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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 한의사 손영기 Apr 16. 2023

다음 소희

제주 한의사의 영화 이야기


실화라는 사실에 충격.


취업하여 갓 사회에 뛰어든 젊은이들에게 직장 현실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영화.


교육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기 위해 모두가 꺼리는 일에 졸업생들을 억지로 취업시키는 실업계 고등학교와


엄청난 스트레스로 퇴사율이 90% 넘는 탓에 


이제 막 성년이 되어 세상물정 모르는 젊은이들을 이용하는 회사. 


기성세대는 취업을 힘들어하는 젊은이에게 열정 부족을 지적하지만


취업의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는 그들의 항변에 귀를 기울어야겠다.


국가라는 커다란 기계에 국민은 부속품.


취업 전선에 내몰린 젊은이들은 부서지기 쉬운 부속.


항상 과부하 걸리는 위치에 놓여지는 부속품이라 쉽게 부서지면 다른 부품으로 금방 교체.


직장에서의 젊은이들이 이런 식으로 헛되게 소모.


부서져서 기계로부터 낙오된 젊은이는 절망하여 재취업을 포기.


생산 인력이 이와 같은 부속품으로 전락한 현실에서 낮은 출산율은 당연.


출산율 높이려는 정부의 노력은 국가라는 기계를 위해 소모될 부속품을 양산하려는 것일 수 있어서다.


젊은이는 취업난.


반면에 중소기업은 구인난.


한때 나도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젊은이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지만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 보니 충분히 이해된다.


중소기업의 환경이 젊은 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부속품에 불과한 존재라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


서구 선진국과 비교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유독 심한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호소하기에 앞서 왜 젊은이들이 기피하는지 먼저 파악하길 바란다.


다음 소희.


영화 제목이 인상적.


언제든 교체되는 부속품처럼 소희와 같은 망가진 부품을 대신할 또 다른 소희라는 부속품이 존재.


그것이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 자녀일 수 있다.


재수를 위해 육지에서 수험 공부 중인 딸.


그런데 대입은 사회 생활의 시작을 준비하는 초입에 불과.


진짜 현실의 문은 대입이 아닌 졸업 후에 활짝 열리니


장차 딸이 '다음 소희'가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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