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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Jan 09. 2016

근심을 대하는 자세

실망이나 근심의 탈출구

아침 식탁에 세 명만 밥을 먹었다. 아내의 자리는 비어 있었고, 말없이 조용히 수저 소리만 크게 울렸다.


오전 10시에 수술이 잡혀 있는 아내는 어젯밤부터 금식을 하며 안방에 누워 있었다. 물도 마시며 안 되는 상태. 아침을 먹은 초등 6학년 둘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내가 누워 있는 안방으로 갔다.


“엄마, 괜찮아?”

“배고파… 그래도 물어봐줘서 고마워” 아내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며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정말 배고파  힘들어한다고 생각했는지 둘째는 이어 말했다.


“배고프지? 내가 빵 줄까?”

“그럴래? 무슨 빵이야?” 순간 걱정을 잊은 아내가 표정이 밝아지며 물었다.


그러자 “빵야~ 빵야~~~”를 크게 외치며 손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두 방을 쏘았다. 총 맞은 아내는 웃음에 쓰러졌고, 나는 쓰러진 응급환자를 데리고 수술을 위해 병원으로 출발했다.


수술은 잘되었다.


‘실망이나 근심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탈출구는 철학이나 유머에 의지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찰리 채플린’은 진정으로 유머가 언제 필요한지 알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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