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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커넥트 Apr 26. 2018

중소벤처기업부 석종훈 창업벤처혁신실장 인터뷰

벤처생태계 전체가 선순환 하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관되면서 창업촉진, 벤처육성 등 창업생태계 조성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지난 1월 창업벤처혁신실장으로 기업의 창업과 성장과정의 경험이 많은 석종훈 실장이 부임하면서 자율성·다양성·개방성을 기반으로 한 전국 19개의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의 창업생태계 조성 지원 사업이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되었다. 석종훈 실장을 직접 만나 앞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앞으로 창업혁신을 위해 추진할 프로젝트 및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실장님의 이력을 살펴보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 말씀해주세요. 
1986년 경향신문에서 사회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89년 조선일보로 옮겼습니다. 1995년에 경제과학부 정보통신팀 팀장을 맡았어요. 1995년은 정부에서 정보화를 촉진하고 정보통신산업의 기반을 조성하는 등 정보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무렵이었고, 벤처 붐이 일어났던 해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다음’과 ‘안철수연구소’, 미국에서는 ‘야후’ 등이 1995년에 만들어졌거든요. 이 시기에 정보통신 분야 취재를 담당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자를 하던 중에 운이 좋게도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던 포털사이트 다음의 대표직을 맡았고 2012년부터는 작은 규모의 벤처회사를 창업했습니다. 기자와 전문경영인, 그리고 창업에 이어 이제는 순수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신 게 아니신데, 중기부의 혁신성장을 이끌 핵심부서로 주목받고 있는 창업벤처혁신실의 수장으로 석종훈 실장님을 뽑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기자시절부터 포털회사 경영자, 벤처회사 창업 등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벤처창업을 통해 창업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잘 파악하고 있어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한 것 같아요. 즉, 벤처창업이나 스타트업 관련 정책을 민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민간의 의견을 잘 수렴해 정책을 수립하라고 저를 뽑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창업벤처혁신실장을 맡게 되었는데요, 그런 만큼 중기부 내의 공직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공직문화를 좀 더 효과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어요. 이를 위해 두 가지 원칙을 정했어요. 그 중 하나는 바로 공직사회에 민간의 효율적인 부분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작은 일이지만 제 방부터 민간방식으로 바꿔보려고 해요. 이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면 다른 방들도 변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중기부 내 모든 집무공간을 제 방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바꾸겠다는 뜻은 아니에요. 공직문화의 특성 때문에 민간의 기업문화를 따라 하기에 불가능하거나 비효율적인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어 자율적·개방적으로 다양하게 바꾸겠다는 의미입니다. 공간의 변화뿐 아니라 휴가제도, 근태, 자기업무 수행에 대한 제안, 정책수립, 회의문화, 여가, 의사결정 등 하나하나 민간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도입해 실험해보고 이것이 더 효율적이라 판단되면 중기부 내에 전파할 계획입니다. 또 다른 원칙은 일과 삶의 균형이에요. 민간방식을 도입했더니 공무원들의 일과 삶이 좀 더 균형을 이루고 삶의 질이 높아졌다면 도입할 생각입니다.



창업벤처혁신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코너를 실장실 내에 만들어두었다. 이러한 작은 소통을 시작으로 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많아지리라 예상한다.


2017년 7월에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업무가 중기부로 이관되면서 부 차원, 실 차원에서 혁신센터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중기부로 업무가 이관된 시기는 2017년 7월이고 제가 부임된 시기는 2018년 1월입니다. 부임하기 전부터 혁신센터는 대기업, 지자체, 민간기업이 서로 유기적 관계 속에 운영되어 왔었습니다. 아무래도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일이다 보니 이름에서부터 방향까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국민들에게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명칭변경보다는 맡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잘해오던 것은 그대로 유지하되, “어떻게 하면 혁신센터가 혁신창업 생태계의 지속성장을 이끌어 내는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세부운영방안>을 발표하셨는데요, ‘지역에 맞게 자율적으로’와 ‘사람들이 모이는 혁신허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성·다양성·개방성을 강화해 전국 19개의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이 지역혁신허브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의미에요. 


앞으로는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그동안의 기여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해줌으로써 참여 의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각 지역의 혁신센터들 역시 정부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려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다만 정부의 예산이나 정책 등 정부의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일정부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역의 특성이나 파트너 회사의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각 혁신센터마다 강점이 되는 부분을 최대한 살린 다양한 구조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각 혁신센터들이 폐쇄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서로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창업생태계 조성의 성공사례를 함께 공유하고 각 센터에 맞게 벤치마킹 하는 등 시너지가 되는 협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혁신센터들이 지역의 벤처문화, 창업문화의 오픈된 허브역할을 해야 합니다. 혁신센터들이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인,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지역의 청년들, 재기를 노리는 귀농한 사람들 등 지역에 정착하려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아이디어와 정보를 공유하는 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석종훈 실장님이 생각하는 진정한 ‘혁신’이란 무엇입니까? 
‘혁신’을 한자로 쓰면 ‘革新’입니다. 가죽 ‘혁’은 짐승을 잡아 가죽을 벗기고 말려 ‘쓸모 있게 만들어 놓은 상태’를 의미해요. 일반적인 가죽의 ‘피(皮)’와 ‘혁(革)’은 엄연히 차이가 있죠. 그래서 혁신의 의미는 ‘쓸모 있게 바뀌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혁신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와 달라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달라져서 뭔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혁신은 급박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의 변화가 축적되어야 이뤄집니다. 혁신센터 역시 지금 당장 제도를 바꾸기보다는 조금씩 변화를 누적해 가다보면 새로운 가치들이 발견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혁신센터들도 얼마나 벤처기업이 늘었느냐는 양적 성장이 아니라 성공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나와 벤처생태계 전체가 선순환하는 질적 성장을 이루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혁신창업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정보를 많이 가진 곳에서 내린 결정이 가장 효율적일 확률이 높습니다. 또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곳에 좋은 정보가 몰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부에서는 벤처창업 관련한 정보는 민간이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보고, 의사결정 역시 민간이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간중심의 혁신을 기본으로 하되, 소셜벤처기업 지원, 실패한 사람들에 대한 재기 지원, 여성창업 지원 등 민간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분야는 정부에서 맡는 형식으로 혁신을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정부는 마중물 역할을 하려고 해요. 각 지역의 혁신센터의 경우 모든 의사결정권을 주되 성과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평가를 할 계획입니다. 국가의 예산을 사용하기 때문이죠. 성과가 좋은 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초대 창업벤처혁신실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프로젝트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민간중심의 벤처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엔젤투자의 활성화와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을 통한 벤처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낼 계획입니다. 제가 정보통신 담당 기자 시절 일어났던 벤처붐을 재현해보고 싶습니다. 벤처기업이 한국시장만을 무대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설립한지 10년 이하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벤처기업의 해외진출과 벤처캐피탈이나 해외 벤처캐피탈의 국내 투자 활성화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또한 기업인수·합병(M&A) 시장의 활성화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창업한 기업들은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할 수 있는 문이 매우 좁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창업기업의 80% 이상이 M&A를 통해 엑시트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역시 M&A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엑시트 시장 역시 활성화되고, 이는 곧 벤처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혁신센터들과 함께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 성장 단계별로 M&A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볼 계획입니다. 대기업의 기술력과 영업력, 경영노하우, 자본력을 벤처기업의 혁신역량과 결합시켜 경제 전반의 활력을 되찾는 ‘개방형 혁신 구조’를 만들어 가는데 주력하려 합니다.





*본 게시글은 2018년 J-CONNECT 봄호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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