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의 오일장.. 제주민속오일시장

by 노고록

닷새마다 한 번씩 열리는 오일장은 많은 역할을 한다. 우선은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적 의미의 시장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에 정보를 주고받을 수있는 정보 교류의장이기도 하다. 선거 때면 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찾는 정치의 장이기도 하다. 때론 5일마다 사람을 만나는 약속의 장소이기도 하다.



제주 민속오일시장은 매월 끝자리가 2일, 7일에 선다. 집에서 차로 5분여 거리라 종종 찾는다. 봄날이면 오일장에서 볼거리는 무궁무진하다. 가장 먼저 활기를 찾는 곳이 나무시장이다. 지난 겨우내 하우스에서 봄날이 오기만을 기다린 꽃들과 나무, 모종들이 신선함을 뽐내면서 누군가에게 선택되기만을 기다린다. 요즘 사람들은 봄날이면 발코니에 뭐라도 하나는 심을 의무가 있는 듯 시장입구 꽃시장을 찾는다.



제주 민속오일시장은 전국에서 제일 규모가 크다고 한다. 5일마다 반짝 장이 섰다가 사라지니, 어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깨비시장이라고 하기도 한다. 면적이 10,000여 평, 상인은 1,000여 명, 방문객은 연인원 10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사장의 역사는 꽤 길다. 제주 최초 오일장은 1906년부터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장소는 우리가 생각지도 못할 장소인 현재의 관덕정 앞 광장이다. 4.3의 시작도 관덕정 광장이었다. 예로부터 제주의 중요하고 큰 행사의 장소는 관덕정 광장에서 치러졌다. 이게 사람과 정보가 모이는 오일장의 힘이다. 이후 오일장은 개발과 지역의 민원에 밀리면서 동문통, 적십자회관 서쪽, 연동, 사라봉으로 이전을 거듭했다. 한 동안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1998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을 했다. 이제는 고객지원센터와 주차건물이 들어섰고 주차장도 모양을 갖추고 제법 많이 확보되었다. 시장 내에는 지붕 비가림 시설이 완비되어 비가 오는 날이면 질퍽질퍽하던 옛날 오일장의 분위기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행정에서 계속 지원되는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오일장을 찾는 사람들이나, 물건을 파는 상인들에게 비교적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장 입구에는 공영주차장인 주차빌딩이 있다. 시장 주변 이곳저곳에는 야외 노면 주차장이 있다. 주차할 곳이 없더라도 조금만 기다리면 빠지는 차가 있어서 금방 빈자리가 나온다. 회전율이 높다. 시장은 전체적으로 지붕 비가림 시설이 완비되어서 비가 오더라도 시장 안에서 쇼핑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비가 오는 날이면 질퍽질퍽하던 옛날 오일장의 분위기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시장은 품목별로 구획화했다. 청과부, 야채부, 양품부, 어물부, 식료부, 약초부, 종합부, 식당부 등 이런 식이다. 물건을 찾는데는 큰 도움이 된다. 문제가 있으면 상인회가 운영하는 고객지원센터를 찾으면 된다. 시장 내에 있는 유일한 건물이다. 행정은 지속적인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오일장을 찾는 사람들이나, 물건을 파는 상인들에게 비교적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시장으로서 안정적인 기틀을 잡고 지역경제의 한몫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제주를 맛볼 수 있는 우수한 콘텐츠로 제주 관광의 명소가 되었다.



제주시는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길거리 노점상은 별로 없는 편이다. 1998년 오일장 이전 당시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노점상들을 행정에서 정책적으로 이곳에 수용했다고 한다. 즉 기존 오일시장 상인 외에 당시 사라봉, 탑동 매립지구, 산지천 철거민, 용담동 주변 노점상들을 전부 이곳에 점포를 주고 영업을 하도록 했다고 한다.


제주도의 오일시장은 한참 성업중일 때는 20여 개, 지금은 9개가 남아있다. 지역별로 일자를 달리하면서 나름대로의 특색을 가지고 성업 중이다. 지금도 오일마다 장이서는 곳은 함덕, 성산, 대정, 표선, 중문, 한림, 세화, 서귀포시, 제주시다.

오일장은 지역별로 일자를 달리해서 열리기 때문에 오일장이 서는 곳마다 장사를 하러 돌아다니는 상인들도 꽤나 있었다. 속칭 "장돌뱅이"라고 불리던 상인들이다. 지금은 전체 1,000여 명이나 되는 제주시장 상인들 중에 10명 내외 라고 한다. 1% 정도가 되는 것이다. 예전 돈벌이만을 최우선으로 하던 상인들의 생각과 장사방법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상인들은 시내에 고정점포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일장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판매보다는 가게포 홍보를 위해서 나오고, 주판매는 시내 점포에서 택배를 이용하는 투트랙 전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기에 시장을 쫓아다닐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또 오일장에서는 시장이 끝나면 물건을 정리해서 싣고 가고, 시장을 열 때는 물건을 가지고 와서 매번 진열을 해야 한다. 시간이나 인력면에서 오일장을 쫓아다니는 장돌뱅이를 할 여력이 도저히 없다고 한다.




오늘도 오일시장은 인산인해로 만원이다.

어깨를 부딪치면서 요리조리 오가는 사람을 피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오일장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몇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오일장에서 뭔가를 꼭 집어서 살려는 쇼핑족이다. 도민일 수도 있고, 관광객일 수도 있다. 습관적으로 시장 구경을 오는 사람들도 있다. 볼 것이 많고, 가격도 저렴하기에 와서 보다가 필요하면 사는 사람들이다. 견물생심 족이다.

오일장의 국밥과 막걸리 한잔이 그리워서 오일장을 아예 약속 장소로 잡는 이들도 있다. 가끔 잊었던 친구들이 거나하게 취해서 연락오는 경우가 있다. 오일장에서 막걸리 한잔을 하다가 생각나서 전화하는 경우다. 오일장을 찾는 젊은이들은 주로 관광객들이다. 특히 춘향이네라는 국밥집을 찾는 젊은 관광객들이 유난히 많다.


최근 오일장은 2가지 문제로 고민 중이다.


첫째는 10,000여 평이나 되는 공간에 거대한 시설을 해놓고서 5일에 한 번씩만 운영을 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투자대비 효율성이 엄청 낮다는 문제 제기다. 이에 대해서는 5일마다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장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 다른 장사나 문화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둘째는 시장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다. 시장이 열리는 날 만이라도 각종 공연 및 전시회 등 문화행사를 곁들임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게 만들자는 담론이다. 그동안 일부 몇몇 시도들이 있었다. 그러나 연속성의 문제, 주민들의 참여의 문제로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만여평의 넓은 공간이라지만 지금 10만이 왔다 가는 걸 생각한다면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을 공간적인 여유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오일장은 다양함이 모이는 곳이다. 그러기에 시장 구경을 간다고 하는 모양이다. 사람 구경, 세상 구경을 하기에 제주 민속오일장은 아주 휼륭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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