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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0. 2018

“아트 토이 핵심은 놀이 요소 제거”

아트 토이&캐릭터 공모전 캘빈 리 심사평

아트 토이&캐릭터 공모전은 2015년부터 국내 미술분야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나아트센터와 함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진행해오고 있는 콘텐츠 분야 공모전이다. 캘빈 리 교수는 홍익대학교 영상애니메이션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공모전 첫 회부터 심사에 참여하여 3회까지 진행된 대회의 변화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이다.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다.




안녕하세요, 캘빈 리 교수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아트 토이&캐릭터 공모전을 기획하고 만들어오신 분들의 정성과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아트 토이 공모전 심사위원장으로 1회, 2회를 거쳐 세 번째로 공모전의 심사를 맡게 된 홍익대학교 영상·애니메이션 학부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캘빈 리입니다. 

이번 공모전은 3회 공모전입니다. 1, 2회에도 함께 심사위원으로 참여 하셨었는데요, 이번 3회만의 특이한, 기존과는 다른 느낌이나 눈에 띄는 부분이 있을까요? 
토이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서 애니메이션, 토이, 게임, 피규어 등의 캐릭터 디자인 분야는 국내에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아트 토이 캐릭터 분야는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분야입니다. 이런 생소한 분야의 공모전이 벌써 3회째네요. 


1회 아트토이 공모전이 ‘설렘’이었고, 2회가 ‘기대감’이었다면, 세 번째 심사하게 된 3회 공모전은 ‘책임감’ 이라는 말로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덕경에 “1은 2를 낳고, 2는 3을 낳고, 3은 만물을 낳는다”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만물을 낳는다는 이번 세 번째 아트 토이 캐릭터 공모전은 지난 2년간의 든든한 토대를 기반으로 확장을 준비하는 단계로 진입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더불어, 아트분야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르와 분야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 아트의 영향으로 점점 구분의 의미가 무의미해질 정도입니다. 여러 장르에서 조합의 시도와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각 장르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정의가 선행되어야 영역의 확장이 가능하고 의미있는 변화가 나오게 된다고 보는데요, 공모전에 지원한 많은 지원자들의 작품들을 봤습니다. 이번 세 번째 공모전에서 갖게 된 책임감이라는 생각은 여기서 나온 것 같습니다. 

‘3은 만물을 낳는다’는 표현이 정말 이번 3회차 공모전에 잘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아서 너무 맘에 드는데요. 심사 결과에 대한 평가도 그 의미를 잘 담아냈는지 궁금합니다. 심사위원장으로서 전반적인 평을 
해주신다면…더불어 내년 4회 공모전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이것 만큼은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이 있을까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캐릭터 토이 또는 인형 장난감이라고 불리는 토이는 아트 토이와는 다르게 유아들이 좋아하는 귀엽고 예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것부터, 아이들, 청소년, 성인 모두가 함께 공유, 공감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속 주인공으로 표현 된 캐릭터피겨 토이(Figure toy)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이 토이들은 놀이(Play)라는 필요충분 조건요소를 모두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트 토이 지원작 대부분의 성향이 이러한 전형적인 장난감(Toy)이라는 일반적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음은 아직 아트 토이의 올바른 정의가 아티스트와 공유되고 있지 않음을 심사 과정에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아트 토이’는 기존의 장난감으로 불리던 토이와는 몇가지 요소에서 차별화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놀이(Play) 요소의 제거는 토이를 아트 토이로 정의하게 되는 가장 큰 차별화 요소입니다. 즉, 기존의 장난감이 가지고 있는 놀이라는 본질이 배제 된, 대량 생산을 통한 판매 형식을 취하는 제품이 아닌 예술 수집가들의 아트 콜렉션 대상으로 전환되는 희소성이 더해져야 합니다. 이는 작품의 에디션 관리부터 작품 콘셉트의 존재 유무, 작가의 성향, 작품의 의도와 같은 기존의 예술 작품들이 다루고 있는 수집 가능한 예술 작품의 요소들을 모두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토이 아트라고 생각하여야 합니다. 북미권에서 아트 토이가 디자이너 토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토이 디자이너의 작가 정신이 들어있는 토이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트 토이는 작가가 작품으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에 대한 Subtext가 존재합니다. 예쁘게잘 만들어진 영화 속의 캐릭터 토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토이들은 아름답게, 귀엽게, 멋있게, 예쁜 형태로 표현돼 표면에서 읽히는 Text만을 가지고 있으나, 아트 토이는 그 이면에 다른 형태의 메시지, 콘셉트, 의도, 메타포와 같은 Text 이상의 subtext 가 존재 합니다. 


아트 토이는 귀엽게, 이쁘게 잘 만들어진 캐릭터 피겨 토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탈락한 지원 작품에 토이의 성격만 있는 작품들이 더 많았습니다. 어쩌면 토이의 개념만으로 작품을 만드신 분들에게는 다소 수긍하기 어려운 결과였을 수도 있습니다. 아트의 경계를 규정 짓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아트 작품이라는 작가 정신과 분명한 의도, 변환, 차용과 같은 콘셉트의 유무는 아트 토이 심사에 중요한 요건으로 작용합니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자신의 작업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과 의도와 같은 콘셉트를 서술 할 수 없다면, 단지 유사한 작품을 흉내내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작가의 명확한 콘셉트가 자연스럽게 내재되어 표현되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그러면서 예술 작품으로서 관리도 되어야 하는거구요. 교수님 말씀을 듣다보니 이 질문을 꼭 마지막 
으로 하나 더 해야 할 것 같은데요, 3회가 되었는데요, 내년, 내후년 공모전은 좀 더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텐데…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아트 토이의 발전은 꾸준한 저변 확장과 전 세계 아트 토이 아티스트와의 공감을 위한 아트 토이 본질의 정확한 공유입니다. 해외 아티스트와의 교류까지 가능한 국제 공모전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내연을 다지면서 아트 토이 캐릭터를 대표하는 국제 공모전으로 위상을 가지는 것이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봅니다. 

아트 토이는 익숙한 듯 하나 국내 디자이너나 아티스트에게는 생소한 분야입니다. 네 번째 공모전에서는 아트 토이의 본질에 대한 더 많은 이해와 공유로 해외 아트스트와 공유 할 수 있는 많은 작품, 작가들이 배출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가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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