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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Dec 26. 2016

85. 세화씨의 나들이

세화해변

세화는 또 다른 월정리다.


3~4년 전부터 월정리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월정리의 옛 모습은 기억에서 희미하다. 2년 정도 전부터는 월정리가 그랬듯이 세화도 비슷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회사 동료 한 명이 세화 출신이라는 것만 알았지 세화가 정확히 어떤 동네인지도 몰랐었다. 주말에 북동쪽 해안도로를 타고 지나다 보면 세화오일장을 만나는데, 제주오일장에 비하면 십 분의 일도 안 되는 작은 규모다. 그래도 오일장이 열리는 곳 정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몰랐던 동네였다. 어느 순간부터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토요일 오전에 세화 벨롱장이라는 것이 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 참 부지런하다. 토요일 아침에 세화까지 찾아가다니...


그때까지도 세화장 옆에 있는 세화해변은 동네 사람들만 찾는 작은 해변에 불과했다. 월정리가 입소문이 나고 많은 카페와 식당이 몰려와서 상권이 형성되면서 조용한 월정리를 찾던 사람들이 더 멀리 밀려났다. 그렇게 평대나 세화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점차 늘었다. 세화해변 앞으로 나름 알려진 식당들과 카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월정리 해변의 의자 사진을 찍듯이 세화해변에서 사진 찍는 것도 이젠 제주 여행 필수코스가 됐다. 예전을 생각해보면 해안도로를 따라 성산으로 가고 오던 중에 세화에 정차해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거의 없다. 그저 늘 보던 여느 바다와 해변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작년에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지난겨울까지는 한산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아직은 월정리만큼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멀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변하기 전의 월정리 사진을 제대로 찍어두지 못했던 것이 후회했듯이 세화의 모습을 제대로 남기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것 같아서 요즘은 지나가면서 사진을 많이 남기는 편이다.

세화바당

여느 바다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맑은 날의 물빛은 원래 이랬다. 멀리 부두가 있고 등대가 있다. 그냥 작은 어촌마을이다.

세화씨의 벤치

세화해변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월정리의 의자처럼 이 제방둑에 놓아둔 의자와 화분 때문이었을 거다. 이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입소문을 탔다. 세삼스럽지도 않지만...

꽃과 바다
다양한 건물과 식당, 카페가 많이 들어왔다.

과거의 대한민국의 해안선을 망쳐버린 것은 특색 없이 들어선 횟집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그 자리를 식당과 카페, 펜션/리조트가 대신한다. 세화에는 나름 예쁘고 특색 있는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다. 그나마 최근에 디자인에 관심 있는 젊은 주인들의 취향을 반영했으리라... 그런데 역으로 건물들마다 모두 제각각이니 통일성이나 일관성이 없다. 개별 건물은 예쁘고 특색 있는데, 마을로써는 영 꽝이다. 산토리니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통일성 안에서 개성이 발현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


사람들이 세화를 좋아하는 것은 잘 알려진 밥집과 카페가 많이 생겼다는 것도 있지만, 앞에 보이는 바다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특히 맑은 날, 물이 찼을 때 모래톱 위의 물빛은 나의 시선을 거부하지 않는다.

바다
물이 빠진 세화해변
세화모래사장
산책중인 커플... 염장

세화해변은 이제 연인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 해변가에 나란히 앉아서 바다를 본다. 의자를 마주보고 앉아서 기념 사진을 남긴다. 패턴이다.

세화바당은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다. 아니, 둘이라서 좋은 거겠지...
프레스 경쟁
셀프웨딩의 필수코스
세화오일장에서 보는 세화해변

T: http://bahnsville.tistory.com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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