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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Oct 03. 2015

가을비

Let's move on

10월2일 목요일 저녁6시.


버스로 집에 가야 하는 상황. 사무실을 나서기전 창밖을 바라보았다. 구름이 여전히 짠뜩 끼어 있지만 비는 멈춘듯이 보였고 지나가는 행인은 우산을 쓰고 있지 않다.


비가 멈춘것이다. 서둘러 가방을 챙겨 사무실을 나섰다. 건물을 벗어나서 거리로 막 나설려는데 비가 뿌린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비구름이 빠르게 지나간다. 기다릴까? 보아하니 5~1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기다려도 비가 멈춘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고. 돌아섰다. 사무실을 가서 우산을 가지고 내려왔다.     


그새 비는 멈추어져 있었다. 헛수고? 실망?


아니다. 다행이다. 비가 멈춘 것은 우산을 가지고 왔던 수고와는 별개의 일이다. 내 해석에 달렸을 뿐이다. 비가 여전히 오고 있다면 우산을 쓰더라도 비를 일부는 맞을 것이다. 우산은 비를 완벽히 막지는 못한다. 특히, 바람을 동반한 비는.     


비가 멈춘일은 여전히 좋은 일인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헛수고로 실망스런 일이 될것인지 아닌지는 우산을 가지고 온 행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산을 가지러 갔던 그 이유가 더 중요한 것이다. 비를 맞지 않는 것. 비가 멈춘 것은 문제가 원천 해결된 것이다.


과거에 관심을 두고 사느냐 현재에 집중하며 사느냐는 내 태도와 선택에 달렸다. 비 맞지 않고 버스에 올랐다. 바람이 더 거세어진 가을비는 버스 창을 세차게 때리기 시작했다. Let’s move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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