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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Jun 15. 2016

S18. 안개 속의 산책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

지난 토요일(6.11)에 사려니숲길에 다녀왔습니다. 지금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 기간 중(6.04 ~ 6.18)인데, 1년에 딱 한번 통행제한 구역을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남연구시험림' 구간과 '성판악 ~ 물찻오름' 구간을 통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몇 년째 안식년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물찻오름도 한시적으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사려니숲길에 사람들이 많이 찾고 복잡해서 원래는 따로 방문할 계획이 없었지만 막상 이번이 아니면 한남연구시험림 구간을 찾지 못할 것 같아서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섰습니다.


아침 6:30에 남조로 입구로 갔습니다. 비자림로 쪽은 주차를 하기에도 마땅찮고 (4.3평화공원이나 한라생태숲에 주차를 하면 무료 셔틀로 입구로 이동 가능) 남원까지 16km로 남조로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2km는 더 걸어야 하기 때문에 남조로로 향했습니다. 그래서 남조로 입구에서 출발해서 월든과 시험림을 경유해서 사려니오름까지 오르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물찻오름은 안식년 전에 (지금처럼 사려니가 알려지기 전... 원래 사려니숲길은 그저 양봉이나 버섯 재배 등을 위해서 통행하던 길이었는데, 지금은 제주의 대표 트래킹 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번 찾아갔었고, 막상 가는 건데 조금 긴 남조로 ~ 사려니오름 코스를 택했습니다. 행사 중에는 무료 셔틀로 사려니오름까지 걸어온 트래커들을 다시 남조로 등으로 이동시켜주기 때문에 이 코스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일찍 가서 셔틀을 이용하지 못했다는..ㅠㅠ)


행사 기간이 거의 끝나가지만... 사려니오름에서 사려니입구로 가는 무료 셔틀은 평일 13:00 / 주말 12:30에 있기 때문에 괜히 너무 일찍 가지 마세요.


* 모든 사진은 100mm 단렌즈만 찍었습니다.

트래킹의 시작
삼다수나무숲... 안개가 살짝 껴서 조금 몽환적인 분위기도 납니다.

날씨가 좀 좋아질 것을 기대하고 길을 나섰는데, 갈수록 안개가 더 짙어지고 나중에 사려니오름에 올랐을 때는 아래가 완전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안개 속을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길 옆으로 막 수국도 피기 시작했습니다.
산수국
삼나수숲길
송이길
다시 삼나무숲길

트래킹을 시작할 때부터 앞서 갔던 분들인데, 사진을 찍으면서 다소 천천히 걸어가느라 사진에 계속 뒷모습을 담게 됐습니다. 풍경 사진이지만 적당한 곳에 사람이나 동물 등의 피사체가 있으면 더 괜찮은 장면이 잡힐 때가 많습니다.

어느 새 3명에서 5명으로...
2km정도 걷고 나서야 앞서 가던 분들을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산담

사려니숲길로 3km 정도 들어간 곳인데, 이곳에도 무덤이 있었습니다. 제주에서 무덤이 생소한 것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고인이 평소 생활하던 집이나 밭 주변에 무덤을 만들고 이렇게 산담을 쌓아뒀습니다. 간혹 사람들이 잘 찾기 어려운 곳에서 이렇게 산담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산담은 각진 마름모형인데, 이 산담은 특이하게 둥글게 쌓아놨습니다.

떼죽나무 꽃이 숲길에 모두 떨어져있습니다.

남조로에서 약 3.5km를 걸어오면 월든 삼거리가 나옵니다. 앞으로 계속 가면 물찻오름이 나오고 비자림로까지 이어집니다. 왼쪽 (남쪽)으로 돌아가면 사려니오름이 나옵니다. 평소에는 통제하는 한림연구시험림 (사전 등록한 300명에 한해서 매일 출입 가능)을 통과해서 서귀포 남원/한남으로 이어집니다.

사려니오름으로 내려 가는 길
숲길
엄청 큰 달팽이

안개 끼고 비가 조금 내려서 달팽이도 바깥 구경하러 나왔습니다. 보통 달팽이는 엄지손톱만한데, 이건 거의 큰 밤송이보다 컸습니다. 지금 모니터로 보는 크기가 실제 크기와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조금 쌩뚱맞게 군데군데 놓여있습니다. 보통 시멘트나 흙길인데...
화상 송이 자갈을 뚫고 자란 풀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

트래킹하는 동안 백마엘 (100mm Macro L 렌즈)만 마운트해서 사진을 찍었더니 다양한 화각의 모습을 담지 못하는 아쉬움과 답답함이 있지만 렌즈를 교환하지 않고 이런 사진을 그냥 찍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조금의 귀찮음만 극복하고 매번 렌즈를 교환할 수도 있었지만 (이게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장점이자 단점) 단렌즈만으로 트래킹을 마치면 어떤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또는 하나의 화각에 적응하면 어떨까?라는 나름 실험 아닌 실험이었습니다.

커밍순...

통제 구간 (한남연구시험림 ~ 사려니오름)의 사진은 다시 올리겠습니다. 한 2달 뒤에?


사려니숲길에 대한 설명은 이전 글로 대신합니다.

https://brunch.co.kr/@jejugrapher/41

https://brunch.co.kr/@jejugrapher/54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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