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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Jun 20. 2016

58. 미지의 세계로...

제주의 숲터널

이 길의 끝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긴 가로수길을 천천히 걷거나 드라이브하는 것만큼 상쾌한 휴식은 없다. 제주에 그런 길이 여럿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성판악을 경유하는 516도로를 이용해서 서귀포로 넘어가다 보면 긴 숲터널이 있다. 산길이라서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그 길을 드라이브하면 기분이 좋다. 단점이라면 갓길이 없어서 잠시 정차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오토바이가 있었다면 자주 찾았을 것 같다. 아쉬운 대로 다른 숲터널을 소개한다. 담양이나 남이섬의 메타세콰이어길만큼은 아니더라도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숲터널이 여럿 있다. 특히 제주는 오래전부터 방풍림으로 삼나무를 많이 심어서 삼나무길이 많다. 휴양림 등에 포함된 잘 알려진 숲길은 가능한 제외했다.


교래리의 숲터널

작년 여름에 우연히 찾은 곳이다. 나무 품종은 정확히 모르겠다. 후박나무일까? 어쨌든 종종 지나가던 길의 샛길로 이런 숲터널이 있었다는 것을 오랫동안 모르고 그냥 지나쳤던 곳이다. 길의 끝에는 조금 생뚱맞은 건물이 나온다. 정확한 위치는 알려주고 싶지 않다. 나만 아는 곳으로 남겨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주에서 한 번 알려진 곳에는 사람들이 몰려와서 예전 모습을 상실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삼다수목장이나 새별오름 나홀로나무의 사유지에 경고문이 붙고 울타리가 쳐지는 것을 보면서 생각이 더 많아졌다. 물론 삼다수목장이나 나홀로나무를 종종 찾는다. 그러나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은 가급적 자재하고 특히 목초가 무성할 때는 출입을 삼간다.

교래리의 숲터널
안개낀 날.

샤이니길 (교래리)

최근에 웨딩 사진을 많이 찍는 '샤이니길'로 불리는 곳이다. 처음부터 이름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가 그렇게 부른 후로 그렇게 불리고 있다. 비자림로에서 교래사거리로 가는 길 오른편에 짧은 숲터널이 있다. 삼다수목장의 원래 입구 (사람들이 차를 세우고 삼다수목장에 들어가는 곳 아님) 맞은편에 있다. 오래전 방품림으로 심겼지만 지금은 그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예전에 지날 때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최근에 이곳을 지나면 앞에 주차된 차들을 늘 보는 편이다. 오픈된 공간이라서 누구나 찾을 수가 있지만, 앞쪽에 주차할 공간이 별로 없다. 가급적이면 삼다수목장 앞 쪽에 차를 세워두고 조금 걸어오는 것이 좋다. 사진 찍는데 입구에 차가 주차돼있으면 보기에도 좋지 않다.

샤이니길을 찾은 커플
눈이 온 후에...

이승만 대통령 별장 입구

비자림로를 타고 송당으로 가다 보면 오른편에 민오름이 있다. (길에서 바로 보이는 건 아니다.) 그 앞쪽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는 길 옆으로 삼다수가 길게 늘어서있다. 별장이 항상 오픈된 것도 아니고 가축 병충해 예방을 위해서 길을 막아둔 경우가 많다. 별장을 구경할 수 있는 요일과 시간이 정해져 있다.

이승만 별장으로 들어가는 길

머체왓

한라산의 남쪽에 머체왓길이라는 곳이 있다. 머체왓길을 걷다 보면 안쪽에 숲터널이 나온다. 단점은 큰길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있다는 점...

머체왓숲길

항몽유적지 앞길

애월 내륙에 들어가면 고려 삼별초 때에 별초군들이 사용했던 항목유적지가 있다. 밖으로 토성을 쌓고 안쪽에 건물을 지어둔 곳이고, 지금은 재단과 기념관이 있다. 그 앞쪽으로 굽은 숲길이 있다.

항몽유적지 앞길

천왕사 입구

한라산의 제주시 쪽 중산간을 가로지르는 제1산록도로 중간 부근에 천왕사와 석굴암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이곳도 삼나무가 길게 늘어서있다. 바쁘지 않다면 잠시 걸어보는 것도 좋다.

천왕사 입구

비자림로

관광객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숲길은 뭐니 뭐니 해도 비자림로일 것이다. 보통은 사려니숲길을 찾기 위해서 통과하는 곳이지만 그냥 이곳을 드라이브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사려니숲으로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불법 주차도 많이 됐던 곳인데, 최근에는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서 갓길이 정비돼서 이젠 드라이브하는데 큰 불편은 없다. (차를 댈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이라도 있으면 불법 주차하는 것은 여전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문근영씨가 나온 주유소 광고 촬영을 했던 곳으로 대한민국에서 아름다운 길에 뽑히는 곳이다.

비자림로

전농로

이상은 방풍림으로 심어둔 삼나무길이었는데, 제주의 봄은 역시 벚꽃이다. 제주에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많은 곳이 있지만, 벚꽃축제 때면 길을 막아서 차가 못 다니게 하는 전농로만 한 곳도 없다.

전농로 벚꽃

제대 앞 벚꽃길

제주에서 벚꽃길로 제주대 앞을 빼놓을 수 없다.

제대앞 벚꽃
폭설이 왔을 때
벚꽃길 중간에 교수아파트로 들어가는 길

글을 적은 후에 다시 찾아서 더 나은 사진을 찍은 곳도 있지만, 일단 처음 적을 때 사용했던 사진을 그대로 뒀다.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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