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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Jan 31. 2017

강추위

그래도 겨울은 가고 있다.

새벽. 다리가 시렸다. 잠옷이 말려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시리다니. 외풍이 없는 아파트 안방. 그 안방의 온도는 22도이고 침대에서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는데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이러하다. 바깥 날씨가 많이 추우면 이러하다. 틀림없다. 아침에 날씨를 보니 영하 11도다. 그래 춥구나.


올해는 큰 추위가 그다지 없었기에 더욱 춥게 느껴진다. 강추위가 오면 병약한 환자나 나이 많은 노인들은 세상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아무리 실내가 따뜻하다 하더라도 몸은 바깥의 날씨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온도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환절기에 많은 사람이 죽는 것은 인간은 여전히 자연의 일부라는 반증이라고 보인다.


설에 고향을 찾았을 때, 들과 강과 저수지는 얼지 않았다. 강이 얼고 저수지가 얼고 논바닥이 얼던, 그 겨울은 옛 겨울이 된 듯하다. 겨울은 추워야 한다지만 추워도 춥지 않아도 걱정이다.

[설에 찾은 고향 인근 양동마을, 물은 얼지 않았다]


주말이면 입춘. 겨울은 가고 있다. 명리에서는 따뜻함이 일어나는 입춘을 비로소 한 해의 시작이라 본다. 진짜 丁酉年이 시작되는 것이다. 따뜻함이 일어난다는 입춘. 모두 모두, 입춘대길 건양다경.


<추위야 물렀거라. 입춘이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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