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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Jun 07. 2016

56. 물가의 달 (涯月)

애월해안도로

길 위에서 인생을 배운다.


올레는 이제 제주를 대표하는 상품이 됐지만, 제대로 걸어본 올레 코스가 없습니다. 그냥 차를 타고 훅 가서 사진 몇 장을 찍고 다시 차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괜찮은 뷰가 있으면 또 잠시 정차해서 사진 몇 장을 남기고... 참 재미없게 제주 여행(?)을 합니다. 그래도 가끔은 한라산이나 오름을 오르기도 하고, 어느 시골 마을이나 길의 특정 구간을 걷기도 합니다. 운전할 때도 그렇지만 등산이나 걷기를 하면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들 수 있어서 좋습니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시작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사무실의 컴퓨터 앞이나 조용한 카페보다는 길 위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길에서 인생을 배웁니다.


제주 올레의 많은 구간이 해안도로와 겹칩니다. 여러 구간 중에서 제주에서 가장 가까운 애월해안도로를 종종 갑니다. 보통은 걷기보다는 한림 등으로 가기 위한 드라이브 경유길로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월해안도로는 제주공항에 가까운 하귀에서부터 애월 (한담해안)까지를 연결하는 해안 도로입니다. 제주의 북서쪽에 위치한 해안도로라서 저녁 일몰을 보기 위해서 일부러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제주의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애월해안도로도 이젠 애증의 공간이 됐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고 그러면 또 건물들이 들어서고 그래서 복잡하고... 처음 우연히 찾았을 때 이후로 해가 갈수록 변합니다. 늘 아쉬움을 토로하지만 마뜩한 해결책도 없고...


하귀 (동쪽)에서부터 애월 (서쪽) 순으로 사진을 올리겠습니다. 자주 찾는 곳이지만 마땅한 사진이 별로 없어서 개수를 채우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몇 년에 걸쳐서 흩어진 사진들을 모으느라 순서가 실제 지명순과 조금 다를 수도 있습니다.


구엄리 돌염전의 노을

낮에 찍은 사진으로 글을 시작하는 게 맞겠지만 위치 순으로 나열하다 보니 일몰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중엄샘물의 석양
큰 몽돌해안
자갈보다는 훨씬 큰 몽돌
올레 표식
애월 해안뷰
신엄포구 근처의 해녀상
신업포구 (HDR)
애월해안도로

직접 걸어보면 도로가 참 예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해안선을 따라서 많은 리조트, 펜션, 식당 등이 마구잡이로 들어와있어서 예전의 한적함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해안가로 밀려온 많은 관광, 생활 및 어업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일전에 제주도에 살고 있는 외국인 친구들을 중심으로 해안 정화작업에 참가했던 적도 있는데, 그런 정화 작업을 주기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 계속 먹고 있었는데, 좋은 일을 좀 더 하고 제주를 떠나야 할 텐데...

고내포구
애월항 (BW)
한담해안 시작부에서 찍은 석양

노을로 시작해서 노을로 끝마칩니다. 애월해안도로를 처음 찾았을 때는 당시에도 몇몇 리조트와 카페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번잡하지는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여느 바닷가처럼 횟집이 길게 널어선 것은 아니지만 이젠 수많은 건물들로 해안 경치가 망가졌고 찾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어떤 구간에는 불법 주정차 때문에 차를 타고 통과하는 것조차 힘들기도 합니다. 지역 상권에 환경세를 물려야 한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이젠 교통혼잡세까지 물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애월해안도로의 끝인 한담해안은 이전 글을 참조하세요.

https://brunch.co.kr/@jejugrapher/46


** 장소 추천받습니다. (여기 사진도 찍어주세요/올려주세요.)

T: http://bahnsville.tistory.com

M: https://medium.com/jeju-photography

F: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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