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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Jan 25. 2016

37. 승기오름

한라산 사라오름

물론 제주에 승기오름은 없다.


한라산 성판악 휴게소에서 거침없이 6km 정도를 힘겹게 올라 그곳에 다다랐다. 바로 사라오름이다. 2010년 가을에 입산 통제가 풀렸는데 겨울을 보내고 봄이 돼서야 처음으로 찾았다. 봄을 기다리는 동안 1박2일 팀의 이승기씨가 먼저 그곳을 찾았고 그렇게 유명해졌다. 그나마 다행은 제주의 다른 곳과 달리 유명해졌어도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는 점이다. 성판악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사라오름이 아니라 백록담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라오름을 놓치고 백록담만을 본다면 한라산을 헛 찾은 거나 다름없다. 특히 맑은 날 사라오름 분화구에 물이 가득 찼을 때를 놓쳤다면...


총 세 번을 찾았다. 2011년 봄에 처음,   지난겨울 눈 왔을 때, 그리고  지난가을...


처음 찾았을 때는 분화구 호수에 물이 적당했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온 후에는 등산로를 덮어버리고 한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 바짝 말라 버린다. 사라오름에 다다르면 위의 대문 사진의 풍경이 펼쳐진다. 첫 등반에서는 사진을 다양하게 많이 찍어두지 않았던 점이 후회된다. 호수를 돌아가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서귀포가 훤히 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사라오름 분화구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운해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서귀포

두 번째는 겨울에 찾았다. 눈 덮인 한라산은 언제나 옳다. 브런치를 시작한 후로 여태껏 한라산을 아껴뒀다. 나의 포토 앨범에 있는 한라산 사진은 대부분 겨울에 찍은 것들이라서 기다렸다. 오늘 사라오름을 시작으로 봄까지 여러 차례 눈 덮인 한라산의 모습으로 채워질 것 같다. 두 번째 찾았을 때는 올라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냥 그랬다. 겨울이지만 눈도 아직 많이 쌓인 것 같지 않고 날씨고 화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올랐다. 후회할 뻔했다. 어차피 오르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겠지만... 이번 겨울에도 사라오름에 몇 번 오를 것 같다. (이 글이 공개됐을 때는 이미 사라오름을 또 찾은 다음일 듯하다. 글을 적는 지금은 11월 24일.)

안개 (구름)에 쌓인 사라오름
눈꽃을 핀 사라오름의 나무들
사라오름의 눈꽃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세 번째는 가을 사진을 찍기 위해서 올랐다. 송당리의 어느 식당에서 본 사라오름에서 찍은 가을 사진을 본 후로 가을을 기다렸다. 막상 올랐지만 그 사진을 재현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 전에 분화구에 물이 가득 차있었는데, 일주일 사이에 호수가 바짝 말랐다. 사라오름 호수가 아니라 가을 한라산을 보기 위해 등산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한다.

사라오름에 도착했다. 그런데 물이 없다.ㅠㅠ
그래도 날씨는 화창했다. 호수가 찼더라면 완벽했는데...
아쉽다. 파란 호수가 그립다.

글을 적고 공개를 기다리는 동안 한 번 더 사라오름에 올랐다. 겨울 사진을 찍으러 올랐는데 눈도 없고 안개만 자욱해서 몇 컷 사진만 남기고 바로 내려왔다.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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