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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우 Nov 06. 2024

2100년 영화관에는 팝콘이 있을까?

기후변화와 작물 생산, 인터스텔라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옥수수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옥수수는 주인공 쿠퍼 가족의 삶의 기반이자 생계 수단이었다. 쿠퍼는 원래 나사에서 시험 비행을 하던 조종사였기에 처음부터 농업을 선택한 건 아니었지만, 나중에는 농장주가 되었으며 가족을 먹여 살리게 되었다. 의 아들 딸은 농장이 딸린 집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자랐다. 옥수수 밭은 가족의 이별과 재회의 장소이기도 다. 딸 머피가 슬퍼하며 아버지를 보내야 했던 곳이 곳이었다. 시간이 흘러 머피는 시계에서 아버지의 중력 메시지를 확인하며 아버지의 존재와 사랑을 다시 인식했다. 거리로도 심적으로도 흩어지고 있었던 쿠퍼 가족이었지만 그 발견을 계기로 다시금 서로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한 자리도 옥수수 밭 앞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는 옥수수로 시작된다. 병충해로 밀은 이미 재배할 수 없어졌고 오크라도 더 이상 재배할 수 없었다. 옥수수는 인류가 의지하는 유일한 작물이 되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옥수수 농사도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대책을 강구했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 우주로 눈을 돌렸다. 쿠퍼가 사랑하는 딸을 두고 우주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이러한 상황은 영화 속 이야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기후변화가 앞으로의 식량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며, 이는 우리가 머지않아 직면할 문제이다.

  인간의 활동은 기후변화를 야기했으며, 이는 작물 생산성에 영향을 줄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담은 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전반적인 농업 생산성을 증가시켰지만, 농업 생산성의 성장을 둔화시켰다. 지금까지의 변화는 이러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탄소배출 시나리오를 따르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다. 인류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작물 생산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지만 높아진 식량수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인구가 증가해 왔고 생활수준도 높아졌다. 먹는 문제가 더 이상 어렵지 않아 졌고 그로 인해서 기호에 따라 음식을 선택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다양한 수요에 따라 많은 양의 음식들이 소비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늘어난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 생산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있다.


변화 요인

  기후변화는 작물의 생산량을 변화시킨다. 높아진 기온, 물 가용성 변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이러한 변화의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식물이 사용하는 광합성 방식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직접적으로 광합성에 사용하는 식물C3 식물이라고 하며, 대표적으로 쌀과 밀 같은 작물이 이에 속한다. 반면 옥수수, 수수, 기장과 같은 C4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잎의 세포에 축적해 두고 광합성 과정에 사용한다. C3 식물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 때는 광합성이 활발해지고 낮을 때는 산소화 과정을 통해 광호흡을 한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C3 식물에서는 광합성이 촉진되고 광호흡은 줄어들 것이다. 잎에서는 이산화탄소 흡수 효율이 높아져 기공전도도(잎의 기공을 통해 수분 또는 이산화탄소가 드나드는 정도)감소해서 수분 손실도 줄어든다. 이러한 과정은 작물 생산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광합성 촉진으로 식물이 더 성장하면 잎도 커지기에 수분 사용량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현장 실험을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들이 있었다. 이산화탄소만을 증가시킨 실험에서 C3 식물인 밀과 쌀은 수확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C4 식물인 옥수수와 수수는 관개된 환경에서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수확량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이는 C4 식물이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뭄인 상황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가뭄 중에식물이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서 기공을 덜 열어야 하는데,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기공을 덜 연 상태에서도 광합성에 필요한 충분한 이산화탄소가 공급된다. 이러한 이유로 C4 작물의 생산량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이산화탄소만의 증가를 고려했을 때에는 C3 작물이 C4 작물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생산량의 증가도 C3에서 더 잘 나타난다.

  물 가용성은 토양 내 물 부족과 과도한 수분,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작물에 영향을 준다. 물 가용성의 변화가 식물에게 미치는 주된 영향 중 하나는 광합성이 감소이다. 가뭄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잎의 생장이 제한되고 엽록체도 충분히 생성되지 않아 광합성도 억제된다. 반대로 토양 내의 수분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토양 내 산소가 부족해지뿌리의 성장이 제한된다. 뿌리가 잘 자라지 못하고 기능이 약화되므로 식물은 충분한 양분과 수분을 충분히 흡수하기 어려워진다. 경우 작물의 기공이 닫힐 수 있고, 기공이 닫히면 엽록소가 줄어들어 광합성의 효율이 감소한다. 이러한 과정은 작물 생산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물 가용성 변화가 작물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실험들이 있다. 예를 들어 가뭄 환경에서 밀은 가뭄 스트레스로 인해 생산량 변화가 가장 적었으나, 옥수수는 그보다 가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토양의 물이 많은 환경에서는 수수가 가장 민감했으며, 옥수수와 밀이 그다음 순이었다. 하지만 실제 환경에서 작물은 실험보다 다양한 요인이 작용해 더 복잡한 영향을 받는다. 가뭄 스트레스의 경우, 가뭄의 길이, 강도, 발생 시기 등 다양한 특성에 따라 작물의 생장과 수확량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토양 내의 과도한 수분의 경우에는 토양에 수분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는지, 식물의 성장 시기 언제 발생했는지에 따라 수확량의 변화가 달라질 수 있다.

  기온의 증가가 작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온도가 상승하면 작물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지만, 작물의 알곡이 온전히 다 자라지 못생산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고위도 지역이 온난해지면 서리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고 생육이 가능한 기간이 길어져 수확량 증가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높아진 기온은 더 많은 증발을 일으켜 대기를 건조하게 만들고 이는 가뭄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C3 식물에서는 광호흡이 증가해 광합성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뿌리는 열에 민감하여 물과 양분 섭취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다. 현장 실험에 따르면 수수나 기장과 같은 작물은  쌀이나 밀보다 더 큰 범위의 온도 상승에서 더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육 주기 중에서 개화기나 등숙기(곡식이 여무는 시기)는 가장 고온에 취약한 시기로, 이 시기의 고온이 발생하면 쌀이나 밀은 기장과 수수보다 더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있다. 실험이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는 수확량이 온도 상승에 반응하는 방식과 그 정도는 지역과 작물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개별적으로만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동시에 가지 이상의 요소가 작물 생산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온과 가뭄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빈도가 더 증가할 것이고, 이는 작물 생산량 변화와 관련이 있다. 현재까지 실험적인 연구는 많지 않지만, 기존 실험 연구에서는 개별적으로 고온, 가뭄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보다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스트레스가 밀, 옥수수, 쌀, 수수의 성장과 생산량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 스트레스와 가뭄 스트레스는 기공 전도도에 반대의 작용을 미친다. 가뭄 상황에서는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기공 전도도가 줄어들며, 열 스트레스에서는 기공으로 수증기를 내보내는 증산 냉각을 하므로 기공 전도도가 증가한다. 그렇다면 두 가지 스트레스가 모두 존재할 때는 어떻게 될까? 밀과 옥수수에서 관찰된 결과를 보면, 가뭄이 열 스트레스 보다 더 우세하게 작용하여 기공이 닫히게 되고, 이로 인해 잎의 온도가 상승해 광합성 과정에 피해를 준다. 이는 최종적으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는 기공 전도도를 조절해 수분의 유출을 줄이고 약한 가뭄에서는 물 사용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가뭄이 지속될 경우, 기공의 활동과 생산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이를 완전히 보상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앞서 설명했듯이 가뭄의 특성이 다양하기에 가뭄과 이산화탄소 간의 상호작용이 작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세 가지 요소가 모두 상호작용하는 경우, 작물의 종류, 자라는 환경, 품종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상호작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밀에서는 2 °C 미만의 기온 증가가 이산화탄소 농도와 결합해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에는 토양수분 상태와는 무관하다. 하지만 기온이 2 °C 보다 더 증가했을 때는 가뭄과 결합해 생산량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이때는 이산화탄소의 긍정적 효과가 줄어든다. 실제 환경에서는 개별 요소의 영향보다는 복합적 요소들의 상호작용이 생산량에 변화를 줄 것이다. 그중에서 이산화탄소와 기온의 증가는 항상 같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요소이다. 따라서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의 결합이 작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기후변화는 또한 병충해에도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준다. 기후변화는 해충이 적응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며, 특정 지역에서 작물의 해충 발생을 가속화하기도 한다. 또한 새로운 지역으로 병충해의 확산이 발생할 수 있다. 곤충의 경우, 기후변화에 맞춰 생애 주기를 빠르게 적응시키며, 발생 빈도가 증가할 것이다. 해충의 서식지도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그리고 낮은 고도에서 높은 고도로 이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에 추위가 해충의 확산을 막아주던 역할이 약화된다. 이러한 변화는 원래 해충이 없던 지역에서도 해충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작물 손실을 야기하고 곰팡이에 의한 2차 감염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기온 상승은 더 많은 해충 종이 겨울철에 생존할 수 있게 하여 작물의 조기 감염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곰팡이의 경우, 높은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병원성 균류의 생애 주기를 가속화하여 공격성 변종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감염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박테리아는 기온의 상승으로 더운 지역의 새로운 종이 온난한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기존의 종을 대체할 수 있으며, 더 공격적인 종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는 작물에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잡초의 경우, 제초제의 성능은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에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잡초는 기후변화에 더 유리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는 잡초가 갖고 있는 생리적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생산량 변화

   기후변화는 작물 생산량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에서는 두 가지 탄소 배출 시나리오, 즉 IPCC의 6차 기후변화평가보고서(Sixth Assessment Report; AR6)에서 제시한 공통사회경제경로(SSP) 중 SSP126과 SSP585에 따른 작물 생산량 변화를 비교했다. SSP126은 탄소 배출이 적고 지속가능한 형태의 시나리오이며, SSP585는 고탄소배출 시나리오이다. 밀의 경우, 경작지에서 두 시나리오 모두 생산량이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생산국인  중국, 미국, 러시아에서 두 시나리오 모두 증가가 예상된다. 밀은 주요 경작지가 고위도이고 이 지역들은 현재 온도로 인해 작물 생산이 제한되는 지역이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면 오히려 생산량이 증가할 수 있다. 반면 옥수수는 두 시나리오 모두 경작지에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주요 생산국인 미국, 중국, 브라질에서 SSP126, SSP585 모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는 낮은 탄소 배출과 지속가능한 시나리오인 SSP126에서도 생산량 감소가 예측되며, 이는 옥수수 생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 동향에 따르면, 옥수수는 전 세계 작물 생산의 약 40 %를 차지하기 때문에 옥수수의 감소는 전 세계 작물 공급에 어려움을 줄 거었다. 연구자들은 옥수수는 C4 식물이기에 증가한 이산화탄소로 인한 이득이 적고, 이미 작물의 임계온도에 가까운 저위도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조금만 기온이 상승해도 재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쌀은 소폭의 생산량 증가가 예상된다. 두 시나리오에서 모두 21세기 중반까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세기말에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주요 생산국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모두 두 시나리오에서 생산량 증가가 예상된다. 대두는 SSP126에서는 작은 폭의 감소 추세를 보이고, SSP585에서는 약의 증가 추세를 보인다. 쌀과 마찬가지로 세기말에 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주요 생산국인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SSP585에서의 대두 생산량의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현재 전체 생산량아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생산량 감소는 SSP585에서 전체 생산량 감소 추세에 큰 영향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예측이 항상 일정하고 실제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기후 모델이나 작물 모델에 미처 반영되지 않은 부분들도 있으며 간소화된 부분들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들은 추후 연구들을 통해 바뀔 수도 있으며, 연구들마다의 차이도 존재할 것이다. 예를 들어 CMIP5*보다 더 개선된 CMIP6 모델들을 사용한 연구에서 작물 생산량 변화가 더욱 빨라짐을 확인했다. 이는 개선된 모델에서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기후민감도의 증가, 데이터의 보정 방법 개선 및 해상도 증가에 영향을 받는다. 이외에도 지역별로도 항상 같은 생산량 예측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로 생산량 변화 예측은 사용한 모델, 시나리오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량 변화 예측을 일반화할 수 없으며, 지역별 연구나 많은 모델을 동시에 사용하여 불확실성을 확인하고 예측의 신뢰도를 높이는 연구들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CMIP(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다양한 기후 모델을 모아 비교하고 연구하는 국제 프로젝트


적응 전략

  기후변화 적응이란 기후변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자연에서의 자생적 변화보다는 인간에 의한 적응, 특히 작물 생산에 관한 다양한 적응 전략을 다룬다. 이러한 적응 전략은 위도, 작물 종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관개와 영양 관리와 같은 적응 전략은 기후변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효과적이다. 다만, 기후변화로 인해 물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어 관개를 적용함에 제약이 따를 수도 있다. 이런 전략 외의 다른 연구 사례들을 보면, 호주의 밀 연구에서는 파종일을 조정함으로써 고온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 중국의 경우 새로운 품종 도입을 통해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었다. 작물별로도 적응 효과는 다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밀은 여러 위도에서 가장 높은 적응 잠재력을 보이지만, 옥수수와 쌀은 열대 지역에서 단순한 적응 전략만으로는 피해를 완전히 보상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RCP4.5 시나리오*  아래에서 2060년까지 2도씨 상승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옥수수, 쌀, 대두, 밀의 생산량은 적응 전략을 적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큰 차이를 보였다. 이때 적용된 적응 전략은 비료 살포 시기와 양 조정, 관개 시기 및 강도 변경, 열 적응 품종 도입, 파종 시기 조정, 토양 유기물 관리 등을 포함한다. 적응 전략에 따른 생산량 증가는 지역과 작물에 따라 달라지며, 어떤 작물에 효과적인 전략이 다른 작물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결과도 모델 실험에서 나타났다. 이러한 전략 중 하나로, '작물 재배지 이동'도 기후변화 적응에 효과적인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고온 노출 위험을 줄이며, 적정 기온에서 작물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사회적, 경제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어 언제나 실행 가능한 대안은 아니다. 따라서 기후 변화 적응 전략은 단순히 효과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앞으로도 두 가지 측면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제기할 것이다.

* 대표농도경로(RCP) 중에 온실가스배출량이 2040년에 최대치에 이르렀다가 다시 감소하는 시나리오


논의

  기후변화가 작물 생산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연구가 부족한 분야도 있으며 불확실성이 큰 부분도 존재한다. 기온, 강수량, 이산화탄소 등의 변화로 기존의 농업 전략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생기는 다양한 변수와 환경의 변화는 상호작용이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병충해와 같은 동적인 변수들은 자연에서 여러 요소와 상호작용하며 그 예측이 더욱 어려워진다. 작물 모델에서는 작물뿐만 아니라 기후, 영양소, 해충, 질병, 잡초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이런 요소들을 통합하여 고려하는 것이 어렵다. 게다가 작물 모델을 위한 데이터도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데이터를 입력값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모델의 특성상, 실제 데이터가 부족할수록 다른 데이터대체로 넣다 보면 현실이 잘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모델별로도 모의 결과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를 모델의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작물 모델은 기후 모델의 자료를 기반으로 하기에 기후 모델의 불확실성은 작물모델의 불확실성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다양한 스트레스원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반영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여러 스트레스 요인들이 존재하는 다양한 환경 내에서 작물 생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모델과 실험을 결합한 연구들이 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점을 현재 학계에서 인지하고 있고 연구들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식량 문제는 학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이다. 따라서 계에서 연구하고 밝혀진 것들이 기후변화 영향평가 내에서도 신속하게 반영되어야 하며, 변화하는 기후변화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정책결정자들이 실무에 이를 반영하기에 더욱 용이해질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식량 문제와 거센 먼지 폭풍으로 인해 더 이상 지구는 인류가 살기 어려운 땅이 되었다. 그들은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게 된다. 그들이 과감히 새로운 행성을 찾으러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영화 속 인류에게는 큰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목성 근처에 웜홀을 만들 수 있고, 중력 방정식의 해답을 알며 더 고차원에 존재하는 조력자가 있었다. 그러나 현실 속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며, 이것에 정답은 없다. 인터스텔라의 쿠퍼는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길을 찾고자 했으며, 그렇게 했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었다. 쿠퍼가 그랬듯이 우리의 인류도 기후 변화에 맞게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길을 찾을 것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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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mar, V., Sharma, A., Soni, J. K., & Pawar, N. (2017). Physiological response of C3, C4 and CAM plants in changeable climate. The Pharma Innovation, 6(9, Part B), 70.
Sloat, L. L., Davis, S. J., Gerber, J. S., Moore, F. C., Ray, D. K., West, P. C., & Mueller, N. D. (2020). Climate adaptation by crop migration. Nature communications, 11(1), 1243.
Rezaei, E. E., Webber, H., Asseng, S., Boote, K., Durand, J. L., Ewert, F., ... & MacCarthy, D. S. (2023). Climate change impacts on crop yields. 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 4(12), 831-846.
Lee, H., Calvin, K., Dasgupta, D., Krinner, G., Mukherji, A., Thorne, P., ... & Park, Y. (2023). IPCC, 2023: Climate Change 2023: Synthesis Report, Summary for Policymakers.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s I, II and III to the Six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Core Writing Team, H. Lee and J. Romero (eds.)]. IPCC, Geneva, Switz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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