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농부는 쉬지 않는다
어느 계절이 이렇듯
제멋대로인 날씨를 품고 있었을까요.
아침엔 비가 내렸습니다.
고추잎마다 맺힌 물방울이
햇빛을 머금고 반짝이더니,
점심엔 언제 그랬냐는 듯
농장 가득 햇살이 퍼졌지요.
따뜻하다 싶던 공기엔
이내 바람이 불고,
비가 스쳤다 멎기를 여러 번. .
오늘의 하늘은
제 마음을 닮은 듯
참 변덕스럽습니다.
추석 연휴라지만
농부에게는 쉼이 없습니다.
고추잎 사이로 스치는 바람만이
잠시 계절의 틈을 알려줍니다.
이러다 가을도
“나 다녀갔어.”
하고 생색만 내고
사라져버릴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날,
흙 위에 서 있으니
모든 것이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변덕스러운 날씨도,
짙어진 흙냄새도,
그 속에서 하루를 견디는 나도. .
그저,
참 고마운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