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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Jul 16. 2020

말말말

옳고 그름 시대 vs. 좋고 싫음의 시대

장면#1. 2019년 9월 6일. 23:50

두구두구두구. 박진감, 쩐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자정이 가까워 지자 '기소된다면 사퇴해야 하는 거 아니냐.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데 그깟 장관 자리가 무슨 소용이냐'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에게 사퇴를 종용하던 모습은 정말 압권이었다. 조금 지나자 정말로 검찰이 기소했다는 뉴스가 날아들었다. 생방송 간 온갖 말이 넘처나던 그 흥분의 시간들. 그 시간들은 벌써 기억 저편에 있다.


장면#2. 2020년 7월 16일. 14:00. 대법원 판결 생중계를 보았다. 두구두구두구. 생중계를 이렇게 재미있게 보기는 조국 장관 후보 청문회 때 후로 처음이다. 약 20여분의 장황한 설명이 있었다. 다수의견을 먼저 들었다. "TV토론에서 한 발언을 두고 허위 여부를 너무 엄격하게 가리면 민주 사회 선거에 있어 공개 토론의 기능이 위축될 것이다." 맞는 말 같았다. 반대의견을 들었다. "TV토론에서 한 발언을 두고 허위 여부를 엄격하게 가리지 않으면 민주 사회 선거에 있어 공개 토론의 기능이 훼손될 것이다." 맞는 말 같았다.


사피엔스는 간지 나게 진화해서 이 말에 대한 논리도, 저 말에 대한 논리도 모두 정연하게 세울 수 있다. 우리는 옳고 그름이 명확한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좋고 싫음이 우세한 시대다.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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