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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0. 2018

열정이 가득했던 현장 속으로①

<2017 제주 더 크래비티>

지난 11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2017 제주 더 크래비티>가 열렸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이번 자리에서는 ‘Why Jeju - 지역재생과 스타트업의 동행’이라는 주제를 통해 지역혁신 이야기를 나누는 컨퍼런스와 다양한 밋업, 네트워킹을 진행했다. 제주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창업가와 혁신가들의 소통과 공유, 그리고 연결의 장이 된 <2017 제주 더 크래비티>의 뜨거웠던 3일간의 현장을 소개한다.



첫째 날
지역의 혁신, 제주의 가능성을 확인하다




제주스타트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2017 창업경진대회 성과공유회

<2017 제주 더 크래비티>의 첫날, 겨울이 성큼 다가온 제주의 쌀쌀한 날씨에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사람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른 시간부터 속속 모여든 사람들은 참가자 신청을 한 후 비치된 음료와 다과를 즐기며 행사의 시작을 기다렸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사람들의 대화와 웃음소리가 들렸고, 흐르는 음악은 활기를 더했다. 

오전 10시, 설렘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이날의 첫 프로그램인 ‘2017 창업경진대회 성과공유회’가 J-Space에서 열렸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도전! K-스타트업 2017’ 본선진출기업인 (주)혼디모아의 강명수 대표는 제주출신으로 감귤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불편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시작한 리턴족이다. 강 대표는 발표를 통해 센터 제 3기 입주기업으로 시작해 국내 경작지 특성과 작물을 고려한 와이어 기반 농약살포 시스템을 개발한 과정, 센터와 만나면서 업그레이된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한 성과를 소개했다. 



이어 브로콜릭(주) 박창섭 대표가 영어 독해 시 모르는 단어와 표현을 예측해 대신 찾아주는 온라인 서비스 ‘힌통’에 대한 성과를 공유했고, ‘제주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수상팀인 하드캐리의 강훈민 대표는 제주도 내 축구장 예약통합관리 간소화 및 부대서비스 제공에 대한 성과를 발표했다. 강 대표는 ‘사업아이디어 피칭데이’ 참여해 창업경진대회까지 단계별로 성장하고 있는 팀으로서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아이디어 구체화부터 실행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윈씨(Windxi) 임정민 대표는 ‘시간과 추억의 제주(타임캡슐)’이라는 주제로 비콘을 활용해 제주관광객이 제주 로컬공간에 메시지를 저장·확인하는 타임캡슐 앱 서비스에 대한 성과를 공유했다. 임 대표는 “제주의 오름에 대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창업 아이템을 냈다”며 “창업경진대회 후 외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어 현재 실제로 서비스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도전! K-스타트업 2017’ 강영재, 민욱조 전담멘토와 ‘제주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공동주관기관 관계자의 대회 리뷰가 이어졌다. 발표가 끝날 때마다 참여자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고, 수상 아이템 전시공간을 방문하거나 자유롭게 네트워킹하는 시간을 보냈다.



함께 먹고 마시고 나누는 즐거운 경험 런(Learn)치합시다 Final Party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런(Learn)치합시다’가 진행됐다. ‘런치합시다’는 창업 관련 전문가들과 예비창업자 등 일반인들이 함께 브런치를 나누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창업에 대한 지식과 배움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이다. 센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런치합시다’에 맞춰 행사장을 찾는 이들도 있었다. 

J-Space에서 7개 그룹으로 나눠져 5~6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됐고, 먹음직스러운 도시락과 샌드위치, 음료가 세팅됐다. 각 그룹마다 멘토로서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 김승현 투자심사역, 에어비앤비 조재은 팀장, (주)다자요 남성준 대표, (주)모노리스 김종석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최철민 법무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재형 팀장, 벤처스퀘어 민욱조 대표가 자리했다. 참여자들은 각자 관심분야에 따라 원하는 그룹 테이블에 앉았고, 서로 명함을 교환하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스페셜게스트들의 인사를 시작으로 ‘런치합시다’가 본격적으로 진행 됐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총괄실 안민호 실장은 “일반적인 멘토링은 예비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가볍지만 조금 더 밀도를 가질 수 있는 ‘런치합시다’를 기획하게 됐고,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 정보도 얻고 네트워크를 쌓으면서 조금 더 발전된 내일을 향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멘토와 멘티들은 테이블에 놓인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창업’이라는 공통점 덕분인지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귀 기울이고 조언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투자를 유치하고 싶은 예비창업자들에게 다양한 정보제공과 현실적 인 조언을 해준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 김승현 투자심사역은 “예비창업자들이 투자자를 만날 기회가 적다 보니 현재 자신이 구상 중인 아이디어의 투자 유치가능성,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의 역할, 창업에 협력할 만한 다른 스타트업이나 이용할 만한 펀딩채널이 있는 지 등에 대해 많이 궁금해 했다”며 “투자자들이 어떤 걸 중요하게 보는지, 초기투자를 받을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조언했다”고 말했다. 

브런치타임이 끝난 후 이어진 티타임에서는 참여자들이 다른 그룹으로 자유롭게 자리를 옮기며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멘토들은 자신의 전문분야 외에도 직접 경험하고 접한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최철민 법무관은 “참여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불법적인 것인지 가장 궁금해 했는데,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경우에는 불법을 경계해야 한다”며 “창업 후 법률문제가 발생해서 오지 말고 궁금한 점이 생기거나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바로 센터를 찾아와 무료 법률서비스를 받으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런치합시다’는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진행됐다. 마지막에는 참여자들이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사람의 이름을 적어서 넣은 이벤트박스에서 추첨을 통해 ‘런치상’을 수여하는 시간을 가졌다. ‘런치상’의 영광은 스타트업인 (주)투어체크의 이창영 대표가 가져갔다. ‘런치합시다’에 참여한 이유미 씨는 “현재 작게 쉐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집이라는 공간으로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 창업아이템을 고민하다가 참여했다”며 “멘토로 참석하신 숙박공유중개서비스 (주)다자요 남성준 대표님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시며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을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말하며 밝게 웃었다.




Why Jeju - 지역재생과 스타트업의 동행 컨퍼런스

도시재생 관련 영역의 전문가들과 실천가들의 교류를 통해 창조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된 ‘컨퍼런스’를 앞두고 행사장에는 특별한 손님이 자리를 빛냈다. <2017 제주 더 크래비티>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안용모 제주지방기상청장, 이승택 제주도시재생센터장 등과 함께 지역특화사업 전시 등 행사장을 둘러봤다. 또한 자신을 알아보며 반가워하는 참여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잠시 행사장의 분위기를 즐겼다. 

이어 컨퍼런스 시작 전 무대에 오른 원희룡 지사는 “자유로운 문화, 쾌적한 환경,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제주는 세계적인 창조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완벽히 가지고 있다”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소중한 싹들이 자라나서 종자를 퍼트리고, 성장의 자양분의 공급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창조적인 네트워킹이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이어 전정환 센터장은 “센터가 개소한 해부터 시작해 올해 3회를 맞은 ‘제주 더 크래비티’는 지난 1년 동안 창조적인 결과를 낸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네트워킹을 만들어내는 자리”라며 “앞으로 제주의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제주 안에서 비즈니스를 만들며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곧 이어진 ‘컨퍼런스’에서는 첫 번째 발표자로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모종린 원장이 나섰다. 그는 ‘라이프스타일 도시와 제주의 미래’를 주제로 시애틀, 포틀랜드 등 해외 작은 도시들이 자신들만의 고유한 라이프스타일로 어떻게 세계적인 비즈니스 산업을 이끌어냈는지에 대해 소개했다. 모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라이프스타일 활용에 가장 경쟁력이 있는 도시는 단연 제주도로, 세계시장을 겨냥한 창업도 중요하지만 로컬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서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며 “아모레퍼시픽이 자연주의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가장 진정성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제주를 선택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역 고유사업을 육성해야 할 때가 왔다며 라이프스타일의 중 심은 골목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공간도 좋지만 골목길과 같이 추억과 역사, 사람들 간 유대와 신뢰, 문화를 가진 공간이 중요하다”며 “골목길의 기획가와 장인을 육성하고 골목길이 강한 도시를 만들어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도시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 교수에 이어 센터 졸업기업인 (주)캐치잇플레이 최원규 대표가 ‘제주 원도심에서 스타트업 생존기’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주)다자요 남성준 대표는 ‘빈집을 활용한 지역 재생사업’을 주제로 제주의 빈집을 이용한 숙박공유중개서비스 스타트업 과정과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소개했다. 남 대표는 “제주는 지역주민들이 함께 척박한 환경을 이겨냈기 때문에 혈연과 지연으로 똘똘 뭉친 섬 지역 특유의 정서인 괸당문화가 존재한다”며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괸당문화’를 새롭게 사업화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주)리노베링 이승민 디렉터가 건물주와 임차인 이 함께 지역을 혁신한 리노베이션 스쿨의 경험을 공유했으며, 모든 발표가 끝난 후에는 발표자들과 참석자들의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패널토의에서는 ‘지역사회와 연결한 사업은 스타트업으로서 실현 가능성이 낮지 않은지’,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살린 연남동, 성수동 등에 사람들이 몰리며 대기업의 자본들이 들어오는 문제점은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질문과 답변이 오갔고, ‘컨퍼런스’ 시간 내에 못 다한 이야기는 다트룸으로 자리를 옮겨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지역재생에 대해 다양한 스타트업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발표가 끝난 후 패널토의를 통해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밝혔다.




눈과 입이 즐거운 시간 제주 레시피데이

‘2017 창업경진대회 성과공유회’부터 ‘컨퍼런스’까지, 조금 숨 가쁘게 달려온 첫날 일정의 마지막은 ‘제주 레시피데이’였다. 제주 식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식음료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와 관련된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제주 레시피 콘서트’ 공모작을 선보이는 시간이다. 이 행사를 위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카페 미엘드세화 직원 이다은 씨가 제주과일인 댕유지를 이용해 댕유지티에이드를 만드는 과정을 시연했다. 

이다은 씨는 “댕유지는 많이 알려진 과일은 아니라 저도 우연히 동네에서 한 할머니가 파는 것을 보고 알게 됐다”며 “비타민이 많고 겨울철 과일이다 보니 청을 담가서 차로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댕유지티에이드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네모랑의 김나영 파티쉐가 제주의 대표과일 중 하나인 한라봉으로 한라봉식빵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했다. 한라봉 모양의 빵 속에 달콤한 한라봉쨈을 듬뿍 넣을 때는 이를 자세히 보기 위해 참여자들이 점점 앞으로 다가가는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연을 마친 후에는 행사장 한편에서 댕유지티에이드와 한라봉식빵을 맛볼 수 있도록 해 참여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다. 참여자들은 테이블에 앉거나 서서 댕유지티에이드와 한라봉식빵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한라봉 모양의 식빵이 신기한지 인증샷을 찍는 참여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참가자는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빵과 음료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약간 씁쓸한 맛의 댕유지티에이드와 달콤한 한라봉식빵이 찰떡궁합”이라며 웃었다. <2017 제주 더 크래비티>의 첫째 날은 디저트를 함께 먹으며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제주 레시피데이’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본 게시글은 2017년 J-CONNECT 겨울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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