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숭례문학당 ‘어린이 글쓰기 지도자 과정’ 1주차 수업
1년여 간의 휴직을 거쳐 지난해 말 퇴사를 했다. 이전 커리어를 뒤로 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야 할까 생각했을 때, 돌고 돌아 나는 읽고 쓰는 일로 귀결됐다. 2025년을 열며 제일 처음 수강한 프로그램은 ‘어린이 글쓰기 지도자’ 과정이다. 나의 새로운 커리어를 위해 등록했지만 반드시 직업적 목적만은 아니었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글쓰기를 배우다 보면 나 스스로의 글쓰기에 대한 방향도 정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숭례문학당에서 운영하는 오수민(『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초록비책공방, 2023)』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지도자’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이번에 부랴부랴 등록했다. 글쓰기를 가르치는 데 있어 유용한 노하우나 팁을 내심 기대했는데 첫날부터 나의 상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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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첫 시간에 떨어진 것은 ‘매일 글쓰기 특명.’ 글을 쓰는 사람이 되려면 혹은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글을 쓰는 일을 밥 먹는 일처럼 습관화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마음의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해야 하는 의무가 되어버리는 상황은 생각지 못했다.
‘지금은 아닌데...’, ‘좀더 준비해서 제대로 하고 싶은데...’ 라는 생각들이 터져 나왔다. 겉으로는 수긍하면서도 내면에서는 강하게 저항하고 있었다. 하나 다행이라면 형식도 분량도 따로 규칙이 없어서 그날의 글감(질문)에 대한 내용을 메모 형식으로라도 표현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 앞 기수들(2기: 190일차, 3기: 98일차)이 매일 글쓰기를 지금도 이어가고 있는 걸 보고 또 한번 놀라웠다. 나는 그저 8주차 글쓰기 과정을 등록했을 뿐인데, 갑자기 평생 매일 글쓰기 종교 안에 덜컥 들어앉은 기분은 묘하기만 했다.
아이들에게 글을 어떻게 쓰라고 말할지 고민만 할 게 아니라 나부터 실천에 옮겨야 했다. 이것이야말로 글쓰기 지도자가 가져야 할 첫 번째 역량이기에 ‘매일 글쓰기’ 자체가 이 교육의 가장 큰 부분인 것이다.
글쓰기 지도의 7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글을 고치지 않기
2. 필요한 시간만큼 기다려 주기
3. 다른 아이의 글과 비교하지 않기
4. 진심으로 감탄하기
5. 잘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6. 아낌없이 칭찬하기
7. 가르치지 않기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해주고 진심으로 감탄하기, 가르치거나 비교하지 않기, 기다려 주기... 하나씩 읽어 내려가며 음미해본다. 글쓰기에 국한되기보다 삶을 살아가는 자세, 육아의 덕목과도 닮아 있다. 결국 글쓰기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나저나 매일 밤 10시 전에 다음날 글감이 올라온다. 그 주제로 무슨 말이든 그날 치 글쓰기를 해내야 한다. 먼 미래까지 내다보며 한꺼번에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매일 뽑기를 하듯 글감을 기다리고 주어진 글감에 대해 뭐라도 쓰면 되겠지, 쓸 말이 없을 때는 방바닥이라도 쓸어봐야지. 그러면 무슨 말이라도 떠오르겠지.
노하우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이 경험들이 쌓여 고스란히 나만의 노하우가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