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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Jan 27. 2017

설, 그 따뜻함에 대하여 2

고향가는 길

3시간 짜리 슬픈 영화를 본 후 지하도 노숙자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여 지갑을 털어 주고 1시간을 걸어 하숙집을 가고,

꽃길 같던 정해진 삶에 무작정 사표를 내고 퇴직금 몽땅쓰면서 1년 이상을 마구 놀고,

일했던 호텔의 사장이었던 지금은 노인이 된 영국 남자를 17년만에 다시 재회하고 헤어지며 뒤돌아 엉덩이를 흔드는 모습에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눈물 흘리고,

그리고 그저 따뜻함을 찾아 춥고 바람불고

눈오는 먼 길을 달려 올해도 고향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돌아올 때 마을 어귀까지 나와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찬바람에도 전송하시는 어머니 모습을 목에 뭔가 걸린 듯 눈씨울이 뜨끈하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 것이 따뜻한 세월과 함께 점점 많아지고 있다.

<엄마, 나 내려가고 있어>

[Paul, I miss you so m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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