 공유 주택 등이 있다. 그런데 제주시 원도심은 주거지역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은 곳이다. 상업지역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비어 있는 공간이 많다. 그 공간을 일하는 사람으로 채우는 것이 급선무다. 그런데 원도심에는 상대적으로 큰 건물이 없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들어오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스타트업 유치다. 특히 사람이 중심이 되는 스타트업들을 유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기상청 옛 건물 활용 눈길 
최근 제주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의미 있는 일이 진행되었다. 제주스타트업협회가 발족되었고, 도시 재생과 연관해서 9월 7일과 8일 양일간 도시재생전략포럼이 스타트업을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이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을 하고 있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그리고 제주기상청이 손을 잡고 기상청 옛 건물을 활용하는 공유 공간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기상청 옛 건물에 기상청이라는 장소성을 살려 기후와 기후 변화, 기상, 날씨 등에 특화된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입주를 받는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는 스타트업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한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백 개의 스타트업이 제주시 원도심에 자리를 잡는다면 도시 재생이 추구하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제주의 도시 재생은 이제 시작이다. 현재는 제주시 원도심에서만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제주도 전체에 많은 도시 재생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각 지역마다 다양한 문제 인식이 있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야 겠지만 결국 인구 유입이 목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이든 스타트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가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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