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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창석 May 20. 2023

덜컹거리는 버스안에서..나는 짐이다.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근무태도의 상관관계는?

안정적인 금무환경과 고객서비스의 상관관계는?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노동자의 근무태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요즘은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를 1주일에 두어 번씩 타고 다닌다.

후속일정이 없고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세월을 낚는다는 생각으로 시내버스에 몸을 맡긴다.  

승용차보다 높은 위치에서 창밖을 내다볼 수 있다. 시내가 내 허락 없이 많이 변했음을 느끼는 시간이다.

손과 시야가 자유로워 이런저런 잡념을 떠올려 볼 수도 있어서 자못 여유롭다.

그러나 시간은 배이상이 소요된다. 그래서 시간을 죽이는 일이다.



" 아. 굉장히 피곤하네"

지난주 어느 날인가 버스로 시내를 다녀온 후의 느낌이다. 평소와는 달리 힘이 들었는지 무척 피곤함을 느꼈다. 매주 하는 일정이라 다른 것은 없는데 그날은 오기는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 보고자 환승노선을 택했다. 그게 그렇게 크게 영향을 미칠 리가....


"버스를 사납게 몰더라면서.., 그래서 더 피곤한 거 아닌가?"

아내가 차를 타고 가면서 내가 톡으로 전했던 얘기를 꺼냈다.

"응, 맞아. 기사가 버스를 급정거, 급출발을 계속하더라고..

운전이 초짜인지, 부애난(제주어 화난) 일이 있는 것 같아.."


나도 얼른 생각이 났다. 갈 때도 그렇고 올 때도 그렇고 버스기사들이 모두 사납고 거칠게 운전을 했다. 유독 급정거, 급출발을 많이 했다. 차가 한 번도 스무스하게 나가는 걸 못 느꼈을 정도다. 차가 움직일 때마다 내 몸도 따라서 앞뒤로 밀렸다 당겼다를 반복했다. 그 후유증인 게 맞다고 느꼈다.



나도 30년을 넘게 운전을 했다. 직장에서는 직장 상사를, 대학원 다닐 때는 시내에 내려오는 교수님을 모시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마을 일을 하면서는 동네 어른들을 모시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모두 다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탄 손님이라고 생각하기에 신경이 쓰인다. 각각의 사람의 경우에 맞게 주정차를 하고 속도를 가감해야 한다.

"운전이라는 게 사람의 성격이나 성품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라고 처음 운전을 할 때 들었기 때문이다.

버스기사들은 버스 손님이 있기에 급여를 받고 생활을 한다. 즉 급여를 주는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면서 불편하다고는 느끼지 않게 해야 함을 모르는 것 같다.


"내가 30년 넘게 버스기사를 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호사냐? 내가 공무원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작년인가 문중회에서 만난 지인이 술자리에서 본인도 어처구니없다는 듯 내던지는 말이다. 정시 출퇴근에 휴가 모두 보장받고 초과근무수당 모두 나오고 예전 하고는 천양지차라고 한다. 오죽하면 기사를 모집하는데 육지에서도 많이 이주해 왔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192249


제주에서는 시내, 시외버스를 통합해서 버스 준공영제를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제주버스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65개 버스회사에는 이윤이 보장된다. 버스기사들은 업체와 시가 공동으로 채용하고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예산으로 회사들의 적자를 보전해 주고 있다. 과연 타당한 시스템인가에 대해서는 매년 예산 편성 때마다 논란이 되기는 한다.


지금도 달리는 버스 안이다. 차창 밖으로는 수많은 버스들이 움직이고 있다.

요즘 몇 차례 버스를 타 경험이 그랬듯이 오늘도 버스는 심하게 덜컹거리는 시골버스다. 급정거와 급출발을 1시간 내내 반복한다. 정차했다가 출발하는 게 겁날 정도다. 마치 짐차를 탄 느낌이다. 내가 짐인가?

평소 버스 타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충격적인 일이다. 갑자기 버스가 싫어진다.


휴대폰을 꺼냈다. 지금의 내 감정을 담아둘 곳이 필요했다.  

브런치에 내 감정을 녹이고 있다.


"안정적인 근무환경이

노동자들의 근무태도를 개선해서 고객 서비스와 반드시 연결되지는 않는 것 같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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