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초기 게임과 예술 업계를 지나 이제는 금융과 의료, 물류 등 우리 일상생활을 이루는 전반의 분야로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문학계에서는 조용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문학은 언어를 표현의 제재로 삼아 의미를 창출합니다. 이 때문에 메타버스에서 언어를 형상화하는 것에 대해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외면하기에 너무나도 커져버린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지금이라도 조금씩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메타버스와 연계될 수 있을까요? 이것이 가능하다면 어떤 방법으로 구현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미래에 글을 어떻게 표현하고 받아들이게 될까요?
문학은 종이책을 시작으로 기술 발전과 함께 전자책 그리고 오디오북까지 변화해왔습니다. 먼저 종이책은 물질이 전해주는 독특한 느낌을 담고 있습니다. 묵직한 무게감과 종이의 감촉 그리고 종이를 넘기는 소리까지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책을 단순히 읽는다는 개념을 넘어 오감을 활용해 책을 느껴왔습니다. 이후 기술 발전과 함께 전자책이 등장했습니다. 전자책은 종이책이 전해주는 아날로그의 느낌이 사라졌지만 편리성을 우선시하는 분들에게 인기를 얻고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출현으로 기성세대의 예상을 깨고 꾸준하게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자책을 유지하게 했던 중요한 핵심이었던 편리성을 강화한 오디오북이 등장했습니다. 배속재생이 가능하며 독자 중심의 오디오북은 손과 발이 자유한 상태로도 책의 내용을 듣고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또한 오디오북은 단순한 음성이 아닌 성우의 새삼한 목소리 연기가 더해지기에 더 높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오디오북은 책을 더 생생하게 만나는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부분은 대부분 물리적으로 우리를 편하게 만드는 방법일 뿐입니다. 종이책보다 가볍고 여러 권을 보관하기 용이한 전자책과 신체의 자유도가 높아진 오디오북, 그러나 매체가 무엇인가 보다 우리가 책을 읽는 행위의 본질을 생각해보면 저자의 의견을 통해 나의 생각을 확장 것입니다.
이러한 본질에 주목해서 문학이 메타버스에서 연계되는 방식을 생각해보면 글이 종이를 벗어나 디지털과 음성으로 나온 것처럼 이제는 글이 공간에서 부유하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1차원적으로는 해리포터 영화 속 움직이는 신문과 같은 형태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따라 서체가 달라지거나 움직임이 생기며 중요한 부분에서는 강조되고 사라지는 것도 재미있는 모습일 것 같습니다. 또는 저자가 글 쓰는 것을 보고 있는 것처럼 작성되는 글을 따라가는 형식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러한 형식은 박진감 넘치는 장르에 적합할 것입니다. 글이 가상현실로 나오며 입체 그림책 같은 형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메타버스에서 글이 표현된다면 더 흥미진진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메타버스는 우리가 언어를 접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뿐 타인의 생각을 통해 나의 세계를 확장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메타버스 시대에 중요시되는 세계관에 더 적합한 분야가 문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머릿속의 생각이 여러분께 잘 전달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글은 브런치를 통해 문학과 메타버스의 연계가 어떤 방식으로 일어날 것인지 궁금증을 가지신 분께서 저에게 질문 주셔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메타버스 시대의 문학에 대해 비슷한 궁금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자유롭게 댓글 달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