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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Aug 22. 2016

67. 흐릿한 역사의 현장

항몽유적지 - 항파두리성

고려, 몽골, 삼별초 그리고 제주도


중고등학교 때 국사 시간에 배우던 내용이 막 떠오릅니다. 고려 무신정권 시기에 만든 삼별초가 몽골의 침입으로 진주를 거쳐 제주에서 마지막 항전을 펼쳤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기록에 나오는 항몽의 현장이 아직도 제주도에 남아있습니다. 애월에 있는 항몽유적지, 또는 항파두리성입니다. 현재는 외벽의 토성과 건물의 주춧돌 등 아주 일부만 남아있지만...


사실 항파두리성은 별로 볼 것도 없습니다. 유적지 안에 들어가면 삼별초 항거 순의비와 그곳에서 발굴한 오래된 유물 몇 점이 전부입니다. 자녀들의 역사 교육을 위해서라면 굳이 찾을 이유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때를 잘 맞춰서 이곳을 방문할 이유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으로 보여주겠지만 바로 '꽃' 때문입니다.

삼별초 항거 순의비
항파두리성을 관통하는 도로... 넓은 잔디밭에 당시 건물의 주춧돌을 전시해놨다.
삼나무숲길
토성 위에서 내려다 본 유수암리로 향하는 도로
토성 옆에 자라는 수령을 알 수 없는 엄청난 소나무

어느 5월 초에 청보리를 보러 가파도에 다녀오는 길에 애월의 어느 레스토랑에서 돈가스를 먹었습니다. (그 돈가스 가게는 여럿에게 추천해줬는데, 최근에는 장사를 안 하는 듯..ㅠㅠ) 레스토랑 벽에 외롭게 서있는 나무 사진을 보고 어디서 찍은 건지 물어봤는데, 그게 항파두리에서 찍었다고 해서 바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 나무가 대문의 사진입니다. (바로 위 사진의 소나무는 대문 사진의 나무 바로 옆에 자라는 나무입니다.)


역사적 의미를 제하면 항파두리성은 볼거리 면에서 특출 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시기를 잘 맞춰서 이곳을 찾으면 다양한 계절꽃을 볼 수 있습니다. 벚꽃 (많지는 않음), 유채꽃, 해바라기, 수국, 그리고 코스모스까지... 무료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어서 주변을 지날 때 잠시 짬을 내도 좋습니다.

항파두리의 벚꽃
유채꽃과 외성
유채가 진 후에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다.
수국
해바라기밭
코스모스와 하르방

제주도의 사유지에서 키우는 유채꽃이나 해바라기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주인이 와서 1인당 1,000원씩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자라는 꽃인데 너무 야박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유채 같은 경우는 일부러 그 시기에 맞춰서 꽃이 피도록 파종을 하는 것입니다. 6월 말에 해바라기도 활짝 피는데 어떤 곳은 무료로 개방된 곳도 있고, 돈을 받는 곳도 있습니다. 제주도 곳곳에 다양한 꽃밭이 있지만, 항파두리성 안의 꽃밭은 제주도에서 관리하는 것이라서 사람들이 찾아와서 무료로 사진을 찍도록 만들어둔 것입니다. 주변의 해바라기 밭은 사유지로 보이지만 무료로 개방해뒀습니다. (그러니 해바라기를 꺾어가는 그런 일은 없어야...)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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