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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아빠 Apr 28. 2018

스스로 만드는 그림책 시간표

그림책 담당, 주전 선수 뽑으셨나요? 우리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대표 선수를 정하셨다면 근무 시간표도 한번 짜 볼까요?


우선 첫 출근일부터! 아이가 영아일 때부터 그림책을 읽어주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엄마의 목소리를 오래 들을 수 있고 서로 눈빛도 계속 나눌 수 있으니 분명 좋은 영향을 줄 겁니다. 


그래도 반응이 좀 있어야 읽어주는 맛이 나죠. 그래서 제주아빠는 2살 반 때부터 그림책 미션을 시작했어요. 아빠가 읽어주는 그림책 이야기에 딸이 귀 쫑긋, 표정 잔뜩 반응해줄 때까지 기다렸죠. 물론 조금 더 지나 그림책 내용을 더 잘 이해할 때부터 시작해도 괜찮답니다. 다시 말해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첫 시기는 스스로 판단해 정하시면 됩니다.  


단 아이들이 TV 만화나 게임 등에 빠져들기 전에 시작하게 좋아요. 그림책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고 열 배 두근두근한 세상에 있다는 걸 미리 알게 되면 그림책이 따분하고 심심하게 다가갈 수도 있거든요. 


"허걱! 우리 아이는 벌써 TV랑 게임 달고 사는데요? 그림책과 친해지는 건 이번 생엔 힘든 건가요?" 그럴 경우엔 TV나 게임 시간을 줄이거나 아니면 특정 요일에만 하는 걸로 먼저 약속을 정하세요. 그런 다음 그림책 시간을 가지면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자, 이제 근무 조건도 정해봐야죠. 제주아빠는 매일, 아이가 잠들기 전에 한 시간씩 그림책을 읽어주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한 시간씩'보다 '매일, 아이가 잠들기 전'이랍니다. 시간을 딱 정해 그 시간에 무언가를 함께 하면 아이도 기대감을 갖게 되거든요. 사랑하는 사람과 매일 저녁 7시에 도서관에서 만나 함께 책을 읽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른 7시가 다가오기만 기다리겠죠? 아이의 마음도 마찬가지랍니다. 


물론 "아니! 회사도 5일 근무고 식당도 휴무일이 있는데 매일이라뇨!" 발끈하실 수 있습니다. 네. 그럼 평일에만 읽어주셔도 된답니다. 만약 맞벌이 부부인데 퇴근하고 오면 녹초가 돼버려 평일 저녁엔 도저히 읽어주기가 힘들다, 하시면 주말엔 넉넉하게 시간 잡고 읽어주시고요. 중요한 건 그림책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어쩌다 한 번씩 있는 특별활동이 아닌 늘 함께하는 정규 놀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거랍니다. 




근무 시간표도 짜 봐야죠. 제주아빠는 1시간씩 읽어줬다고 말씀드렸죠. 사실 처음엔 보통 수업이 한 시간씩 진행되니까 그 정도는 읽어줘야 하지 않나 했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하루에 15분 정도만 읽어주는 엄마들도 계시고, 30분 정도 읽어주는 아빠들도 많으시더라고요. 미리 알았더라면 저도 1시간씩 읽어주진 않았을 거예요. 너무 힘들었어요. 엉엉~ 


그림책 읽어주는 시간은 두 가지 항목을 고려해 정하시면 될 듯해요. 우선 하나는 주전 선수의 그림책 체력. '그림책 읽어주는 거 별로 안 힘들던데?' 하는 분도 있고, 난 '한권만 읽어줘도 지치던데!" 하는 분도 있거든요. 그러니 며칠 그림책 읽어주시면서 너무 지치진 않는 적당한 시간을 체크해 보세요.   


두 번째는 아이의 그림책 관심 지속 시간. 아이의 연령에 따라 또 성향에 따라 그림책에 몰두하는 시간대가 다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2~4살 아이들 중엔 2~3권 읽어주다 보면 잠드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제주아빠 딸내미처럼 1시간을 읽어줘도 눈빛 초롱초롱한 아이도 있거든요. 그러니 그림책 읽어주시면서 아이의 표정이나 눈빛을 잘 살펴주세요. 우리 아이가 지루해하거나 힘들어하지 않는 선에서 그림책 시간을 정하시는 게 필요하답니다.    


간혹 '하루에 7권은 꼭 읽어줘야지!' 하고 처음부터 목표를 딱 세우는 부모님들도 계신데요. 그럴 경우 본인이 먼저 쓰러지실 수도 있어요. 그러니 그림책 읽어주기는 러닝 시작하듯이! 처음엔 아주 조금, 그다음 그보단 조금 더, 그렇게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는 거죠. 그러다 '하루에 정도 거리가 딱! 좋네'싶은 코스를 찾으면 계속 그 거리를 유지하는 거죠. 림책 읽어주는 시간도 그렇게 지헤롭게 정하셨으면 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그럼 다음 시간에는 '그림책을 어떻게 읽어주면 좋을지' 그 이야기 한번 나눠볼게요. 그림책 읽어주는 속도는? 최대한 천천히 아님 말하는 정도로? 목소리는 또 어떻게? 라디오 광고 성우처럼 아님 낭독회 시인처럼? 몸짓은 또 어떻게? 오버하는 연극배우처럼 아님 발라드 가수처럼? 이런 얘기들 말이죠. 



blog.naver.com/jejudaddy



<제주아빠의 그림책 사용설명서> 연재 계획


프롤로그 | 딸에게 읽어준 그림책만 4,000권!


01. 그림책 담당, 가족 대표 선발전!

02. 엄마? 아빠?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03. 스스로 만드는 그림책 시간표

04. 때론 액션 배우처럼 때론 스타 성우처럼 

05. 고마운 도서관, 게다가 무려 공짜!

06. 그림책 고를 땐 상상력과 감수성

07. 부모가 먼저 읽기, 효과가 어마어마! 

08. 질문이 많아지면 그림책이 싫어져요 

09. 전집 대신 소고기를 사주세요

10, 학습만화, 우리 약속 하나 할까?

11. 조바심 금물, 수학&과학 그림책

12. 영어 그림책은 공부 NO, 재미 YES! 

13. 위대한 위인전? 위험한 위인전!    

14. 그림 없는 그림책, 작가 데뷔 깜짝 찬스 

15. 혼자 읽기 시작하면 한발 뒤로 쓱~ 


에필로그 | 그림책 미션, 첫 마음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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