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차이
부동산 휴일. 아내는 외출을 했고 나는 안방에서 죽방멸치와 막걸리를 앞에 두고 tv를 보고 있다. 문자가 온다. 아내다. 휴대폰 번호와 함께 통화를 좀 하라는 것.
답장을 한다. 좀 있다 할게. 이내 답장이 온다. 지금. 음음. 그래 그래 내가 전화하고 만다. 재미있는 tv장면에 눈물을 머금고 리모컨 Mute를 누른다. 그리고 전번을 누른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임대인. 질문이 쏟아진다. 말이 좀 많은 사람 인지고. 음음. tv보기는 틀렸다. 에고.
쏟아지는 질문들.
질문 1. 최초 2년 임대차 계약을 하고 작년 7월, 2년 만기 즈음에 문자를 보냈고 대답을 받았는데, 1년마다 5% 임대료는 올릴 수 있다고 들었다. 이제 1년 지났으니 임대료를 5% 올리고 싶다. 가능한가?
질문 좋다. 대답을 하겠다. 무릇 계약이란 그 내용 워딩이 중요하다. 보낸 문자 내용과 받은 문자 내용을 읽어 봐라 "잘 계시죠? 2년 만기가 다 되어 가는데 자동연장으로 알고 있으면 될까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약과 수락이 명확하다. 최초 2년이었으니 다시 2년으로 연장된 것이고 지금 1년이 남았으니 계약기간 중에는 올릴 수 없다고 말해주었다.
질문 2. 그렇다면 지금 계약을 다시 할 수는 없는가? 지금 다시 해서 2년으로 연장하는 계약을 다시 쓸 수는 없나? 이때, 5%를 올려 달라고 하면 어떨까?
다시 대답을 하겠다.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계약 기간 중이지만 지금 시점에 임차인이 2년 다시 계약하는 것에 동의만 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5% 올리는 것은 신중하면 좋겠다.
질문 3. 아니. 5% 올릴 수 있는 것 아니냐?
내 의견을 말하겠다. 인상 요구는 할 수 있다. 다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올리지 않고 동결해서 혜택을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임차인 입장에서는 다른 상가들은 코로나로 일부 내려주었는데 계약한 임대료 그대로 주었기 때문에 그 반대로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내 의견은 2년 다시 계약을 요구하려면 임차료를 그대로 동결하면서 얘기하는 게 서로 좋겠다. 5%에 서로 맘 상하고 하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임차인, 그분과 몇 번 얘기해 봤는데 성실하고 합리적이고 사람 좋더라.
임대인은 고맙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역지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