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싶은 우영팟 작물들이 자연 수명이 다 된 건지 비실비실 거리고 있다. 이상 기온 탓으로 작물들도 힘이 없고, 열매들도 부실하다. 뜨거운 이상 기온으로 자라지 못하고 타버린 작물들도 대체해야 한다. 한줌의 땅도 놀리는 법이 없던 장모님의 우영팟이다.
오일장이 주말이면 입구에서부터 주차 전쟁이 일어나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조용하다.
공영주차장에 들어서니 빈자리가 수두룩하다.
뜨거운 날씨 탓에 오일장 마니아들이 결근을 한 건지 시장 안도 한가하다. 모처럼의 여유다.
오일장에서 모종을 판매하는 코너가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코너들 사이에 끼어있기에 여기저기 둘러봐야한다.
봄에는 임시 좌판이 서기도 하지만 항시 모종을 판매하는 곳은 4곳 정도다.
시장 입구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임시 좌판은 봄날 한 철만 모종을 판매한다.
5월이 지나면 어김없이 철수를 한다. 오늘도 모종을 판매하는 곳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나무시장에도 모종상들이 있다.
지난달에 다 타버린 상추 모종을 보식하기 위하여 구매했던 곳에 들렀다. 부부인 듯 한 젊은 남녀가 판매한다. 젊은 부부들이 서비스도 좋았고, 비교적 설명도 친절하게 해준 기억이 있기에 찾았다. 언듯 둘러본 가게 안에는 다양한 쌈채소 종류하고, 대파, 배추 등 여러 종류가 있었다. 가게 앞에는 여러 사람들이 서성대면서 구경하고 있었다.
"지금 상추를 심어도 되나요?"
" 지금 심으려면 그늘에 심어야 하고요, 아니면 조금 있다 서늘해지면 심어야 합니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의 질문에 남자 주인인 듯한 젊은이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나도 선듯 질문하려다가 같은 대답이 나올 것 같기에 멈칫하고 돌아섰다. 이미 내가 원하는 답을 얻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들른 곳은 과일장 옆에 있는 육묘상이다.
나이 드신 아주머니 혼자서 바닥에 모종을 풀어놓고 판매고 있었다. 매번 장마다 장을 보시는 아주머니다. 손님들은 아무도 없었다.
" 지금 심어도 됩니까? 다 타버리지 않나요? " 무릅을 끓고 모종을 가리키면서 질문했다.
" 심어도 돼주게, 물만 잘 주민 되어, 이건 1개에 1,000원.."
한 코너를 건너면 다른 모종상이 있다. 내가 대량으로 구매할 때 직접 가서 구매하던 육묘상의 간판을 내걸고 판매하고 있다. 모종뿐만 아니라, 각종 작물의 씨앗까지 두루두루 판매하는 곳이다. 일단 간판이 있어서 신뢰가 가서인지, 좌판 앞을 서성이는 사람들도 많다.
" 배추 지금 심어도 되나요?" 배추 모종을 가리키며 질문했다.
" 8월 말경에 심어야 합니다. 좀 선선한 날씨가 되면 마씸.." 주인장의 대답이다.
" 22일 처서가 넘엉 심어야 합니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마치 화가난 듯 한마디를 툭 던지고 지나갔다.
8월 22일 처서가 지나서 선선해지면 8월 작물은 심어야 하는구나, 현장에서 얻은 지식이다.
터벅터벅 오일장을 나섰다. 다음 장날이 22일이니 그날 다시 와야 할 듯 싶다.
주관식 문제를 던졌더니 대답은 창의적아고주관적으로 각각이다. 대답하는 사람의 숫자 만큼의 딥변이 나온다.
모두다 자기 입장에서 자기의 의지를 반영한 대답이다. 4인 4색이다.사람마다 생각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