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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울 Apr 24. 2022

제주, 로컬을 브랜딩하다.

[로컬]은 더이상 촌스러운 단어가 아닙니다.

제주에 오게된 계기를 포함해 제주에서 겪은 일들은,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함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요. 자연스럽게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한 브랜딩을 경험하며, 일년여간은 반려동물 프렌차이즈의 총괄을 맡아 진행하기도 했었죠. 주체적인 삶, 정체성 등을 찾기 위해 제주에 오게 되었으니 당연한 섭리가 아닐까요.

  [로컬] 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친 환경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옛 것 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트렌디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지역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지만, 누가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브랜딩] 또한 마찬가지다. 브랜드는 단순하게 '식별 가능한 명칭, 기호, 디자인 등의 총칭' 이란 뜻이다. 나는, 더 간단하게 '이름' 이라고 표현하고,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모든 것 이라고 정의한다. 내가 어떤 공간, 혹은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알려주고 싶은 것을 시각화, 공감각화 하는 과정을 브랜딩이라고 결론지었다. 한 사람을 떠올렸을 때, 그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 혹은 느낌. 정준하 님을 떠올렸을때 눈에 보이는 풍만한 체형과 식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식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것처럼. 개인에게도 브랜드 라는것은 이미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의식적인 '내가 너한테 무슨 정보를 줄거야' 는 행위가 시각적, 공감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곧 우리에게 느낌과 이미지로 인식 되는 과정인 것이다.


  서울 토박이 시절에 로컬이라는 단어는 알고 있지만 들어볼 수 없는, 들리지 않는 단어에 불과했다


  지역적인 가치 혹은 색채 즉 로컬은 새로운 컨텐츠(온/오프라인을 포함한 모든 것)들을 가득 생산해 내고 있는, 너무나 트렌디하고 힙한 가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현대 사회에 귀중한 가치를 내포한다. 옛 것이 힙해지고, 이 지역의 것을 경험하기 위해, 과거의 것이 새로운 것이 되어버리는, 잊혀져가는 가치가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가치로 변화하는 과정을 로컬 브랜딩 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로컬 이라는 단어는 결국,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 의미 있는 단어로써 기능한다는 셈인데, 특히 제주도의 경우에는 로컬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한 컨텐츠들이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는 지역이다.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담아 그들이 직접 해산물을 채취하는 과정, 그 과정 속에서 해녀들이 숨 쉬는 소리 등을 극 형식으로 표현하여 공간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실제 해녀분들께서 채취한 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임과 동시에 시각적인 요소도 적극 활용하는 공간이 있기도 하며,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의 특징에 바람길을 만들어 벽이 무너지지 않게하는 돌담을 활용한 오프라인 공간들은 이미 유명한 사례가 되었다.


  제주에서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은 한 번쯤 '로컬적인 사업 아이템'을 상상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제주만의 것'을 활용한 성공 사례와 시도 사례들이 즐비하게 펼쳐져 있기 때문에. 하지만, 후발주자인 나로써 행할 수 있는 부분들은 이미 누군가 먼저 시도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제주만의 것을 갖고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는 고민은 제주도에서 반려동물 동반 여행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표님과, 전국에서, 온/오프라인에서 상당한 팬층을 보유하고 현재도 소셜임팩트를 창출하고 계신 대표님. 두 분과 함께 진행한 고민은 한 아이템에서 멈추게 되었다.


  제주 토종 견종 '제주개', 아무도 시도한 적 없고 그 누구도 제주 토종 견종에 대해 알지 못했다. 다만 역사적 기록과 문헌 그리고 실제 혈통 보존된 제주개가 우리 눈 앞에 있었고 이 아이에게서 우리는 마지막 남은 제주의 로컬 브랜드 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모두가 함께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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