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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여행연구소 Jun 15. 2018

제주도 카페 [빈파일럿]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공간


커피잔에 담긴 의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누군가에게는 갈증을 달랠 목적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그 집의 커피가 맛있어서 일수도 있다. 나에게는 한가지 이유가 더 있는데, 그 집만의 특색 있는 커피잔을 보고 즐기는 재미 때문에 카페를 찾는다. 갑자기 쌩뚱맞게 웬 커피 잔 타령이냐 할 수도 있지만 커피를 즐기는데 있어서 커피잔은 나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마치 양은 냄비에 끓인 라면이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것처럼, 특색 있는 커피잔에 담긴 커피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는 청아한 영국의 웨지우드부터 묵직한 덴마크의 크로니덴, 도시적인 미국의 레녹스, 단아한 일본의 노리다케까지 그 나라의 풍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커피잔이 준비되어 있다. 이 모든 커피잔은 이곳의 주인장인 이진석씨가 외국 출장을 갈 때마다, 청계천 빈티지 가게를 돌아다니며 어렵게 구한 것들이다. 이러한 커피잔을 손님들을 위한 잔으로 제공하는 이유는, 커피를 만드는 정성이 시작이라면 아름다운 커피잔에 커피를 담는 게 마지막 정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시작한 작은 카페


그의 커피 잔 사랑만큼이나 가게 역시 인상적이다.  모퉁이를 돌면 보이는 귀여운 독수리 모양 간판을 따라 문을 열면 소박한 소품들과 화이트톤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잘 갖춰진 프렌차이즈 카페에 비해 투박한 면도 있지만 그의 손길이 안닿은 곳이 없을정도로 곳곳에 정성이 스며 들어있다. 거기에 더해지는 달달한 커피 향과 고소한 베이커리 향까지 가득한 소소한 행복을 누릴수 있는 곳이다.







 로스터 이진석의 커피 



그의 커피의 역사(?)에는 에피소드가 있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지금처럼 대중화되기 전부터 안 마셔본 커피가 없을 정도로 그의 커피 사랑은 대단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출장 때도 유명하다는 커피집은 다 가보고 심지어 본인만의 커피를 만들어 먹고 싶어 직접 커피를 제조하기에 이르렀다. 마땅한 장소는 없고 그냥 되는대로 베란다에서 볶던 커피, 만드는 재미에 입맛대로 취향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점까지 있다 보니 거의 빠져 살기 시작했단다. 그렇게 커피에 광적으로 빠져 살며 아내와 상의 없이 비싼 장비도 들였다가 부부싸움도 했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기도 했지만 너무 재밌는 걸 어떡하리.


 그렇게 그는 어느 날 문득 로스터가 되어 있었다.







커피 볶는 남자, 빵굽는 여자


아내도 그 못지않게 커피를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커피와 같이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베이커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모양새는 좀 덜 이뻐도 경험으로 만드는 맛있는 맛, 그냥 좀 동네에서 맛있다고 인정받는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고. 그렇게 고민하고 연구하다 보니 어느샌가 단골손님도 많아지고 카페의 구색은 갖추게 되었다. 이왕 하는 거 즐겁게 하자던 그 생각이 지금의 빈파일럿 만들었다. 









매주 바뀌는 원두, 늘 노력하는 카페


이곳의 핸드드립은 일주일마다 원두가 바뀐다. 그래서 매번 다른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원두 샘플을 소량으로 계속 구매해 테스트해보고 손님에게 제공한다. 행여나 커피 맛이 조금 이상하다던가 입맛에 안 맞아도 걱정할 필요가 없이 말만 하면 다시 입맛에 맞게끔 바꿔준다. 특이하지만 즐겁게. 이곳에서 커피는 그저 일상일 뿐이다.







마실수록 매력적인 패션후르츠 에이드


이곳에는 시그니처 메뉴도 따로 준비되어 있다. 이름하여 패션후르츠 에이드. 

백향과라고도 불리는 패션후르츠는 특유의 씨가 씹히는 독특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열대 과일이다.

냉동 과일을 안 쓰고 국내산 무농약 생과일을 고집하여 만드는 패션후르츠 에이드는

화려한 맛은 아닐지 몰라도 신선함과 청량감이 느껴져 남녀노소 좋아한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공간


로스터리 카페 빈 파일럿은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가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가 만드는 커피 한 잔 뒤에는 반드시 그의 마음이 담겨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애정이 느껴지는 그의 커피,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손길이 닿아있는 세심한 카페 분위기.

이 두 가지만으로도 이곳을 좋아할 이유는 충분한듯싶다.





사진, 글 김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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