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 카이거나 테 피티이거나

기후변화와 해양생태계, 모아나

by 김정우

모아나는 넓은 바다 위 섬에 살고 있다. 그녀에게 섬은 이제까지 삶의 전부였다. 어릴 적 호기심은 바다 너머를 궁금하게 했지만, 현실의 책임감이 그녀를 더욱 섬에 안주하게 했다. 그녀에게는 책임이 있다. 차기 족장으로서 섬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그녀가 해결하고 있다. 부족민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가는 것이 바다 너머라는 호기심 보다 그녀의 삶에 더 중점이 되었다.

문제는 더 이상 부족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섬에서 벌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코코넛이 병들기 시작하고, 어획량이 매우 줄어갔다. 모아나는 처음으로 불가항력적인 문제에 봉착한다. 그녀의 인생의 스승이자 가장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할머니는 이 모든 게 태초의 여신, 테 피티가 심장을 잃고 나서부터라고 한다. 이로 인해 테 피티의 대척점에 있는 테 카의 어두운 힘이 점점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는 테 피티의 심장을 훔쳐 달아난 마우이로 하여금 다시 심장을 테 피티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다가 좋았음에도 아버지의 반대로 인해 섬 밖으로 나가지 못했었던 모아나는 할머니의 조언에 결심을 하게 된다. 아버지를 뚫고 모아나는 마우이를 찾아 무작정 바다로 나가게 된다. 그녀 마음에 자리 잡은 모험심도 있지만, 부족의 미래를 걱정하는 책임감도 그녀를 바다로 나가게 했다.

이처럼 모아나에게 바다는 단순한 자연환경이 아니라 정체성과 운명이 얽힌 존재였다. 그녀의 이름 자체가 폴리네시아어로 '바다'를 의미하듯, 바다는 그녀의 본질과 분리할 수 없는 일부였다. 바다는 그녀의 부족에게 생명과 풍요로움을 주는 원천이자, 때로는 두려움의 대상이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항해 정신과 미래를 상징했다.

모아나에게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다이듯이 우리 인류의 역사와 생존에도 바다는 필수적인 존재이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매우 넓다. 또한 지구상의 물의 97%가 바다에 있다. 바다는 지구의 열을 흡수하고 저장하여 지구의 온도를 유지시킨다. 또한 지구 전체의 물, 탄소 순환에 필수적이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다에는 수많은 생물들이 살아간다. 생물종 다양성 측면에서도 바다는 중요한 생태계이며, 인류에게도 중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그러나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바다 생태계는 위협을 받고 있다. 영화에서는 테카의 어두운 기운이, 우리 현실에서는 인위적인 기후변화(anthropogenic climate change)가 위협을 준다.

대기 중 인위적인 이산화탄소의 배출 증가는 기후변화를 야기했고 대기의 온도를 높이고 있다. 지구 시스템에서 지구온난화는 대기의 온도 상승으로 끝나지 않고 바다의 수온도 높이고 있다. 바다는 대기의 열의 90%를 흡수할 만큼 지구의 열 저장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 농도의 증가도 바다에 영향을 준다.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더 많이 녹아들면서 바다의 산성화 되고 있다. 수온 상승과 산성화는 용존 산소량과 영양 수준, 기초 생산(primary production)과 같이 해양 생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수온의 상승은 해양 생태계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바다의 온도는 생물학적 신진대사와 해양 생물의 분포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수온 상승으로 인한 영향은 다양한 분야로 파생된다. 우선, 해수면이 상승한다. 열팽창으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고, 수온 상승이 해빙과 빙하를 녹이면서 해수면 상승이 발생한다. 성층화(stratification)도 더욱 강화된다. 수온의 상승은 표층에 있는 물의 밀도를 낮게 만들어 부력을 높인다. 밀도가 낮아진 물은 하강하기 어려워 혼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따라서 층이 나누어지게 된다. 계절적으로는 여름철에 특히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여름철의 얇은 혼합층은 더 많은 열이 얕은 해수에 집중되게 해 해수면 온도 상승에 원인이 된다. 이렇게 상승한 해수면 온도는 표면을 더욱 안정화시켜 혼합층을 더욱 얕게 만든다. 안정하다는 것은 혼합이 감소했다는 의미이므로 영양염과 용존 기체의 하층 공급이 줄어 해양 생물의 성장과 화학 조성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물리적인 혼합에 의한 산소에 전달도 있지만 수온의 상승은 물에 녹을 수 있는 산소량은 감소케 한다. 이는 해양 생물의 호흡에 필요한 산소의 가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수요는 증가시킨다. 그리고 해양의 무산소 지대를 형성시켜 해당 지역에 해양 생물이 거의 서식할 수 없게 만든다.

바다의 온난화는 해류에도 영향을 준다. 해류는 따뜻한 해류와 차가운 해류가 존재하는데 이는 열을 이동시키면서 기후를 조절한다. 그러나 온난화로 인해 해류가 변화하면 온난한 서식지 종들의 확산이 촉진되어 지역 생태계의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다의 온난화를 넘어 비이상적인 수온의 상승은 소위 해양폭염이라고 지칭한다. 이는 해양 생태계 구조에 영향을 주며, 식물성 플랑크톤과 동물성 플랑크톤부터 해서 성장과 생존율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상위 포식자들에게도 영향이 이어진다. 이러한 극한 현상은 엘니뇨-라니냐(ENSO)와 같은 자연 변동 현상과 상호작용할 때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예를 들어 2015-2016, 2018-2019년 엘니뇨 발생 시 있었던 Blob이라 불리는 해양 폭염은 태평양 북동부의 비이상적인 고온을 야기했고 생물종의 대거 이동과 집단 폐사 등의 문제를 낳았고 이는 지역 어업에도 경제적인 피해를 주었다.


탄소의 흡수는 바다의 산성화를 야기하고 해양 화학분야에 영향을 준다. 바다는 산업혁명 이전부터 오늘날까지 인공 배출 탄소의 약 30%를 흡수해 왔다. 흡수된 탄소는 물과 반응해 탄산을 만들고 탄산은 수소 이온을 만든다. 이 수소 이온의 증가로 바다의 pH가 낮아지며 산성화로 이어진다. 산성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다. 석회질 생물의 경우, 산성화 된 환경에서 석회화, 생장, 생존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물고기나 무척추동물은 단백질 합성과 대사율도 저하된다. 산성화는 생물의 생리적, 행동적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며 후각구분 능력과 포식자-피식자 반응도 저하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생태계 내 종 간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


해양 온난화의 영향은 지구 곳곳에서 나타난다. 그중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은 북극지역이다. 북극해의 여름 해빙은 지난 수십 년간 감소해오고 있으며 50% 정도의 감소를 보인다. 이는 전 세계 평균보다 4배 정도 빠른 정도이다. 또한 대서양의 북극해로의 영향이 커지고 있으며 북극해는 이로 인해 더 따뜻해지고 염분이 높아진다. 캐나다에서는 이로 인해 해빙의 융해 증가, 해수의 담수화, 해안 홍수의 증가, 해안 침식 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빙하는 북극해뿐만 아니라 그린란드에도 많이 분포해 있다. 그런데 대서양의 온도 증가는 그린란드의 빙하 융해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해수면 증가 및 해수의 담수 유입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지구의 거대 해양 순환 중 하나인 대서양 자오면 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AMOC)에 영향을 준다. 빙하가 녹으면서 담수가 많이 유입되는 것은 북대서양 해수의 밀도를 감소시킨다. 북대서양 해수의 침강이 원동력이 되는 AMOC이기에 밀도가 낮아지면 침강이 더욱 어려워진다. 결국에는 AMOC이 약화되는 것이다. 북아메리카 서부 저역을 지나는 캘리포니아 해류의 온도 증가는 전복, 성게, 다시마처럼 해저에 사는 생물의 개체수 유지 및 분포에 영향을 준다. 특히, 토착종과 외래종 간의 예상치 못한 상호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온난화는 해양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열대 산호초가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그러나 해양 온난화로 인해 이 지역의 해양 생물들은 이미 생존 가능한 온도의 한계에 가까운 환경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취약성은 몇 년 전 발생한 대규모 산호초 백화 현상을 통해 이미 드러난 바 있다. 호주의 서태평양 연안에서는 약 1.8°C의 눈에 띄는 온도 상승이 관측되었으며,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의 근간인 플랑크톤 군집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온난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플랑크톤의 비율이 한랭한 지역의 플랑크톤보다 점차 높아지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인도양의 해양 경계 해류가 빠르게 온난화되면서 해안 생태계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온난화의 지속은 생물종 다양성의 중요한 온대 지역인 호주 연안을 점차 열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온도 변화가 아니라 전체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한편, 남극 지역은 해양 온난화에 대해 좀 더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해빙이 증가하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감소하는 현상이 공존한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해양 심층수의 가열이다. 이러한 변화는 해조류와 같은 기초 생물에 영향을 미치고, 이들을 먹이로 하는 다양한 생물종의 생존을 위협함으로써 전체 남극 해양 생태계의 다양성을 점차 약화시키고 있다.


해양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의 가장 큰 영향은 해양 생물군의 서식지 확대 및 축소이다. 온도 변화에 적응력이 뛰어나고 이주할 수 있는 종들은 변화한 환경에 맞게 살아갈 수 있다. 반대의 처지에 있는 종들은 멸종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온난화는 극 방향 혹은 더 깊은 층으로의 이동을 야기하며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토착 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물종 다양성의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 그중에서 해양 온난화에 취약한 생물종들은 그 수가 감소하거나 멸종할 것이다. 이것은 일부 열대 어류, 산호초를 형성하는 산호, 산호초 어류, 맹그로브, 해초류 종들의 경우에 해당하며, 이들의 풍부함은 서식지에서의 해양 온도 상승에 비례하여 감소하고 있다. 북극에서 지금과 같이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주요 먹이 종들의 서식지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어업에서 필요한 물고기나 해양 포유류에도 영향을 주며 더 나아가 북극 인근 해양 지역 사회의 해양 생태계에 의존하는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바다의 온난화 조건에서 적응을 잘하고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하면서 생물다양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종들도 있다. 낮은 온도로 인해 분포가 제한되던 고위도 종들도 따뜻한 물이 유입되면서 새로운 서식지, 먹이, 그리고 잠재적으로 더 적은 포식자에 접근할 수 있게 되어 더 번성이 가능한 종들도 있다. 산호초 군집 어류, 식물성 플랑크톤, 펭귄, 바다 새, 해면동물, 일부 바다에서 얻는 물고기와 해산물 자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변화의 방향이 각 생물종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는 앞으로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어떤 경우든 해양 생태계에는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임이 분명하다.


많은 관측 결과와 모델 연구를 통해 오늘날까지 해양 온난화와 바다의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명확히 밝혀졌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래 기후에서도 이러한 환경 변화는 계속해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신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CMIP6)에 따르면, 21세기 동안 해수면 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며, 이와 함께 표층 pH(산성도), 심층 용존 산소 농도, 광합성 유광층의 질산염 농도, 그리고 순 기초 생산은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질산염 농도와 순 기초 생산은 바닷속 영양분과 해양 생태계의 기초 생산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주목할 점은, 심지어 온실가스 배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줄이는 시나리오(SSP126)에서조차 해수면 온도 상승과 pH, 용존 산소, 질산염, 순 기초 생산의 감소라는 동일한 패턴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변화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지만, 변화의 방향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가장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고농도 배출 시나리오(SSP585)에서는 이러한 해양 환경의 변화의 폭이 더욱 클 것으로 예측된다.

지역별로도 해양 기후변화 정도의 차이가 있다. 한 연구에서는 과거 기후(historical; 1995-2014) 대비 미래 기후 시나리오(SSP126, SSP585; 2080-2099)의 변화를 살펴보았다(Venegas et al., 2023). 이 연구에 따르면 북반구는 가장 큰 온난화 경향성이 나타난다. 특히, 북극해, 태평양 고위도 지역 등이 그러하다. 이는 기온 상승으로 인한 지면 알베도 피드백 현상(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반사율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더 많은 태양 에너지가 흡수되어 기온이 더욱 상승하는 순환) 때문이다. 예외인 지역은 북대서양 중에서 그린란드 남쪽인데 이곳에서는 약화된 온난화 및 시나리오에 따라서는 온도 감소가 나타난다. 이는 그린란드에 빙하가 녹아서 바다로 유입되면서 발생한 결과로 예상된다.

pH의 감소는 특히 고위도 및 북극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북극해의 강한 수온 상승으로 인한 영향에 더해 해빙이 녹음으로써 담수가 유입되어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녹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pH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표층 아래 용존 산소량은 특히 북태평양 지역에서 더 큰 감소가 전망되며 인도양, 대서양, 태평양의 용승 지역에서는 증가가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델 간 불확실성이 크고 관측 경향성과 차이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 질산염 농도는 북극해, 적도 동태평양, 북대서양, 북태평양 지역에서 더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이러한 모델 결과는 신뢰도가 높고 모델 간 일치도도 높은 편이다. 순 기초 생산량의 변화는 지역별로 차이가 큰 편이다. 북대서양 및 태평양 적도 서부 지역에서는 감소가 예상되며, 북극해와 남극해에서는 증가가 예상된다.

북극해를 제외한 지역에서 미래기후의 층화는 보다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최대 혼합층 깊이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성층화의 강화와 최대 혼합층 깊이의 감소로 상층에서의 영양염 감소가 나타난다. 표층 아래에서 생성되는 영양염은 혼합이 제한되면서 표층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지역적 기초 생산 감소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북태평양이나 인도양에서는 이러한 층화나 혼합층 깊이 감소가 기초 생산의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데, 영양염의 수평이동, 질소 고정, 미생물 등 동적 변수에 대한 영향이 추가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미래 기후 시나리오에서는 계절 간 변동폭에도 변화가 생긴다. 특히, 해수의 산성도는 일정하게 낮은 상태로 유지되면서 계절 간 변동성이 줄어들고, 반대로 수온은 계절 간 진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해양 생태계가 계절에 따라 회복하거나 적응하는 능력을 저하시켜, 생물 다양성과 생태적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심층에서도 21세기 동안 해수 온도는 증가하고 산성화 되며, 용존 산소량은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표층의 변화폭보다는 작다. 이러한 심층의 변화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육지 근처의 대륙붕 해역과 북극해, 남극해에서 특히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반면 북대서양에서는 표층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냉각이 발생하는데, 이는 대서양 자오면 순환(AMOC)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심층 모델 연구에는 여전히 한계점이 존재한다. 표층 모델링에 비해 심층 환경 예측에서는 모델 간 불확실성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모델 간 불확실성이 시나리오 간 불확실성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즉, 어떤 배출 시나리오를 선택하느냐보다 어떤 기후 모델을 사용하느냐가 심층 해양 예측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후변화가 심층을 포함한 해양순환에 미치는 영향이 모델마다 크게 다르게 구현되기 때문이다. 또 컴퓨팅 자원의 제한으로 인해 모델의 해상도와 복잡성에 제약이 있고, 모델마다 해양 과정을 묘사하는 방식과 정확도가 다르며, 실제 해양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완전히 구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심층 해양 환경 변화에 대한 더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모델 연구의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과거 기후는 관측 자료와 모델 자료를 통해서 검증을 하면서 비교적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미래는 관측할 수 없기에 모델 연구에 의존해야하고,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더 존재한다. 미래기후 시나리오에서는 모델 간 변동성이 존재한다. 가장 큰 모델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해수면 온도이고, 가장 작은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바다의 산성도(pH)이다. 용존 산소 농도와 질산염 농도, 순 기초 생산도 큰 변동성을 보인다. 일부 변수들의 모델 간 변동성이 너무 커서 시나리오 간 차이보다도 더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모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아직 해당 변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과 모델마다 변수들을 어떻게 모의하는지에 대한 방식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기후 모델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IPCC 기후변화 보고서가 개정이 되면서 기후 모델 상호 비교 프로젝트(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CMIP)도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 학계의 연구와 협력을 통해 모델이 점차 개선되면 변동성도 줄어들고 보다 신뢰 있는 연구도 가능해질 것이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미래기후의 해양 기후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실제로 해양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은 수십 년에 걸친 협상 끝에 유엔 공해 조약(High Seas Treaty)으로 알려진 합의에 도달했다. 이는 국가 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바다를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제 조약이다. 다자 조약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해양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함으로써 해양 자연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고무적인 성과이지만, 이 조약으로 새롭게 제안된 보호구역뿐만 아니라 기존의 보호 및 비보호 해양 생태계 역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계속 증가하고 파리협정의 온도 제한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다면 여전히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해양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 지속 가능한 해양 관리에 대한 지속적인 옹호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영화 모아나에서 테 카는 결국 테 피티가 심장을 잃으면서 변한 모습이었다. 지구도 마찬가지이다. 지구는 생명을 주는 테 피티와 같을 수도 있고 생명을 앗아가는 테 카일 수도 있다. 인류의 생활로 인한 기후변화는 지구를, 특히 우리의 바다를 테 카처럼 변모시키고 있다. 해수면 온도 상승, 해양 산성화, 용존 산소 감소, 영양염 감소, 이 모든 변화는 마치 모아나 이야기에서 테 피티가 심장을 잃었을 때처럼 바다의 생명력을 앗아가고 있다. 영화에서는 심장을 돌려주면서 테 카는 순식간에 테 피티로 되돌아왔지만, 우리 지구의 해양 시스템은 그렇게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다. 바다의 열 흡수, 심층 해류의 변화, 생태계의 변화는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될 것이며, 어떠한 변화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의 변화가 단지 우리 세대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듯이, 이 문제는 우리 이후의 세대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며 그들도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들은 이미 변화된 바다 환경 속에서 새로운 적응 전략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가 테 피티를 테 카로 만드는 일은 적어도 멈춰야 하지 않을까? 탄소 배출을 줄이고, 해양 보호구역을 확대하며, 지속가능한 어업을 실천하는 것은 모아나가 테 피티의 심장을 찾아 나섰던 것처럼, 우리가 바다의 심장을 지키기 위해 나설 수 있는 첫걸음이다.











참고 자료

Alexander, M. A., Scott, J. D., Friedland, K. D., Mills, K. E., Nye, J. A., Pershing, A. J., & Thomas, A. C. (2018). Projected sea surface temperatures over the 21st century: Changes in the mean, variability and extremes for large marine ecosystem regions of Northern Oceans. Elem Sci Anth, 6, 9.

Kwiatkowski, L., Torres, O., Bopp, L., Aumont, O., Chamberlain, M., Christian, J. R., ... & Ziehn, T. (2020). Twenty-first century ocean warming, acidification, deoxygenation, and upper-ocean nutrient and primary production decline from CMIP6 model projections. Biogeosciences, 17(13), 3439-3470.

Venegas, R. M., Acevedo, J., & Treml, E. A. (2023). Three decades of ocean warming impacts on marine ecosystems: A review and perspective. Deep Sea Research Part II: Topical Studies in Oceanography, 212, 10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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