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방산
저게 뭐지?
제주에 처음 내려왔을 때 상당히 이질적인 풍경에 놀랐었다. 경이롭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제주시에서 평화로를 타고 중문으로 넘어가는 길에 멀리 생뚱맞게 쏟은 산이 하나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경사가 심한 산방산의 첫인상은 놀라움이었다. 여느 제주의 오름들은 경사가 완만한데, 제주에 쏟은 산이면 오름일 텐데 저런 오름도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후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산방산은 신비롭다.
제주에 오래 살다 보니 중문이나 서귀포로 넘어가는 일이 점점 줄었다. 멀기 때문이다. 그래도 근처를 지날 때면 산방산 사진을 자주 찍는다. 그리고 인터넷에 돌고 있는 사진을 모사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결국 실패하긴 했지만 그런 경험이 참 소중하다. 어느 날은 평화로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산방산 사진을 찍기도 했었는데, 브런치에 올리기 위해서 사진을 찾아보니 전에 디스크 용량 때문에 지워버린 것 같다. 아쉽다. 조만간 다시 평화로에서 본 산방산 사진을 찍어야겠다. 산방산 바로 아래에서, 사계해변에서, 화순해변에서, 멀리 수월봉과 가파도에서... 많은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을 모아봤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유채꽃과 산방산 사진을 모사하고 싶었다. 그저 유채꽃과 산방산을 함께 찍고 싶다면 산방산 바로 아래에서 돈을 주고 유채꽃밭 사진을 찍을 수도 있지만, 왠지 그러면 너무 초라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유채꽃이 필 무렵에 산방산 주변을 몇 해를 걸쳐 돌아다녔다. 위 사진은 2년 전에 처음 돌아다녔을 때 찍은 사진이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과 가장 유사하다. 그런데 그 사진은 이것보다 좀 더 가까운 위치에서 사진을 찍은 것 같다. 매년 꽃이 피는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 유명한 사진을 모사할 수는 없었지만... 나름 만족한다.
이날 사진을 더 다양하게 많이 찍어두지 못한 것이 늘 후회가 된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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