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 올리지 못한 편지.
어머니.
당신의 따듯한 배려와 사랑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바다를 사랑할 수 있게 된 아이는 크게 자라 스스로 섬에 오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품을 떠난 아이지만, 저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어린 시절 당신이 알려준 것처럼, 이토록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떠돌던 당신의 자유로움을 똑 닮아 태어난 나인걸요.
감사하게도 내가 살아갈 터전을 스스로 선택한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내가 사랑하는 이 모든 것을 어린 날들에 향유하게 해준 당신의 배려와 사랑, 당신의 조각, 기어코 떼어준 삶과 영혼의 부분일테니.
이제 저는 광활한 대지 속에서, 일렁이는 파도 속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 당신을 투영해요. 아지랑이 타오르는 태양빛 아래 바다의 윤슬보다, 숲이 내뿜는 그것의 타오르는 생명력보다 더욱 환하게 반짝이는 어린 나를 바라보며 바다와 같은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을 그 순간을.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떨어져 있어도 당신의 품 안에 있는 것 같아. 이토록 편한 자유함은 없으니까요.
산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