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록체인 생태계가 아닌 전통미술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마친 중국 출신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64)의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이에 전시 리뷰를 작성합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직관적으로 작품을 감상하며 작가의 의도보다 제가 작품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더 무게를 두고 감상합니다. 전시 관람 이후 작가와 작품의 정보를 확인하며 작가와 나의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며 서로 다른 해석을 통해 생각의 경계를 넓히는 것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아이 웨이웨이의 경우 작가와 작품에 대해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아이 웨이웨이는 표현의 자유와 난민의 삶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해오고 있습니다. 그는 당국의 억압으로 체포,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그는 소셜 네트워크에 상황을 폭로하며 자신만의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회정의와 진실의 무게를 견디며 끊임없는 역경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정보 없이 아이 웨이웨이 작품의 형식적인 부분만 감상하게 된다면 놓치는 부분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물론 작품의 제목을 통해 작가의 메시지를 유추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작품에 깊이 몰입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아이 웨이웨이의 경우 작품의 형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의 메시지를 쉽게 발견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는 영상, 사진,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검은 샹들리에>였습니다. 전시 오픈 전부터 해당 작품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아이 웨이웨이는 "이 작품은 사람의 두개골과 인체의 골격을 가지고 만들었다"며 "이는 죽음에 직면한 어둠 속에 있는 인류를 묘사한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 역시 샹들리에에 사용된 여러 요소의 조형적 구성과 담긴 메시지에 매료되었습니다.
아이웨이웨이처럼 개념미술과 행위예술 등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는 많지 않습니다. 아이 웨이웨이는 자신의 삶을 통해 본인의 예술관을 보여줍니다. 향후 아이 웨이웨이는 미술사에 어떤 의미를 남기게 될까요?
NFT아트 신에서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예술이라는 틀 안에 갇히지 않고 생태계를 구성하는 DeFi와 아트를 접목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보여줄 수 있는 작가가 탄생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