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리스를 버리며

입추

by 이기문

큰아들이 근래 침대가 불편하다고 했다. 너무 푹신하다는 것이다. 근 10년을 사용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결국 매트리스만을 딱딱한 것으로 교체했고 옛날 것을 분리수거장에 내려놓았다. 10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내 눈에는 새것 같은 매트리스를 보며, 내 학창 시절 자취방이나 군생활시절 숙소에, 아니면 내 사회초년병 시절의 하숙방에 있었더라면 아주 유용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잠깐 해 보며 웃었다. 지금 있는 물질이든, 가치관이나 정신이든 그때도 있었더라면 하는 것이 어디 한둘일까? 아쉽고 안타까운 일들이 어디 한둘일까? 어느 지하철에서 본 시에서의 조약돌처럼 세월 따라 둥글게 둥글게 다듬어지고 부드러워지는 것이겠지. 입추가 지났다. 이제 곧 낙엽 지는 가을이 올 것이다. 여름은 아직 이렇게 뜨거운데 결국 가을은 올 것이다.


<입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