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제주담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juGrapher Jun 13. 2016

57. 한라산 중산간을 가로질러

제1산록도로 주변의 풍경

제주에는 올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제주 관광의 대표 상품은 올레였다.  올레뿐만 아니라 다양한 둘레길과 테마길들이 있다. 한라산 둘레길도 있고, 추사유배길도 있고, 갑마장길도 있고, 아라둘레길도 있고... 공통점이라면 모두 걷는 길이다. 시간이 많다면 제주를 온전히 걸어서 여행할 수 있겠으나, 2박 3일 또는 3박 4일의 짧은 여행 기간 동안 오롯이 걷기만을 할 수는 없다. 버스는 타면 정해진 노선대로만 욺직이고, 택시를 타면 기사님의 선택에 좌우되고 경유지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 수단으로 차량을 렌트하는데, 그렇다면 제주의 도로 쳬계를 미리 이해해두고 적당한 코스를 잡아야 한다. 단순히 유명 관광 포인트만 구경할 거라면 내비가 알려주는 길을  따라가면 되겠지만...


제주시를 기준으로 볼 때, 제주의 교통 체계는 기본적으로 서귀포 (중문이나 성산 등 포함)로 가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해안가를 따라서 한 바퀴를 도는 일주도로나 제주도를 가로지르는 평화로, 516도로, 1100도로, 남조로 등은 모두 제주시에서 서귀포 등지로 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 남북으로 놓인 도로들이다. 그런데 제주-서귀포를 연결하는 것이 아닌 동서를 그냥 가로지르는 도로가 둘 있다. (물론 제주시권이나 서귀포시권 내에서 동서도로는 많다.) 한라산 중산간을 가로지르는 산록도로다. 제주 쪽은 제1산록도로, 서귀포 쪽은 제2산록도로다. 여행자들은 잘 이용하지 않지만 바쁘지 않다면 산록도로를 이용해볼 것을 권한다.


어느 도로를 택하느냐는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나는 산록도로 (특히 제1산록도로)를 많이 이용한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서 (약간 굽은 코스도 있으나) 드라이브하기도 편하고 나름 주변을 감상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제1산록도로 주변의 사진을 모았다. 제1산록도로는 제주대학교가 있는 아라동에서 시작해서 제주-중문을 연결하는 평화로까지 이어진다. 평화로에서 계속 내려가면 애월과 곽지로 향한다. 제주에서 한라산 관음사코스나 윗세오름 (어리목 및 영실)에 가려면 제1산록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아래 지도에 대략 위치를 표시했듯이 아라동에서부터 평화로에 이르는 순으로 사진을 나열한다.

산록도로 초입

도깨비도로를 지나면 바로 관음사와 분리되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곳에서 보는 한라산의 경치를 참 좋아한다. 별로 대단한 스폿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 대자연 앞에 와있다는 웅장한 느낌을 받는다. 다음으로 어떤 장소를 소개할까를 고민하다가 이 경관을 보여주기 위해서 제1산록도로를 포스팅 주제로 선택했다.

겨울에 눈 온 뒤는 마치 얼음왕국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제주과학고/탐라교육원 앞

제주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나름 육지가 아쉬울 때는 굽이굽이 진 산 능선을 보고 싶을 때다. 제주도의 동서 쪽에 가서 한라산과 오름 능선을 볼 수도 있지만, 많이 아쉬운데 제주과학고 앞을 지날 때면 그런 갈증이 약간 풀린다.

가을에...
산록도로 옆의 메밀밭

산록도로 중간에 삼거리 로터리가 나오는데, 근처 (아마도 제주에서 가장 넓은) 메밀밭이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차로 산록도로를 달리다 보면 이 메밀밭을 바로 볼 수는 없다. 공동묘지 아래쪽에 갓길이 있는데, 그곳에 차를 세워두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에 하얗게 밭을 덮은 메밀꽃을 볼 수 있다. 메일은 이모작 할 수 있는데 (5월 말부터 6월 초), 봄에는 이곳에 보리를 키우는 듯하다.

메밀밭 옆의 도로 가의 억새
가을 정취가 물신 풍기는 한라산

삼거리 로터리 앞 (노루생이오름 맞은편)에 넓은 잔디밭 (판매용으로 키우는 곳)이 있다. 이곳에도 가끔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곤 한다.

안개가 짙은 날
운좋으면 무지개도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아라동에서 삼거리 (노루생이오름)까지 산록북로의 풍경이었다면, 이젠 삼거리부터 평화로까지 산록서로의 풍경이다.

가을 계곡

제주의 가을은 조금 밋밋한데, 어느 늦가을에 이곳을 지나면서 나름 가을색을 볼 수 있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장소인데, 가을에는 잠시 정차해서 구경할 것을 권한다.

한라산이 보이는 목장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폿인데, 제대로 찍어둔 사진이 별로 없다.ㅠㅠ

같은 장소
산록도로 끝 (평화로)에서 보는 한림과 비양도
저녁 일몰 (빛내림)을 보기에도 좋은 곳

제주의 유명한 관광 스폿들보다 대단한 곳은 아니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곳이지만 감동은 때론 이런 의외의 장소에서 받는다.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매거진의 이전글 56. 물가의 달 (涯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