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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0. 2018

서퍼들의 천국, 파도를 따라 제주로

카일루아 소준의 대표

내 여행의 취향존중 Creative Contents Lab 




월평은 서귀포의 작은 해안가 마을이다. 대부분의 시골마을이 그렇듯 이곳 역시 거주자는 노년층이 주를 이룬다. 작은 마을에 콘텐츠 랩 ‘카일루아’가 자리잡아 젊은 청년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카일루아는 여행 성향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덕분에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제주다운 여행 플랜이 쉽고 즐거워졌다. 카일루아에는 출퇴근이 없다! 원격근무의 툴을 만들고 그 안에서 일과 삶의 경계를 유영한다. 그들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일의 방식은 어떤 모습일까. 카일루아의 문을 두드렸다.



카일루아 소준의 대표와 직원들 모습



카일루아 kailua 
여행 성향 분석, 맞춤형 여행지 추천


서귀포 시골마을 월평에 새로 단장한 카페인가 싶었는데 카일루아 였네요. 대표님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랩 카일루아 대표 소준의입니다. 저는 주로 PM 업무를 하고 있어요.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채널을 기획하고 조율하죠. 대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요. 저희 공간을 카페로 알고 들어와 주문하시는 분도 계시긴 한데. 커피를 팔진 않고요. 종종 근처 개발자 분들이 오가다 들리기도 하고. 저희가 제작하는 플랫폼의 요리 콘텐츠를 이곳에서 만들기도 하죠. 

카일루아를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랩’ 이라고 소개 하셨는데요. 
저희는 IT 분석 기술을 통해 여행 및 콘텐츠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기업이에요. 사람들의 여행 성향을 분석해 그에 맞는 여행지와 여행 스타일을 추천하죠. 여행 성향 분석 플랫폼 ‘데일리 제주’가 그렇게 만들어져요. 사람들이 조금 더 자신의 성향에 맞게 제주를 여행할 수 있도록요. 저희 랩은 여행 콘텐츠 분석의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고. 다른 여행사나 에어비앤비 항공사 등의 여행 콘텐츠를 분석해 매칭이 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조인 해줄 수 있다는 비즈니스 플랜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들의 여행 성향을 어떻게 분석하죠? 
첫 번째는 저희 플랫폼 안에서 사람들의 스크롤 속도, 홀딩 하는 부분, 체류 시간 등을 분석해요. 두 번째는 콘텐츠의 타이틀이나 작은 단위의 키워드를 통해 분위기와 연관성을 찾아내죠. 

이전에 공군 장교로 계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콘텐츠 랩을 만들게 되셨나요? 
제주에 오기 전까지 공군 ‘공감’ 팀 소속이었어요. 소셜 미디어 관련 홍보물을 제작하고 국민들과 교감할 수 있는 채널을 총괄했죠. 전공이었던 컴퓨터 사이언스 프로그래밍과 미술을 복수 전공했던 경험들이 도움이 됐어요. 그렇게 미디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예술과 사람의 접점에 콘텐츠가 있다는 걸 이해했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IT 기술이었고요. 그래서 그 둘을 엮는 일을 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군 생활을 길게 할 생각도 있었지만 2015년 전역하고 그 해 7월 바로 제주로 왔죠. 

그런데 왜 제주였나요? 
서핑이 좋아서요. 하하. 제주는 파도 좋기로 유명한 해변이 많죠. 중문 색달 해변에서는 국제 대회도 열리고요. 그런데 다시 제주에 왔을 때는 조금 놀라기도 했어요. 빌딩 등 자본에 밀린 개발들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었죠. 제주 골목 구석구석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을의 돌담을 지키고 싶어지거나 제주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주에 정착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새로운 환경에 터를 잡게 되면 어려움이 발생해요. 제주뿐 아니라 어디에서나 그렇죠. 제주는 특히 4·3의 아픈 역사가 있어요. 제주의 발 생도 자연 환경과 닿아있죠. 정착 하고자 하는 곳의 문화와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해하려는 것에서부터 접근해야 하고요. 저희는 앞 집 할머니를 수호천사라고 부르기도 해요. 최고의 이웃이 됐죠. 노후 된 집안 곳곳에 갑작스럽게 손이 필요할 때도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좀 더 살피기도 하고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도 인연이 있으셨다고요. 
제주에 내려오고 얼마 뒤 제주센터에서 해커톤이 열렸어요. ‘스타트업 코리아 X 제주’에 참여하게 됐죠. 그 때 서울, 제주, 강원, 동남아시아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를 비롯해 기획자와 디자이너 70여명이 제주센터에 모였어요. 2박 3일 일정이었죠. 그때 저는 기획자로 참여했고요. 현재 카일루아의 개발자로 있는 팀원도 해커톤에서 만나 함께하게 됐으니 인연이지요. 또 카일루아가 원격근무를 하다 보니 겪게 되는 상황들을 센터장님께서 잘 알고 계셔서 경험과 조언을 나누기도 했죠.



원격근무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리모트 환경


카일루아에는 출퇴근이 없는데요. 일하는 방식이 새로워요. 왜 원격 근무 인가요? 
무엇보다 팀원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보니 ‘리모트’라는 방식을 이용하게 되었어요. 회사 본사가 있는 제주나 서울 또는 자택 등에서 본인에게 최적인 곳을 선택하고 장소 제약 없이 일하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팀원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보니 ‘리모트’라는 방식을 이용하게 되었어요”


리모트 환경에서는 팀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나요? 
카일루아에는 현재 개발자, 비디오그래퍼, 그래픽디자이너, 포토라이터와 저까지 총 6명이 함께해요. 디자이너는 서울에서 재택으로 일하고 있고, 개발자는 제주 이호테우에 있어요. 외부의 크리에이터들과도 콜라보를 하죠. 유라시아를 오토바이로 횡단한 김한 작가와 제주 캠핑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고요. 콘텐츠 팀의 경우 제주에서 하프 리모트를 해요. 제주 여행 콘텐츠를 다루다 보니 촬영이 제주에서 이뤄져풀 리모트가 어렵죠. 카일루아 본사에는 필요한 랩 톱과 장비가 있어요. 편집을 하고 회사 네트워크에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죠. 제주 본사는 그런 방식으로 활용되고 제공돼요. 

회의 등 업무 처리나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원격업무에 필요한 업무 관리 솔루션을 활용해요. 아사나, 슬랙, 행아웃 등이죠. 저희가 이번에 협업 툴 ‘아사나(asana)’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이곳에 안건을 올리면. 팀원들은 테스크 안에 프로젝트, 업무 범위, 일하는 시간을 공유하죠. 그 시간 외에는 터치하지 않고요. 꼭 함께 작업해야 할 땐 업무 교차 시간을 상의해서 마련해요. 지금은 하루에 한 번 크로스 오버 시간을 가져요. 기본적으로는 근무시간 자율을 존중해요. 슬랙 (설정된 시간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쓰는 이유도 아무 때나 회사의 일로 팀원들에게 업무를 하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리모트 방식으로 일하면서 시행착오는 없으셨어요? 
업무 관리 솔루션 등 플랫폼에서는 개인의 작업 프로세스가 세세하게 공개되는 면이 있어요. 팀원들과 업무 시간 공유 안건을 가지고도 여러 번 회의가 있었죠. 각자 근무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협업 할 때 서로 유연하게 접점을 찾아가야 했죠. 아직 리모트 방식에 적합한 근로계약 방식을 찾기 어렵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구성원의 개성을 존중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시간이 필요했죠. 기본적인 의사 결정 구조와 기반을 갖추는 데 4개월 정도 걸렸고요. 또 리모트 환경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죠. 텐션이 너무 떨어지기도 해서 회사 차원에서 운동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해 보기도 했고요. 

보다 효과적인 리모트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다면요? 
3개월의 콜라보 기간 제안, 팀원들의 직접 참여, 프로젝트 공유, 권한과 책임의 구분 등이요. 콜라보 제안은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bpm이 본인에게 맞는지,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지 테스트 해보는 기간이에요. 또 카일루아는 경영자와 근로자의 구분이 없고 모든 팀원들이 회사 일에 직접 참여 해요. 물론 결정과 크리틱에서 발생하는 책임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확실하게 이야기 나누는 과정이 있죠. 

원격근무, 앞으로의 비전은 어떻다고 보시나요? 
사실 처음부터 리모트를 한다고 하면 추천하지 않겠어요. 시대가 변화의 과정에 있고 그에 따라 일의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죠. 일본에서는 프리터 등 대안적인 직업 활동이 나타났고 전통이었던 제사나 성묘 문화가 바뀌었죠. 그렇지만 새로운 일의 방식이 디지털 노마드와 리모트 환경이 원웨이인 것처럼 보여지는 게 불편하기도 해요. 과도기인 만큼 여러 관점에서 고민하며 가야해요. 원격근무 방식은 특히 다양한 군집과 사람들에 대한 경험이 있을 때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어요. 상황에 따라 어떤 업무 환경이 필요한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그건 답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원격근무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지만 사람과 조직에 대한 이해가 오히려 다각적으로 필요하죠. 



원격근무에 꼭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요? 
시스템 보다는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리모트 환경에서 는 팀원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전문 영역을 존중하고 믿어줘야 하죠. 팀원들이 제 역량을 발휘 할 수 있게 불을 지피고, 협업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열어 줄 수 있어야 해요. 또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조직을 대하는가가 중요하죠. 예를 들어 볼게요. 만약 부정적인 방향으로 자기 세상을 가지고 있는 대표가 있다면 리모트 환경에서는 더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마이크로매니지먼트 사례가 그런 거죠. 오히려 사사건건 참견이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게 또 한 리모트 환경이거든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오픈된 공간인 플랫폼 안에서 업무 공유가 이뤄지겠죠. 그래야 시일 안에 일을 끝낼 수 있고요.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요? 
구성원들은 업무 중 다른 의견이 있을 때에 자신의 전문분야를 기반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해요.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리모트 환경에서 협업하려면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죠. 

J-space도 이용하시는데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또 적절한 기능을 하는 코워킹 공간의 필수기능 세가지가 있다면요?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 아무것이나 할 수 있도록 두는 것, 그 공간을 채워줄 사람들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커뮤니티 매니저가 자율권을 갖고 리드해 가고 행사 교류 포인트를 잘 갖추게 되면 훨씬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이 만들어 지게 되요. 그리고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그 주변을 같이 채워 갈 사람들이 필요해요. 공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글쎄요. 공간 자체보다 그 곳을 채울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의 J-space가 활기 있게 운영되고 있는 게 그런 이유 아닐까요.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가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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