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로스 증후군이 시작되었다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사실 올해가 들어서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고 확신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숨이 가빠진 너는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내 품에서 영영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상갓집에서 슬픔을 이기지 못한 유족들이 '아이고아이고'라고 소리치며 우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나는 작은 내 친구를 떠나보내며 '아이고 어떡해'를 외치며 울고 또 울었다.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너와 오래도록 함께한 공간에서 나는 혼자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사무치게 쓸쓸하고 몹시도 네가 보고 싶다.
이번 겨울 창문을 열고 환기할 때마다 너를 꼭 감싸주던 내 겉옷을 아직 빨지 않았다. 행여나 너의 고소한 냄새가 남아있을까 싶어 코를 대보았지만 도무지 너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슬펐다.
밤이면 들려오던 너의 숨소리와 잠꼬대소리가 가끔 환청처럼 들려온다. 결국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실내자전거라도 타야지 싶어 옷을 챙겨 입는다. 오늘 밤도 그렇게 너를 그리워하다 지쳐 잠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