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힘, 자뻑
#1. 여긴 저희들 자리입니다.
“여기 1번 2번 자리 아닌가요?” 젊은 연인중 남자가 반대편을 가리키며 당. 당. 히 대답한다. “1번과 2번은 반대편입니다.” 고개를 들어 반대편을 보았다. 끝자리 2자리가 비어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어 남자가 말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영화관 들어올 때 입구에 붙어있는 좌석 안내판을 먼저 확인하고 찾았는데…… 쩝. 잘못 봤나. 쩝쩝.
스크린 쪽으로 급히 내려가 반대편으로 올라갔다. 반대편 G열에 도착해서 앉으려다 좌석에 써진 번호를 확인한다. 9번 10번. 우이 씨. 워낙 당당히 말하니 그런 줄 알았잖아.
그냥 앉으려다 혹시 상영 중 이 자리를 찾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 부랴부랴 다시 반대편으로 가서 자. 신. 있게 “여기가 1번 2번 자리가 맞습니다. 9번 10번이 반대편입니다.” 그들은 당황하며 급히 일어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사과를 2번 하며 총총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1번만 사과했으면 사고 한번 치는 건데. 헙헙. 너그러운 내가 참아야지. 불은 꺼지고 2번째로 다시 보는 ‘나이브스 아웃’ 영화가 시작되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아는 게 힘이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무엇보다.
<나는 관대하다>
#2. 그래, 결심했어
영화를 보다 할아버지 작가의 대사를 듣고 깜짝 놀랐다. 결과는 같지만 반대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My mind’s made up” 분명 노 작가 할런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같은 대사가 여러 번 반복되어 다시 확인했지만 말이다. 첫 번째 볼 때는 “I made up my mind”로 말했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쩝. 여기서 조금 디테일한 자의적 영어 해석 잠깐.
I made up my mind : 사정이나 정보를 듣고 내가 판단해서 스스로 결심했지비. 능동적으로.
My mind is made up : 사정이나 정보에 의해 내 마음이 결정돼아부렀어. 수동적으로.
이렇게 써 놓고 보니 “그래, 결심했어”라는 것도 이렇게 주관적이냐 객관적이냐 만큼 큰 차이를 보인다. 사람의 인식 확정 편향을 다시금 확인한다. 알고 있는 기존 지식으로 내 맘대로 이해해 버리는 거다. 다른 내용을 듣고서도 내 맘대로 말이다.
그래도 확인할 수 있는 힘, 알고 나서 고쳐 생각할 수 있는 나 자신을 칭찬한다. 나는 잘못을 알고 나면 최소한 고쳐 생각할 줄 알잖아. ㅎㅎㅎ 자뻑만큼 살아가는데 약이 되는 것도 드물다. 내가 나를 칭찬해. 내가 살아가는 힘, 자뻑.
<My house, my rules, my coff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