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주껏 Jul 13. 2024

온리원 콘텐츠를 만드는 전략, 3명의 전문가에게 들었다

경력잇는 여자들 <엄청난 가치> 29강_ 콘텐츠 기획

3월부터 달려온 <엄청난 가치> 프로젝트가 이제 1학기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9월부터는 마을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진행해야 하기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기획력'. 도대체 뭘 하란 거지? 막막한 우리를 위한 구세주 특강이 열렸다.


#. 연사 1. 주동희 (애프터워크 대표)



 2년 전 제주로 내려온 주동희 대표는 지금은 이름 뒤에 '컬러풀산지'라는 말이 자연스레 따라붙을 정도로, 지난해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기획자로 유명하다. 이 날은 '알아봤자 쓸데없는 싱거운 기획사전'이라는 주제로 브랜딩과 마케팅 강의를 했다. 나는 굳이 말하자면 출판 분야에서 기획 업무를 경험했었기에, 행사 기획과는 다르지만 '기획'하는 일에 대한 공감이 컸다.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남들이 무심코 넘긴 새로운 생각을 시각화, 물질화하는 업무가 바로 '기획'이다. 그것을 총괄하는 사람은 말 그대로 '막일'을 각오해야 한다. 주 대표의 현재의 화려한 성취 뒤에 숨겨져 있는 자신을 갈아 넣은 노력이 어슴푸레 느껴졌다.


"남이 잘한 걸 많이 봐야 나도 잘할 수 있다."


 주 대표의 피피티 자료 중 한 장에 나온 문장이다. 그는 다양한 행사기획 경험을 공유했는데, 직접 참여해 본 적은 없지만 사진과 말만으로도 임팩트를 가늠할 수 있었다. 다양한 사례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디어 자극을 받을 수 있었고, 마구 돌아가는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느라 수업 중반 이후부터는 사실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기획 일은 이제 지긋지긋해 잠시 벗어났건만, 기획에 대한 강의를 듣자마자 나의 심장은 마구 뛰고 있었다. 역시 제버릇 남 못 준다고, 좋아하는 일은 피할 수 없나 보다.


 제주에 이렇게나 뾰족한 자신만의 콘셉트의 행사 기획사가 있다는 사실에 괜히 내가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앞으로 주동희 대표가 만들어갈 멋진 행사들도 마음속으로 응원해 본다.



#. 연사 2. 김영지 (경력잇는여자들 대표)



 두 번째 시간의 주제는 '러브마크'다. 내가 강의를 듣고 있는 바로 그 단체, '경력잇는여자들'을 으쌰으쌰 만든 김영지 대표. 그동안 브랜드의 중요성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면 김 대표는 '러브마크' 개념을 설명해 주었다. 브랜딩에서는 꽤나 오래전부터 중요하게 다뤄졌던 '러브마크' 개념을 여기서 접하게 되어 반가웠다.


 이번 강의의 특징이라면, 러브마크의 개념을 나열하는 강의가 아닌 김 대표 스스로가 20대 시절 터키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얻은 통찰과 영감 그 자체가 '러브마크'의 사례로 활용됐다는 점이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브랜드 강의였는데, 옆집 친구가 알고 보니 '러브마크' 실천자였다는 새로운 교감 지점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일용품처럼 취급되는 경험 또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한때의 '유행'으로 그치는 것들도 존재한다. 멋진 '브랜드'로 살아남는 제품은 매우 성공적이지만 마음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브랜드'에 사랑하는 마음이 더해질 때 비로소 '러브마크'가 된다.


 '러브마크'가 되기 위해서는 어찌 보면 간단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노력이 필요하다. 진심 어린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진심 어린 사랑을 주면 된다. '사랑'에서 출발하는 브랜딩, 나의 내면에는 어느 부분에 타인에게 퍼줄 수 있는 사랑이 한가득 고여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겠다.



#. 연사 3. 오형수 ( K트래블 아카데미 대표)


제주 하면 '여행'이다. 여행에 있어 요즘 트렌드는 어떤지, 이를 바탕으로 어떤 콘텐츠를 기획해야 하는지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여행업에서 쓰는 용어 중에 '등정주의'와 '등로주의'라는 말이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등정주의'가 발달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점점 '등로주의' 형태로 여행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언급했다.


 에베레스트 등정의 예가 흥미로웠다. 에베레스트에는 16좌가 있는데, 이것을 전부 완등한 기록을 가진 전 세계 사람 중에서 한국인의 비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산악 분야상인 '황금피켈상'을 받은 한국인은 한 명도 없다. 황금피켈상은 자신만의 루트를 개척한 산악인에게만 수여되는 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등정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앞으로의 여행은 명소와 맛집 체험 위주를 벗어나 체험과 액티비티, 더 나아가 학습과 취미를 위한 여행, 이를 바탕으로 직업으로까지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니 이미 그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적어놓고 보니 인생의 흐름도 그렇게 바뀌어가고 있다. 남들이 정해 놓은 대학과 직장, 결혼과 출산이라는 지점을 등정하는 대신, 나만의 인생 항로를 개척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날 강의에는 모두 자신의 길을 어떻게 개척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 길을 잘 닦아 나가려면 방향이 정확해야 한다. 부디 자신의 방향을 잘 잡았기를 희망한다. 그렇다면 이제 출발할 일만 남았다. 출발!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마지막 순간, 자신 있게 죽음을 집어 들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