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는 핵전쟁으로 인해 세상이 황폐화되고, 물이 무엇보다 귀한 자원이 되었다. 물은 권력의 상징이 되었고, 사람들은 떨어지는 물을 받으려 물고기 떼처럼 몰려든다. 메마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퓨리오사와 맥스는 치열한 환경 속에서 과거의 상처를 안고 나아가는 인물들이다. 각각 어머니와 딸이라는 존재를 떠올리며, 그리움과 상처가 그들을 옥죄어 더 이상 유의미한 삶을 방해한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과거에서 벗어나 새롭게 살아가고자 결심한다. 처음에는 막연히 낙원을 찾으려 하지만, 곧 그런 곳은 없다는 현실을 깨닫는다. 눈앞의 두려움 속에 가려져 있던 녹지를 발견하고, 그곳을 향해 나아간다. 그들은 메마른 땅 위를 적시는 물처럼, 조금씩 스며들어 변화를 이끌어낸다. 그들은 시대의 개척자이자 구원자로서, 황폐화된 세상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 간다.
기후변화와 물
오늘날 기후를 변화시키는 것은 영화 속 핵전쟁이 아니다. 인간의 활동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야기했고, 이는 기후변화로 이어졌다. 기후변화가 지구를 영화 속처럼 반드시 사막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현실에서의 변화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한쪽 극단으로만 치우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물순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극한 강수(extreme precipitation)와 가뭄이 대표적인 예다.
극한 강수
극한 강수는 쉽게 생각하면 강수량이 많다는 것이며,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강수가 내린지와 관련이 깊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내에서 극한 강수의 빈도와 강도는 앞으로 모두 증가할 것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관련 있다. 기온의 상승으로 대기가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도 증가했다.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포함하면서 강수 강도가 더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는 열역학적 변화가 극한 강수 증가에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의 기후전망 시나리오에서 강수량 증가가 예상되며,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SSP585)의 경우, 2100년까지 지금보다 강수량이 약 1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강수 변화도 주로 열역학적 요소에서 기인하며, 앞으로 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열역학적 변화 외에도 엘니뇨, 라니냐와 같은 역학적 현상이 기후변화로 인해 변화하면, 지역적인 극한 강수의 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해수면 온도 상승 역시 폭우에 영향을 미친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해수면 온도 상승이 열대저기압(태풍)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킬 전망이다. 육지에 상륙하는 태풍의 경우 강도가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폭우가 더 빈번하고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인간 활동 중 도시화도 극한 강수에 영향을 미친다. 도시 지역의 면적 증가는 극한 강수의 강도와 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도시가 더욱 발달해 가면서 도시 내 건물과 불투수층도 증가한다. 이로 인해 도시 열섬 현상이 발생하며, 주변 지역과의 온도 차를 증가시킨다. 온도 차의 증가는 대류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하여 강수를 강화시킨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도시화로 인한 강수 변화는 도시 문제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가뭄
기후변화는 가뭄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뭄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단순히 강수량 감소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가뭄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에는 강수량 감소와 증발량 증가가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뭄을 기상학적 가뭄이라 부른다. 또한 토양 수분의 감소(농업적 가뭄), 하천 유량이나 저수지 수량의 감소(수문학적 가뭄)도 가뭄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회·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가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영화 매드맥스 속 가뭄은 이러한 복합적인 특징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비가 잘 내리지 않고 하천도 흐르지 않으며,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강수량 감소(precipitation deficit)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대기 정체 현상(blocking)으로 인한 고기압의 장기적인 정체다. 과학 시간에 배운 것처럼, 고기압이 형성되면 맑은 날씨가 이어지지만, 오래 머물면 강수가 억제되어 기상학적 가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북대서양 진동(NAO)이나 엘니뇨-라니냐(ENSO) 같은 대기 순환 패턴도 가뭄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뭄의 양상은 지역마다 다르다. 1.5°C의 온난화만으로도 남아프리카, 호주 남부, 지중해 지역, 남아메리카 북동부에서 가뭄 위험이 커진다. 기온이 2°C 상승하면 호주 동부,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북부까지 영향권이 확대되며, 4°C 상승이라는 극단적 시나리오에서는 유럽과 남아메리카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가뭄이 심화될 전망이다.
토양수분도 가뭄에 주요 변수 중 하나이다. 토양 수분은 가뭄의 자기 심화(self-intensification)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강수량 감소와 함께 토양 수분이 줄어들면, 증발산(evapotranspiration)*도 감소한다. 이는 대기의 증발 수요를 증가시키며, 결과적으로 강수가 줄어들고 토양 수분은 더욱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은 가뭄을 장기화하고 심화시킨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토양 수분 감소는 강수량 감소보다 더 넓은 지역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남부 유럽, 북아메리카 남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남부·동부, 호주 남부, 인도, 동아시아 등이 토양 수분 감소가 심화될 지역으로 예상된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RCP4.5* 및 RCP8.5 시나리오 모두에서 2100년까지 토양 수분 감소가 전망된다. 계절적 차이도 존재한다. 북반구 겨울철에는 강수량 감소와 토양 수분 감소가 중첩되는 지역이 많고, 여름철에는 강수량 외에 증발산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발(evaporation)과 식물의 증산(transpiration)을 모두 포함해서 일컫는 말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 대표농도경로, 온실가스 농도에 따른 기후변화 시나리오로, 숫자는 지구 평균복사강제력(W/m²)을 의미하며, 이는 온실가스로 인해 대기 중에 추가로 축적되는 에너지양을 나타내며, 숫자가 클수록 기후변화의 정도가 더 심함
기상학적 가뭄(강수량 및 증발산 감소)은 수문학적 가뭄(하천 유량, 저수지 및 지하수 감소)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복잡하며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지역의 지형, 토양 특성, 토지 피복(land cover)과 같은 물리적 특징, 그리고 인간의 개발 활동이 수문학적 가뭄의 강도와 확산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눈도 수문학적 가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눈 덮임의 양과 녹는 시기는 하천과 저수지와 같은 수자원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로 인해 눈 덮임이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물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남부 유럽의 알프스에서는 여름과 겨울 모두 하천 유량이 줄어들어, 2050년까지 약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서부에서는 2°C의 기온 상승으로 겨울철 눈이 수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는 비율이 22% 줄어들고, 4°C 상승에서는 이 비율이 70%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가뭄을 정량화하고 연구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가뭄지수를 사용한다. PDSI(Palmer Drought Severity Index)와 SPEI(Standardized Precipitation Evapotranspiration Index) 같은 지수가 대표적이다. 이 지수들은 강수량뿐만 아니라 기온, 증발산, 토양 수분 등의 변수를 반영해 가뭄의 다양한 특성을 평가할 수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러한 지수들이 예측하는 가뭄은 특정 지역에서 더욱 심각하고 빈번해질 전망이다. 기상학적 가뭄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나타날 것이며, 북아메리카, 유럽,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호주 남부 등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기상학적, 농업적, 수문학적 가뭄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5°C와 2°C 상승 시나리오에서도 지중해 지역, 남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몬순 지역, 중앙아메리카 등에서 가뭄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4°C 상승 시에는 동남아시아, 호주 동부 등에서도 가뭄이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의 양상은 단순한 강수량 감소뿐만 아니라 토양 수분 부족, 증발산 증가, 눈 덮임 감소 등의 요인과 맞물려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북반구 겨울철에는 강수량 감소와 토양 수분 감소가 중첩되며, 여름철에는 높은 증발산으로 인해 수문학적 가뭄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가뭄의 영향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더욱 빈번하고 강한 가뭄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수자원
기후변화는 수자원 시스템에 변화를 야기하며, 이로 인해 물의 가용성과 수질에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현상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익사, 부상, 거주지 피해 등 직접적인 피해와 수인성 질병 전파와 같은 간접적인 위험도 커지고 있다. 도시화, 경제 성장, 소비 패턴 변화, 그리고 농업 생산성의 향상으로 인한 물 수요의 증가는 에너지 생산, 식량 안보, 경제 전반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결과, 물의 가용성은 불규칙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물 관련 문제는 사회적 약자와 특정 집단(여성, 빈곤층 등)에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 부족과 가용성의 변동성은 식량 생산, 위생, 건강 등에 악영향을 주어 기후변화와 관련된 물 위험이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과 인간 활동으로 인해 수자원은 오염되고 있다. 기온 상승과 폭우로 인해 다양한 물질이 유출되어 오염 물질의 양이 증가하고, 가뭄 시에는 물의 양이 줄어들어 오염 물질의 농도가 높아진다. 홍수 상황에서는 하수 처리 시설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오염 물질 처리가 제한될 수 있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육지로 염분이 유입되게 하여 지하수를 오염시킬 위험이 있다. 이와 함께, 수자원과 관련된 생태계는 이미 상당한 파괴를 겪었으며, 이들 생태계가 제공해 왔던 물 정화, 탄소 포집, 홍수 완화 등의 기능도 크게 제한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앞으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더욱 불안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적응과 완화
기후변화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큰 제약을 가한다. 기후변화와 물 문제는 세대 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속 가능한 물 관리와 개선된 수자원 관리가 필수적이다. 정책과 계획은 논리적·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하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지속 가능한 균형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여기서 적응은 실제 또는 예상되는 기후 자극이나 그 영향에 반응해 자연 또는 인간 시스템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피해를 줄이거나 유익한 기회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완화는 온실가스 및 기타 물질의 배출원을 줄이거나 흡수원을 강화하기 위한 인간의 개입으로 정의된다(IPCC, 2014b; UNFCCC, n.d.a). 즉, 적응은 변화에 맞추는 과정이고, 완화는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기후 시스템의 관성으로 완화 조치의 효과는 수십 년에 걸쳐 광범위한 지역에서 나타난다. 반면 적응은 특정 지역의 취약성을 신속하게 개선할 수 있으며, 단기(최대 10년), 중기(10~30년), 장기(30년 이상)에 걸쳐 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완화와 함께 적극적인 적응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수자원 관리에서는 기후변화 적응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 적절한 적응 대책이 없으면 수자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지역은 물론, 과거에는 문제가 없던 지역에서도 물 부족 현상이 확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표수와 지하수 측면에서 문제가 나타나던 일부 지역은 물론, 수자원 스트레스가 심한 지역에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완화 조치는 수자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 재사용, 보존 농업, 재생 에너지 등 완화 조치는 물 수요를 줄여 절약된 수자원을 다시 완화 노력에 활용할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든다. 그러나 그 반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완화 옵션을 개발하고 평가할 때 이러한 양방향 관계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수십 년 간 상당한 수준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은 21세기와 그 이후의 기후 리스크를 줄이고, 효과적인 적응 전망을 높이며, 장기적으로 완화 비용과 어려움을 감소시켜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물 관리
매드맥스에서 임모탄은 물을 통제해 권력을 행사한다. 그에게 물은 생존의 필수 요소를 넘어 권력 유지와 억압의 도구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보건과 위생을 위한 물 관리와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그렇지만 영화 든 현실이든 물 관리는 모두에게 중요하다. 오늘날의 인구 증가, 과학기술 발전, 기후변화 등의 요인 아래 물 관리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이다. 물은 거의 모든 생활 분야와 연결되어 있다. 다양한 분야 중에서 농업과 에너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물 사용처이다. 이 두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 관리의 핵심이다. 산업 부문 또한 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물 절약과 오염수 처리 등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된다. 식수 공급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로, 고품질의 물 공급원이 확보되어야 하지만, 여전히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는 폐수 처리나 안전한 담수 확보가 미흡하다.
기후변화는 물 관리 체계에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한다. 물 관련 기후 위험은 식량, 에너지, 도시, 교통, 환경 시스템 등 여러 부문에 연쇄적 영향을 미친다. 기후 위기 속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사회, 경제, 보건 등 다양한 측면을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와 물 관리 정책은 부문 간 연계성을 반영한 통합 평가가 필요하다. 정책 결정자는 부문별 정책 간의 일관성 확보, 경제 성장과 사회·환경·기후 대응 간 균형, 자원의 효율적·효과적 사용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UN 국제 물 개발 보고서 2020은 물 관리에 대한 한 가지 방안으로 자연기반 해결책(Nature-based Solutions, NBS)을 제시한다. NBS는 자연의 과정을 모방하거나 활용해 물 관리 개선에 기여하며, 생태계 서비스, 기후 완화, 회복력 증대와 같은 부수적 효과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건강한 습지는 탄소 저장, 홍수 위험 감소, 수질 개선, 지하수 충전, 생물 다양성 보존, 여가와 관광 등 다양한 이점을 산출한다. 도시 녹색 인프라는 기후변화 완화와 동시에 생물학적, 사회적 혜택을 제공해 물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이 자연기반 해결책은 기후변화가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고, 인간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며, 지속가능한 식량생산, 주거 환경 개선, 식수 및 위생 서비스 확충, 물 관련 재해 위험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기후변화와 물 관리를 위한 국제적 노력
영화의 주인공 퓨리오사는 '녹색의 땅'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그녀가 찾던 녹색의 땅은 이미 과거에 지나쳐 버린 황폐한 늪지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새로운 희망을 품고 소금사막을 건너 또 다른 곳을 찾으려 할 때, 맥스는 현실 도피를 멈추게 만든다. 막연한 파라다이스를 추구하기보다, 모두가 물이 풍부하다는 것을 아는 곳으로 돌아가자 한다. 그곳은 그들이 그동안 억압과 폭력을 받아온 곳이며, 여정의 시작인 곳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여정이 위로와 안식을 찾기 위한 희망의 장소를 향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스스로를 구원하는 길로 나아간다. 결국 이들은 권력의 통제와 억압을 벗어나 모든 이에게 물을 개방하는 데 성공한다. 기후변화와 환경 변화로 인한 물 문제 해결의 열쇠는 이 영화 속 구원과 맞닿아 있다. 해결책은 능동적이어야 하며,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후변화는 사회의 변두리에서부터 중심부로 영향을 미치므로, 대응 노력도 사회 외곽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국제 사회 역시 이러한 취지 아래 수자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물과 위생시설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인구 증가와 경제 발전, 환경 변화로 수자원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2030 agenda 지속가능발전목표(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가 수립되었다. UN은 빈곤 종식, 지구 보호, 전 세계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SDG를 추진하고 있다. 물은 이들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물은 인권, 해양 및 육상 생태계, 식량 및 에너지 생산, 축산, 산업, 건강한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연결하며,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물은 사회의 복원력, 정의, 평화롭고 포용적인 사회 구축 등 인류의 기본적인 생활을 향상하는 데 기여한다. 이처럼 깨끗한 물과 위생(SDG6) 및 기후 행동(SDG13)은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분야로, 물 관리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과 노력을 위해 국제 사회는 파리 협정을 맺었다. 파리 협정의 장기 목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C 훨씬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C 이상의 상승을 제한하려는 노력을 추구하는 것이다. 파리 협정에서 구성원들은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적응하기 위한 조지를 결정, 계획하고 주기적으로 보고하기로 약속했다. 약속의 이행을 위해 각 국가들은 5년마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s;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를 발표해야 한다. 이는 완화에 해당하며, 적응을 위한 노력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의 구성원들은 국가적응계획 (NAPs; National Adaptation Plans)을 개발하도록 권장된다. 이러한 계획들은 중장기 적응 조치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이를 위한 전략을 개발하기 위함이다. NAP는 실행 과정에서 2030 agenda를 고려하고, 필요한 경우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와 그 목표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NDCs와 NAPs를 달성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그로 인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의 달성은 앞으로의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더욱 이끌어낼 것이다. 문제는 국제 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리협정에서 삼은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에 서명하면서 협정 목표 달성이 앞으로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지금 상황에서 이 협정에서 내세운 기준을 지키려면 굉장히 높은 수준의 완화가 필요하다.
UN에서는 센다이 프레임워크(Sendai Framework)를 설계하여 자연재해 위험과 생활, 생계, 보건에서의 손실과 경제, 물리, 사회, 문화, 환경적 자산의 손실을 큰 폭으로 줄이고자 하였다. 회원국들은 공개적으로 이용가능한 국가적, 지역적 자연재해 리스크 감소 전략을 2020년까지 개발해야 한다. 비회원 이해관계자들도 유엔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 United Nations Office for Disaster Risk Reduction)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발적인 약속을 제시하도록 초대받는다. 센다이 프레임워크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지역, 국가 및 국제 수준에서 회복력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갑작스러운 위험과 느린 위험으로부터 장기적으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예방 및 개선된 재건 전략을 촉진하는 것이다. 센다이 프레임워크에서는 재난 대응의 초점이 사고 후 대응에서 사고 전 예방과 대비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는 기후변화, 불평등, 인구변화 및 분포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물은 이러한 센다이 프레임워크의 주요 우선순위들과도 연관되어 있다. 물과 관련된 자연재해는 전체의 90%를 차지하며 작은 기후변화에도 규모, 빈도, 강도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물 관리는 자연재해 대비 및 대응에 필수적이며, 이는 곧 센다이 프레임워크를 이행하는 방법이다.
기후변화와 물에서 국제적인 노력은 규모가 크며, 비교적 장기간의 기간에 대해 이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기존의 사회, 경제, 금융이 기존의 관성을 깨고 변화를 야기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 사회 전반의 동의와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국제 사회의 노력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마저 없다면 현재 존재하는 문제들이 더욱 가속화되어 버릴 것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마지막에서 퓨리오사는 시타델 권력층이 독점하던 물을 해방하여 모든 이들에게 돌려준다. 이는 단순한 자원의 재분배가 아니라, 권력의 재분배이기도 하다. 그제야 시타델의 시민들은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영화 속 이야기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물은 인간의 기본권과 직결된다. 우리의 생존과 생활이 물에 의존하며, 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연결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물은 생명이자 힘이지만, 기후변화와 인간의 활동이 이를 점차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막기 위해 국제 사회와 각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물 관리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물은 생명의 원천이 아닌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우리 역시 해마다 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는 만큼, 물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관리에 대한 고민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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