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제주담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juGrapher Oct 12. 2015

22. 용의 머리를 돌며

용머리해안

나도 제주도에 여행 가고 싶다.


이미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이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저도 그냥 여행객으로 제주도를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몇 시간 짬만 내면 산으로 바다로 바로 갈 수도 있지만, 머리가 복잡해지면 그냥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을 잠시 접어두고 떠나는 여행객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어쩌면 여행을 준비하는 그 설렘을 느끼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만약 내가 제주도로 여행 온다면 첫째날은 동쪽의 비자림을, 둘째날은 서쪽의 용머리해안을 갈 것이다라고 늘 다짐합다. 지난 주에 휴양림을 소개했기에 오늘은 우선 바다로 떠납니다.


제주공항에서 평화로를 타고 중문으로 가다 보면 멀리 특이하게 쏟은 산방산이 보이고, 그 아래쪽에 퇴적층 해안이 보이는데 바로 용머리해안입니다. 용이 머리를 내려놓은 형상을 닮았다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대부분의 제주 해안가는 용암이 굳어서 형성됐는데, 특이하게 용머리해안은 퇴적암이 오랜 풍파에 침식되어 현재의 모습을 이뤘다. (참고로 서귀포 새연교 옆에 서귀포층도 비슷한 과정으로 형성됐다.) 산방산 일대를 여러 번 지나다녔지만 처음에는 용머리해안을 외면했었고 별로 특이할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예상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주에서 입장료가 1~2,000원인 자연경관은 돈 아깝다는 생각 없이 들어가보는 게 좋습니다. 입장료를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제주도민은 무료 입장인 경우가 많다.) 입장료를 내면 산방산의 산방굴사도 함께 올라가 볼 수 있습니다.


여행 온 사람들에게 용머리해안을 추천해주지만 정작 저는 두 번 밖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처음 이 글을 적은 후에 다시 찾아가서 사진을 찍었으나, 이 글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보수공사 때뿐만 아니라,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파도가 높으면 위험해서 당연히 출입이 제한됩니다. 하멜의 제주도 도착을 기념하기 위해서 입구에 서양식 범선 모형/박물관을 만들어놨는데, 정작 하멜이 처음 제주도 도착한 장소는 용머리해안이 아니라 제주의 북서쪽 해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듣기로는 예산이 부족해서 범선을 실물보다 작게 제작했다고... 하멜 표류기를 기념하는 것은 좋은데, 생뚱맞게 '굳이 왜 이곳에 이렇게?'라는 생각입니다.


두 번 방문에서 모두 반시계 방향으로 해안을 돌았기에 편의상 사진도 반시계 방향으로 나열했습니다.

용머리해안은 산방산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용머리해안의 초입인데, 멀리 형제섬이 보인다.
용머리해안 초입
제주도 해안은 어디를 가나 낚시꾼이 있다.
멀리 한라산도 보인다.
침식된 퇴적암층이 참 멋지다.

작년 11월에 이 부근에 낙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이곳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12월까지는 대체로를 만들겠다는 공지가 있지만, 여전히 공사는 시작도하지 않았습니다.

퇴적암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을 찍으면 좋다.


용머리해안을 돌아나오면 다시 산방산이 보인다.
잠시 뒤돌아본 모습
시계방향으로 돌면 초입에 신비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처럼 바위 구멍이 있다.
화순금모래해변에서 본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