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미워하는 거,
내 마음인데 내 마음대로 안 된다.
나한테 못된 짓 하고도
낯짝 두껍게 잘만 사는 그 인간 생각하면,
지금도 자다가 발길질이 나온다.
당장이라도 쫓아가서
속이 시원해질 때까지 퍼부어주고 싶은데,
참 이상하지.
욕 한마디 하려고 입을 떼는 순간,
나는 다시 그 지긋지긋한 옛날 기억을 뒤져야 한다.
그 인간은 이미 다 잊고 배 두드리고 있을 텐데,
왜 나만 그 쓰레기 같은 기억을 다시 꺼내서
냄새를 맡아야 하나.
내가 화를 낼수록
나는 그 사람 그림자 안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간다.
피해자는 나인데,
왜 고통스러운 복습까지 내가 도맡아 해야 하는지
억울해서 미칠 노릇이다.
그래서 나는 용서 같은 거 안 하기로 했다.
용서라는 말도 아깝다.
그냥 내 인생에서
그 사람을 쓰레기 봉투에 담아 분리수거 해 버렸다.
내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너 같은 건 내 인생에 먼지만큼도 영향이 없다는 듯이
보란 듯이 잘 사는 것.
그게 나를 지키는 가장 깔끔한 방법이다.
이제는 억지로 인연 붙들고 사람 속에 섞이려 애쓰지도 않는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좀 어떤가.
극성맞게 남의 눈치 보며 기운 빼는 것도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
비워내고 나니 비로소 마당의 나무가 보이고,
내가 마실 차 한 잔의 온기가 느껴진다.
"아, 나만 잘 살면 그만이지."
이 마음 하나 붙들고 나니 비로소 숨이 좀 쉬어진다.
그 사람 때문에 버렸던 내 시간들,
이제는 온전히 나를 위해서만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