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원단체들의 출현에 대하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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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사례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밝혀낸 결과에 따르면[M Lawn(1996), <Modern Times? Work, Professionalism and Citizenship in Teaching>] 전문가주의 이데올로기가 교사에 대한 통제 형태로 발달하였다. 국가가, 전투적인 교사노조에 대항하기 위해 교사의 직업적 자율성을 장려하면서 일정한 범위 안에서 전문성을 허용했다는 것. 그래서 일부 학자는 이를 ‘제도화한 전문가주의(legimated profrssionalism)’라고 부른다.
교사의 책임감, 비정치적이거나 중립적인 행동, 전문가적인 직업 윤리 등의 개념이 제도화한 전문가주의의 자장 안에서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사가 다른 노동자와 다르다는 시각이 창출되면서 교사와 다른 노동자가 분리된다. ‘전문가(expert)’ 관점이 과학적 합리성을 강조하면서, 교사들이 점증하는 노동 강도를 자연스럽게 수용하게 만들었다.
노동강도의 강화는 일련의 효과들을 지니는데, 교사들이 자기개발하는 것을 방해하고, 그래서 전문가의 생각과 처지를 어쩔 수 없이 더 많이 신뢰‧의존하도록 만들고, 동료교직원 사이의 인간관계를 파괴한다. 즉, “여가와 자발성은 사라져간다. 공동체는 노동과정의 요구에 입각하여 재정의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시간과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이 귀해지고 있기 때문에, 고립의 위험성은 점점 커져만 간다.”[M. Apple(1986), <A Political Economy of Class and Gender Relations in Education>] - 위의 글, 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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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통제 방식에 따른 이데올로기적 효과가 개인주의와 전문가주의 이데올로기로 연결되는 측면을 특별히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교육과정에 대한 기술적 통제와 노동강도 강화는 교육행위의 개인화를 강화한다. 교사를 개인주의 문화에 빠지게 만든다. 이에 따라 교사들 사이에 협력과 협동에 우선하는 전문가주의 이데올로기가 재생산된다.
전문가주의 이데올로기는 독립해서 활동하는 자발적인 개인들이라는 관점에 터를 잡고 있다. 노동조합의 토대인 공동체성이 타격을 입는 지점이다. 전문가주의 이데올로기가, 교사들이 자신의 문제를 다른 많은 교사들이나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 그로 인해 교사들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실패와 문제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으며, 사회적이거나 제도적인 구조 변동을 모색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K. Densmore(1987), <Professionalism, Proletarianization and Teacher’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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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다양한 통제 메커니즘에 대응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일반 패턴으로 나뉜다. 학교의 비공식적이고 개별적인 저항과, 교육 체제에 대한 공식적이고 집단적인 노동조합(노조) 활동 등이 그것이다. 여기서 교원노조나 노조 활동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먼저 교원노조나 그 활동의 의미를 절대화하거나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정치사회적 상황이나 조건이 시대와 역사에 따라 다르므로, 교사와 노조 활동이 관계를 맺는 방식이나 정도 역시 상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에게 교원노조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도 중요한 측면이 된다. 우리나라의 교원노조 조직률이 10퍼센트대 중반이라는 점에 주목해 보자. 이를 단순하게 해석하면 대다수 교사들이 교원노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나타내는 근거로 볼 수 있다. 대다수 교사가 비정치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노조가 교사의 자율성과 노동 조건에 대한 방패막이 구실을 하기를 바란다고 보는 것이다.
앞에서 이데올로기적 통제가 일정한 자율성과 자기 통제를 바탕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경우에 따라 교사가 스스로 자기 조절자가 되어 통제의 재생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전문가주의 이데올로기가 교사의 정체성과 노조관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 메커니즘이 이와 관련된다. 전문가주의 이데올로기는 교사를 교원노조나 산별노조, 또는 노동계급의 정치운동으로부터 떼어놓는 데도 작용했다.[John Smyth(2000), <Teachers’ work in a Globalization Economy>]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