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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Jul 17. 2017

미드 쥴라이 (mid-July)

7월의 어느 무더운 주말

많이 덥습니다. 육지에 물난리 소식이 들리던 지난 주말은 참 더웠습니다. 장마가 가뭄을 완전히 해갈하지 못했는데 공기 중의 무더움은 여과 없이 밀려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절실하지만 한편으론 미친 듯이 밖에서 담을 흠뻑 흘리고 싶은 충동도 느껴집니다. 1~2주가 지나면 지금 우리를 힘들게 하는 열대야가 오히려 그리워질 것입니다.


예년보다 늦게 폈지만 화려했던 수국도 그 끝을 향하던 지난 주말에 또 어디에서 어떤 사진을 찍을지를 고민했습니다. 그때 마침 생각난 것이 연화지의 연꽃입니다. 7월 초중순이면 저수지를 뒤덮은 연잎과 화려한 자태의 연꽃이 제철입니다. 종교적 색채와 저의 배타성으로 연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릴 적 동네 저수지에서 따먹던 연밥의 기억이 여전하기에 7월이면 연례행사처럼 하가리를 찾곤 합니다.

하가리 연화지

연화지 주변의 더럭분교를 찾는 많은 관광객으로 좁은 길은 더 복잡해지고, 또 주변에 많은 카페와 건물이 생겨납니다. 연화지 뒤쪽으로도 새로 짓고 있는 건물이 보입니다. 또 몇 년이 지나면 이곳의 풍경도 많이 변해있을 것입니다.

개구리 왕눈이가 금세 뛰쳐나올 것 같은 연화지를 지나서 더럭분교에 잠시 들렀습니다. 광고 때문에 유명해진 학교지만, 이젠 색이 많이 바랬습니다. 찾아오는 광광객수에 비례해서 여러 피해사례도 늘어납니다. 교통은 늘 혼잡합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민원 때문에 경찰차도 출현해서 불법 주정차된 차들을 몰아냅니다. 학교 갓길로 다니고 잔디밭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있지만 그런 것이 무시된 지는 오래입니다.

더럭분교... 색이 많이 바랬다.

연화지의 연꽃이 조금 불만족스러워서 서귀포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법화사로 추정되는 곳에 흰 연꽃이 피는 걸 인터넷으로 우연히 봤었는데, 작년에 찾았을 때는 볼 수 없어서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가봤습니다. 가는 길에 소길리 (이효리 마을로 알려진 곳)의 소길역이라는 혼밥 식당에서 사고초려만에 점심을 해결하고...

법화사의 저주지도 연잎으로 가득 채워졌다.
흰 연꽃

렌즈를 바꿔가면서 두세 바퀴를 돌면서 여러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비가 오면 왕눈이가 비를 피해 왕눈이가 풀피리를 불고 있을 듯하다.
낙화한 연꽃

올해 들어와서 주말에 하루는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고 하루는 가급적 집이나 사무실에 들러서 논문을 읽거나 밀린 글을 적거나 그렇게 조용히 보내고 있습니다. 전 날 돌아다녔기에 일요일 오후에 사무실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조천해안도로에서 본 바다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

조천해안도로를 따라서 함덕서우봉해변까지 갔습니다. 물이 빠졌을 때가 더 아름답지만 날씨가 좋을 때의 함덕은 여느 외국의 해변과 다르지 않습니다.

함덕서우봉해변 (서쪽 해변)

함덕을 지나서 동쪽으로 뭉게구름을 쫓아서 좀 더 운전해 갔습니다.

천공의 성... 구름이 몽글몽글.

너무 더워서 선풍기가 고장 나서 연기가 피어납니다.

마방목지에 방목중인 제주마

마방목지를 경유해서 돌아오는 길에 말 사진도 남깁니다. 니들이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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