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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Apr 04. 2018

나쁜일도 좋은일을 예비한다

그게 인생이다

“이 기차는 SRT가 아니라 KTX인데요…” 당황한 1호차 11B에 앉은 60대초반의 아저씨가 자기 기차표를 확인하며 안도하며 말했다. 반면, 그 한마디에 당당했던 나는 당황했다. 그 말은 귀를 통하여 뇌로 전달되고 다시 눈과 심장으로 전달되었다. 눈이 커지고 심장의 박동이 빨라진 것이다. 그리고 나온 한마디 “웁스!!!

“미안합니다” 하고 돌아서 나오며 생각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그리고 생각했다. 그럼… 그 분도… ㅠㅠ

MT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 두사람은 행선지가 같아 대전역에서 같은 SRT열차를 타기 위해 기다렸고, 열차가 도착하자 각자의 객차로 가기 위해 헤어졌기 때문이었다. 전화가 왔다. 그분이다. 스마트폰에 뜬 이름이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

중간 객차에서 만났다. 웃었다. 서로 어이없어 웃었다. 그리고 둘은 바삐 움직였다. 현재 타고 있는 열차의 표를 취소하고 다음 정차 역인 천안아산역에서 수서역까지 예약 하는 것이 그것. 그러나 이 열차의 정확한 천안아산 도착시간을 알아야 했다.


고개를 돌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차장이 다가온다. “혹시 천안아산역 도착시간이 몇 시입니까? 차장은 우리 둘을 번갈아 보며 웃었다. 잘 못 탄 사람이 하나가 아니고 둘이었구나 하는 표정으로.

천안아산역에서 내려 5분을 기다린 다음 해당 기차를 탔다. 그 기차는 최초 대전역에서 타려고 기다렸던 그 기차를 였다.

결국 시간의 손실은 없었고 반환 수수료 2천정도가 들었지만 천안아산역에서 탔기에 약 1만원정도 기차요금이 절약 되었으니 결국 8천원의 이득이 있었던 셈. 그리고 항상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교훈.

그 분이 말했다. “열차 잘 못 탄 덕분에 기문씨 로부터 풍수답사에 대한 사진과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네요 ㅎㅎㅎ”

나쁜 일도 좋은 일을 예비할 수 있다.

<그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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